2025년 6월 13일 새벽, 이스라엘 공군의 폭격기들이 테헤란 상공을 가르는 순간,
많은 이들은 이것이 또 하나의 중동 위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초기 공습이 겨냥한 것은 핵시설만이 아니었다.
핵심 표적 가운데 하나는 IRGC 총사령관 호세인 살라미였다.
언론은 이를 ‘12일 전쟁’이라고 불렀다.
IRGC 지상군 훈련 중인 병사. 명령은 위에서 내려오지만 눈빛은 숨길 수 없다.
출처: MEHR News Agency / Ayoub Ghaderi, CC BY 4.0
하지만 그것은 즉흥적인 군사 행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설계의 첫 단추였다.
이 글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게임의 구조를 분석한다.
겉으로 보이는 외교 협상, 군사 압박, 핵 협상의 이면에서 실제로 어떤 판이 짜여 있는지를.
이 게임은 미치광이들의 충돌이 아니다.
너무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그 정교함 자체가 가장 큰 위험이 되는 구조다.
이 분석은 이란의 집권 세력인 강경파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개인보다, 그 권력을 떠받치는 IRGC 내부의 권력 동학에 초점을 맞춘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하메네이 체제를 지탱하는 핵심 권력기구다.
86세의 하메네이가 형식적 임명권과 최종 승인권을 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작년에 직접 타격한 것은 하메네이의 상징적 권위라기보다, 그 권위의 실질적 기반인 IRGC의 커맨드 네트워크였다. 지금 진짜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바로 그 네트워크의 공백 위다.
1. 비대칭 게임: 정치적 이해 VS 체제 생존
이 게임의 핵심은 양쪽의 판돈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데 있다.
도널드 트럼프를 이해하려면 하나의 렌즈가 필요하다.
그는 전쟁을 원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기는 딜을 원하는 사람이다.
가장 직접적인 인센티브는 2026년 11월 중간선거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이란 핵 위협을 제거했다'는 성과가 필요하다.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를 체포한 것처럼, 빠르고 깔끔한 승리.
그리고 핵심적으로, 주식시장을 박살내지 않는 방식이어야 한다. 트럼프는 주식시장을 자신의 성과표로 여긴다.
유가 관리 실패와 글로벌 경제 충격이라는 시나리오는 트럼프 자신에게 정치적 자살이다.
이런 트럼프는 무엇을 원할까?
군사 압박으로 이란을 쪼이고, 내부가 흔들리고, 협상 테이블에서 '역사적 합의'를 따내고, '내가 해냈다'고 선언하는 것. 과거 북한과의 1차 정상회담이 선례이다. 실질적 비핵화는 없었지만, 트럼프는 '역사적 회담'으로 팔았고, 김정은은 체제 인정을 받았다. 다만 북한은 김정은 1인 결정 구조였다.
이란은 다르다. IRGC 내부 파벌, 최고국가안보회의, 강경파의 견제가 동시에 작동하는 다원적 구조다.
트럼프가 같은 전략을 쓰더라도 딜이 관철되기까지의 경로가 훨씬 복잡하고, 그만큼 깨질 지점도 많다.
이란의 계산은 다르다.
핵 프로그램 포기는 것은 무기 하나 그냥 내려놓는 것이 아니다. 리비아의 카다피가 핵을 포기하고 결국 죽었다.
북한은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았다. 이란 지도부는 이런걸 너무 잘 알고 있다.
동시에 버티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도 안다. 트럼프의 임기는 2029년에 끝난다.
다음 정권이 민주당이면 판이 바뀔 수 있다.
제네바 협상의 실제 쟁점은 단지 ‘3~5년 농축 중단’이 아니다.
지금 공개된 이란의 조건은 평화적 농축 권리의 인정, 고농축 우라늄의 일부 희석 또는 반출, 그리고 미사일 프로그램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선 긋기에 더 가깝다. 즉, 이란은 시간을 버는 것만이 아니라 핵 능력의 상징적 보존과 체제의 군사적 자율성을 동시에 지키는 틀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가 최근 국정연설에서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협상 환경은 더 불안정해졌다. 다만 현재 제네바 회담은 결렬이라기보다, 중간 브레이크와 재개가 반복되는 압박 속의 협상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트럼프에게는 이것이 정치적 게임이다. 지면 선거에서 지는 것이다. 이란 지도부에게는 생존 게임이다. 지면 카다피 꼴이 나는 것이다. 생존을 건 쪽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건 쪽보다 훨씬 강하게 버틴다. 이것이 협상이 구조적으로 타결되기 어려운 이유다.
그리고 무엇보다 양쪽 다 이 구조를 세상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란은 트럼프가 중간선거 때문에 전면전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트럼프는 이란이 생존 문제 때문에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역사적으로 이란은 이 인식을 정밀하게 활용해왔다. 2020년 솔레이마니 암살 이후 보복을 안 할 수 없었지만, 이라크 기지 타격 전에 이라크 정부에 사전 귀띔을 해줬다. 미군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체면은 세우면서 미국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명분을 주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란의 계산에는 약점이 있다. 상대가 합리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전제 위에 전략이 세워져 있다는 것이다.
솔레이마니 암살이 그랬다. 이란이 예상하지 못한 수였다.
2. 12일 전쟁의 진짜 의미: 이스라엘이 판을 깔다
12일 전쟁을 다시 보면, 즉흥적 군사 행동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6월 15일로 예정돼 있던 6차 미-이란 핵협상 이틀 전에 이뤄졌다.
그 공격으로 협상 국면은 즉시 흔들렸고, 예정됐던 회담도 결국 취소됐다.
이스라엘은 핵시설과 IRGC 수뇌부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