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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병목이다 —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아무 생각

사람이 병목이다 —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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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팬티
2026.03.28조회수 90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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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팬티
구독자 436명구독중 94명
C그룹에 살고 있는 노팬티씨는 언제쯤 빤스를 걸칠 수 있을까요? (현재 망사팬티 정도 된거 같다고 합니다.) + (아는게 많이 없어서 주식 얘기는 잘 못하고 주로 딴 소리합니다.) + (요새 뉴런인사이트 몇 번 선정해주셔서 삼성전자 샀습니다.) + (삼성전자 난리라서 하이닉스 샀습니다) + (아싸!)

대한민국3대진미홍진미채 대표님이 써주신 「AI 에이전트 단상들」이라는 글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사람이 병목이다.

AI가 코드를 순식간에 짜오는데, 그걸 리뷰하고 다시 지시하는 인간의 시간이 가장 느린 구간이라는 뜻입니다.
글은 거기서 더 나아가, 인간은 도구가 아니라 경험과 책임을 내재화하는 관계의 주체, 즉 목적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존재이기 때문에 병목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역시 진미채는 구수하구나..)

깊이 공감했고, 여러 번 곱씹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문장을 조금 다른 맥락에서 체감한 적이 있습니다.
AI가 등장하기 전이었고, 이 때의 병목은 인간과 기계 사이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했습니다.


1. 수십 개의 목소리, 하나의 영상

몇 년 전, 계열사가 수십 개가 넘는 대기업 그룹의 브랜드필름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그룹 차원의 니즈는 명확했습니다. 신사업들을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는 것.

그런데 막상 프로젝트가 시작되자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계열사를 무시할 수는 없고, 모든 계열사를 담으면 영상이 끝없이 길어지고, 하나라도 빠뜨리면 빠진 계열사에서는 불만이 생겼습니다. 그렇다고 그 모든 목소리를 수용하면 전통 산업의 비중이 커져서 애초의 '미래지향'이라는 목적이 흐려졌고요..
그리고 그 각각의 입장은 하나하나가 다 일리가 있었습니다. 틀린 의견은 없었습니다. 다만 전부 맞는 의견을 하나의 영상 안에 우겨넣는 것이 불가능했을 뿐입니다.


해결할 수 없는 고리처럼 보였습니다. 그룹 담당자도 곤란해했고,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에 저는 이걸 효율적으로 풀려고 했습니다.

각 계열사의 의견을 한꺼번에 모으고, 정리해서, 깔끔하게 정돈된 보고자료를 만들어서, 한 번에 컨펌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사이클을 최대한 완결성 있게 만들면 뒤탈이 없을 거라는 판단이었죠. 좋은 의도였습니다. 모두의 시간을 아끼고 싶었고, 깔끔하게 전달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으니까요.

But, 결과는 의도와 달랐습니다.

공들여 올린 보고가 윗선의 한 마디에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이미 다 합의했다고 생각한 것들이 무색하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여러 번 찾아왔습니다. 이런 큰 조직에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그때 저를 더 힘들게 했던 건 엎어지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온도가 변해가는 것이었습니다.


담당자들은 점점 "우리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고 있긴 한 건가?"라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고, 회의에서는 열띤 토론이 사라지고, "네 알겠습니다."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분들도 의도적으로 등을 돌린 건 아니었을 겁니다. "우린 원래 그래왔다.", "어쩔 수 없는거다."는 무기력이 고개를 들었을 뿐입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제가 마주한 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습니다. 저도, 계열사 담당자들도, 윗선도 각자의 위치에서 합리적으로 행동했습니다. 다만 소통의 구조가 서로를 어긋나게 만들고 있었던 겁니다.


2. 메시지의 주파수

그 경험을 계기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종종 생각하게 되었는데, 메시지에는 세 가지 변수가 있다는 감각이 생겼습니다.

무게 — 가볍거나 무겁거나.

빈도 — 잦거나 드물거나.
초점 — 상대방의 입장에 가깝거나, 나의 입장에 가깝거나.

이 셋은 독립적이지 않습니다.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고, 하나가 움직이면 나머지도 따라 움직입니다.

image.png

빈도가 높으면 한 번에 담을 내용이 적어지니 메시지가 가벼워지고, 가벼우니까 상대의 맥락까지 살필 여유가 생깁니다.

반대로 빈도가 낮으면 한 번에 담아야 할 내용이 많아지니 무게가 올라가고, 무거우니까 내 정리를 전달하는 데 급급해져서 초점이 나에게로 쏠립니다.

저는 이걸 '주파수'라는 단어로 묶어봅니다.

가볍고, 잦고, 상대 중심인 소통 = 높은 주파수.

무겁고, 드물고, 내 중심인 소통 = 낮은 주파수.

그렇다면 높은 주파수가 더 효과적이라는 건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데, 왜 우리는 자꾸 낮은 주파수 쪽으로 기울게 될까요?


저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효율에 대한 착각입니다.

우리는 "한 번에 깔끔하게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느낍니다. 미완성 단계에서 공유하는 건 비효율적이고, 심지어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다고까지 생각하죠. 그래서 의견을 최대한 모으고, 논리를 다듬고, 빈틈없는 보고서를 만들어서 한 방에 끝내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한 방'을 준비하는 사이에 상대는 아무것도 모른 채 기다리고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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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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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과 사색
2026.03.28

너무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박사할때 지도교수님 하루에 3번 오피스 쳐들어가고 그랬던 기억이 남네요! 번거롭고 부담스러운 소통이지만 빈도가 올라가면 확실히 장기적 효율성은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대면 소통일수록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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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팬티
작성자
2026.03.28

교수님이 놀라셨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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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꾸
2026.03.28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저는 왜 이런 생각을 못했는지.. 스스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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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2026.03.28

엄청난 통찰력이 엿보이는 글이네요! 좋은 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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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ginal
2026.03.28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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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2026.03.28

감자튀김 없고 콜라도 없는 와퍼 하나ㄷㄷ 올해 들은 이야기 중에 가장 오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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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걸
2026.03.28

ㅋㅋㅋㅋ이거는 싸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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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팬티
작성자
2026.03.28

저도 소름이 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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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GT3RS
2026.03.28

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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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yru
2026.03.28

예전에 어떤 분께서 지식의 저주를 풀어내는 유일한 방법은 동네 아주머니들이 하시는 것과 같은 오버커뮤니케이션이라고 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노팬티님께서 말씀해주신 주파수의 관점에서 상대방에 대해서 더 알아가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정보 병목을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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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치
2026.03.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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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yohan
2026.03.28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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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자아프지말고
2026.03.28

정말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작은 커뮤니케이션의 주파수 맞추기는 더욱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그 작은 멘트 하나 있고 없고로 인해 전달되는 뉘앙스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고 그게 관계의 스노우볼로 굴러가기도 하니까요.


좋은 인사이트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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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대한 사내 공지를 보고 든 생각

얼마 전 회사 전체 채널에 공지사항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이메일, 리포트, 내부 문서 등.. 다양한 곳에서 AI를 활용한 산출물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 툴을 사용하는 것은 적극 권장합니다. 하지만 꼭 스스로 검수하세요. AI 특유의 기계적인 문장 구조나 프로젝트 맥락에 전혀 맞지 않는 단어 선택 등은 실제로 여러분이 들인 노력과 성과와 무관하게 전문성을 훼손하고, 성의마저 의심하게 됩니다. AI는 더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서, 혹시 놓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등등 '더 나은 나'를 위해 사용하세요. 검수 없는 AI 사용은, 여러분이 아닌 AI의 가치를 증명하게 되니 스스로 대체되지 않도록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공지사항의 의도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검수 없이 AI가 뱉은 결과물을 그대로 붙여넣는 건 분명 문제이고, 저 역시 그런 결과물을 볼 때마다 꽤나 거슬리곤 하니까요. 하지만 이 글을 읽으면서 자꾸 다른 지점이 신경 쓰였습니다. 공지사항의 표면적 내용보다, 이 공지가 전제하고 있는 '생각의 틀'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고 해야 할까요. 이 공지를 올린 분은 — 그리고 아마 지금 이 시각에도 비슷한 공지를 올리고 있을 수많은 조직의 리더들은 — AI가 우리 일에 던지는 질문의 본질을 제대로 짚고 있는 걸까요? 솔직히 말해 저는 그렇지 않다고 느꼈고, 그 불편함의 정체를 풀어보려 합니다. 1. “AI 사용을 유의합시다”라는 말의 해상도 평소에 사람들이 어떤 개념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들으면서 자주 느끼는 게 하나 있습니다. 생각보다 엄밀하게 쪼개서 구분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뭉뚱그려 이해하고, 그걸 언어로 표현하면서 뭉개진 관념이 그대로 고착화됩니다. “일할 때 AI 사용을 유의합시다”라는 문장이 제겐 딱 그런 사례로 보였습니다. 얼핏 보면 별 문제 없는 말 같습니다. 하지만 ‘일’이라는 단어 하나가 축약하고 있는 방대한 워크플로우를 펼쳐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마케팅의 워크플로우를 기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프로젝트 하나가 돌아가려면 대략 이런 단계들이 존재합니다. (심지어 이 순서대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전부 뒤섞여 있습니다.) 판단의 영역: 전략 방향 설정, 타겟 설정, 핵심 메시지 결정 아이데이션의 영역: 컨셉 발상, 크리에이티브 앵글 탐색 정보 수집: 시장 조사, 경쟁사 분석, 소비자 인사이트 리서치 구조화와 분석: 수집된 정보의 정리, 패턴 파악, 의미 부여 재구성: 분석 결과를 전략적 프레임으로 재배치 커뮤니케이션: 내부 보고, 클라이언트 프레젠테이션, 팀 간 협업, 아웃소싱 매니지먼트 크리에이티브 구현: 시안 제작, 카피라이팅, 영상 편집, 디자인 작업 이 단계들 각각에서 AI가 할 수 있는 일의 성격과 효용은 전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정보를 수집하고 구조화하는 단계에서 AI는 압도적입니다. 사람이 3시간 걸릴 리서치를 15분에 끝낼 수 있습니다. 경쟁사 10곳의 최근 캠페인을 비교 분석한다고 해보죠. 각 브랜드의 채널을 돌아다니며 핵심 메시지, 톤앤매너, 타겟 오디언스를 정리하는 건 중요하지만 지극히 반복적인 작업입니다. 사람이 이 기초 작업을 직접 하는 것과, AI에게 초벌을 맡긴 뒤 자신은 '해석과 의미 부여'에 집중하는 건 결과물의 차원이 다릅니다. 100페이지짜리 소비자 조사 리포트를 읽고 핵심 인사이트를 추출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AI가 1차 요약을 해주면, 저는 “이 데이터에서 우리 브랜드에 유의미한 시사점이 뭔지”를 판단하는 데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이런 영역에서 AI를 적극 활용하는 건 게으름이 아니라 '실행력'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빠른 실행력을 요구하고, 그 요구에 부응하려면 병목을 극복해야 합니다. 반면 전략적 판단, 컨셉의 방향성, 메시지의 결을 잡는 영역은 성격이 다릅니다. LLM에게 “Z세대 타겟 스킨케어 브랜드의 SNS 전략을 짜줘”라고 하면 꽤 그럴듯한 답이 나옵니다. 트렌드 키워드도 맞고, 채널별 전략도 논리적이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반론'입니다. 이 브랜드가 지난 2년간 구축해 온 포지셔닝, 경쟁사 대비 실제로 먹히고 있는 차별점, 최근 소비자 피드백에서 감지되는 미묘한 온도 변화가 뭔지 — 이 맥락 위에서 “그래서 우리는 이쪽으로 가야 한다”고 결정하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그러면 공지사항에서 지적되었던 ‘AI 특유의 어색함’은 주로 어디서 발생할까요? 제 경험상 가장 많이 튀어나오는 지점은 최종 커뮤니케이션 단계입니다. 클라이언트에게 보내는 메일, 기획서의 카피라이팅, 리포트의 서술 — 이런 곳에서 AI가 생성한 텍스트가 필터링 없이 그대로 나가는 경우를 근래 많이 목격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리서치와 데이터 구조화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보이지 않는 노동'인 반면, 메일 한 통, 기획서 한 장은 누군가의 눈앞에 직접 놓이는 '보이는 결과물'이죠. 바로 이 마지막 단계는 최종 아웃풋이 '글'의 형태를 띠기 때문에, “AI가 써줬으면 좋겠다”는 유혹이 가장 강하고, 동시에 그 엉성한 결과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AI를 가장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중간 단계(리서치, 데이터 구조화, 초안의 뼈대 잡기)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쓰는 사람은 의외로 드뭅니다. (솔직히 저는 거의 못 봤습니다.) 구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실무자들은 최종 아웃풋 단계에서 무분별하게 AI를 남용하고, 리더들은 그 어색함만 감지한 채 그저 “유의하라”고 뭉뚱그려 ...
아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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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대한 사내 공지를 보고 든 생각

Adobe의 펀더멘털이 무너지고 있다고 보는 이유

저는 마케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예전부터 Adobe를 사용할 일이 많았었죠. 하지만 약 2년 전부터 크리에이티브 산업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변화가 Adobe에게는 치명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에 대해 적어보려 합니다. 아는 한도 내에서 콘텐츠 제작 밸류체인 전체를 조망하며, Adobe가 각 구간에서 어떤 위협에 직면해 있는지를 하나하나 짚어보려고 합니다. 주로 정성적인 내용들이고, 숫자에 대해서는 기회가 될 때, Valley Insights를 통해 적어보겠습니다. 1. 콘텐츠 제작 밸류체인이 전체적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먼저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전체 과정을 밸류체인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콘텐츠의 종류와 목적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이렇습니다.) [기획/전략] → [컨셉/시각화] → [디자인/레이아웃] → [촬영·모션그래픽 제작] → [편집/후반] → [매체 최적화·성과 분석] 이걸 기준으로 각 구간에서 Adobe가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① 기획/전략 단계 Before: 브랜드(광고주) → 대행사 브리핑 → 전략 수립 Now: LLM(ChatGPT, Claude)이 시장분석·컨셉 도출·카피라이팅까지 지원. 전략 수립의 진입장벽 자체가 낮아졌습니다. Adobe 영향: 직접적이진 않으나, 기획 단계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대행사 의존도가 줄어들고, 이는 대행사 경유 Adobe 라이선스 수요 감소로 이어집니다. ② 크리에이티브 컨셉/시각화 단계 Before: 디자이너가 Photoshop/Illustrator로 시안 제작 (수일 소요) Now: Midjourney, DALL-E로 프롬프트 한 줄이면 컨셉 이미지 수십 장 생성 (수분 소요) Adobe 영향: 최종 프로덕션(정밀 레이어 작업 등)은 여전히 Photoshop이 강세지만, 초기 스케치와 컨셉 단계에서의 Adobe 의존도는 명확히 하락 중입니다. ③ 디자인/레이아웃 단계 Before: Illustrator, InDesign으로 정밀 작업 Now: Figma가 UI/UX 영역의 사실상 표준 장악 중, Canva가 일반 디자인 영역에 급격하게 침투 중 Adobe 영향: Figma $200억 인수 실패(2023년 규제 철회)로 차세대 협업 디자인 시장에는 전략적 빈틈이 발생했습니다. 요즘 신규 디자이너 세대는 Figma를 기본값으로 학습하고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뼈아픕니다. ④ 촬영·모션그래픽 제작 단계 Before: 실사 촬영은 '프로덕션 하우스 + 현장 촬영 + 수십~수백명이 협업을 하는 형태. 모션그래픽(제품 설명 영상, 인포그래픽, UI 시연 영상, SNS 동영상 광고 등)은 After Effects·Cinema 4D 전문 인력에 외주 방식. 15~30초 모션그래픽 하나에 수백~수천만 원이 드는 것이 일반적. Now: AI 영상 생성(Runway, Pika, Kling)이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모션그래픽 수준의 영상을 생성. 제품 360도 회전, 배경 합성, 텍스트 애니메이션 같은 '중간 난이도' 작업은 AI가 이미 대체 가능한 영역에 진입. 광고 모델 촬영도 AI 생성 이미지로 빠르게 전환 중. K-뷰티 인디브랜드들은 셀럽과 프로덕션에 큰 비용을 지불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미 AI 생성 모델을 글로벌 마케팅에 활발히 활용 중. Adobe 영향: After Effects가 이 모션그래픽 시장의 사실상 표준이었습니다. 근데, 모션그래픽 외주와 촬영 물량이 감소한다는 건 곧 AE와 Premiere 전문 인력(시트 수)의 감소를 뜻합니다. ⑤ 편집/후반 단계 Before: Premiere Pro + After Effects 독점적 지위 Now: CapCut이 모바일 영상편집 MAU 3억 이상, 모바일 활성 사용자의 81% 점유(Sensor Tower). DaVinci Resolve는 무료 모델로 프로 시장 공략 중 Adobe 영향: CapCut과 Adobe는 직접 경쟁이라기보다 세그먼트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CapCut은 모바일 중심의 소셜 콘텐츠 시장이고, Adobe의 핵심 매출은 PC 기반 프로 시장이니까요. 진짜 문제는 '파이프라인 단절'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초보 → Adobe Pro"라는 자연스러운 업그레이드 경로가 있었는데, CapCut/DaVinci에서 시작한 사용자가 굳이 Adobe로 넘어올 이유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⑥ 매체 최적화·성과 분석 단계 Before: 매체별 포맷 변환(OSMU)은 디자이너 수작업, 성과 분석은 Adobe Analytics가 강자 Now: Meta Advantage+ Creative라는 서비스는 이미지 확장·배경 생성·영상화·텍스트 최적화를 AI로 자동 처리.(Google Performance Max도 유사 기능 제공) 성과 분석도 Google Analytics 4, Meta 자체 분석 도구로 고도화. Adobe 영향: 제작-최적화-분석이 매체 플랫폼 안에서 한 번에 끝나면서, 밸류체인 후단에서의 Adobe(Digital Experience 부문) 도구 필요성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결국, Adobe는 이 밸류체인의 거의 모든 구간에서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각 구간마다 서로 다른 특화 도구가 Adobe의 각기 다른 제품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하나의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난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동시에 침식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Adobe의 방어를 어렵게 만드는 형세라고 생각합니다. 2. 왜 기업들은 Adobe를 떠나 내재화를 택하는가 그렇다면 왜 이 변화가 지금 이렇게 빠르게, 밸류체인 전체에서 ...

수영을 하다가 든 생각들

밸리에 들어오고 운동으로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수영하면서 느낀 점을 일기마냥 쓰고 싶었어요. 걍 막 쓰는거라 별 내용없습니다. (음슴체 예정) 1. 어떻게든 습관을 만들면 알아서 굴러가는 것 같다. 나는 매주 월,수,금 아침 7시에 수영을 하고 있음. 맨날 새벽 두세시에 자고 찌뿌둥한 몸으로 출근하던게 익숙했던지라, '며칠이나 가려나' 걱정이 많았음. 처음 2주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음. '갈까 말까', '몸이 넘 아푸다' 고민하다 다시 잠들기도 하고, 지각도 밥 먹듯이 했음. 근데 어쨌든 꾸역꾸역 나가다보니, 이제는 이게 루틴이 돼서 조만간 3년 차에 접어들 예정. 덕분에 매일 자는 시간도 11시 정도로 일정해지고, 가끔 늦게 잠드는 날이어도 아침에 알아서 눈이 떠짐. 이제 '가지 말까' 생각 자체를 안 하게 됨. 관성을 깨는 게 어렵지, 버텨서 관성을 만들어두면 그대로 돌아가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걸 느낌. 또 다른 효용이라면, 11시에 자는 루틴이 생기면서 강제로 미국주식 장기투자자가 됨. ㅋㅋ 2. 디지털 디톡스로 하루를 시작하는 건 꽤나 좋은 것 같다. 수영은 강제로 디지털 디톡스 상태에서 운동을 할 수 밖에 없음. (다른 운동도 맘먹으면 가능하겠지만 쉽지 않으니까) 이로 인한 효능은 확실히 느낌. 무념무상으로 레인을 돌다 보면, 업무든 투자든 어젯밤까지 안고 있던 고민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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