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투자를 하면서 예전부터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 한 것들이 있었다.
마음 한 켠에 두고서 그저 "언젠가 경험이 쌓이면 해결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잊고있던 찰나, 타임 동기들과 식사를 하게 되었다.
최근 동기 한 명이 좋은 기회를 얻어 유명 운용사의 인턴을 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에게 다른 동기가 여러 조언들을 해주었다.
분명 나에게 하는 말은 아니었지만 소름이 끼칠만큼 내가 감추어 두었던 약점들을 후벼파는 느낌이 들어 애써 시선은 외면했지만, 그 누구보다 경청하면서 들었다.
집에 돌아와서, 오후장을 보기 위해 카페에 왔을 때도 하나도 집중이 되질 않았다.
리포트도 읽히지 않고 동기가 해준 말들만 밤까지 계속 맴돌았다.
"운용역이라면 애널리스트가 찾지 못 한것도 알고 있어야 한다. 리포트 보고 매매할꺼면 리서치 위원님들 세미나 풀로 돌려지 왜 그 돈 주면서 운용역을 뽑나?"
"평소 산업공부를 계획적으로 철저히 해두어라. 여의도에서 2~3년 금방간다. 하고싶은 것만 하고, 나중에 언젠간 하겠지 하면 몇 년후에도 그대로다. 그 연차에 할 줄 아는게 여전히 몇몇 종목 빠꼬미면 운용역으로써 무슨 엣지가 있나?"
"내가 진짜 기술적 분석 잘 하는게 아니라면 펀더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남들이 아무도 못 보는걸 찾는다면 엣지가 있겠지만, 솔직히 그럴 확률이 낮이 않냐. 주식 그렇게 잘한다는 본부장님들도 산업이나 펀더를 주담보다 잘 아시는데 내가 뭐라고 기교만 부리냐."
" 산업 공부에 대해 자세히 탑다운으로 공부해라. 바이오면 어떤 병이 가장 발병률이 높은지, 어떤 약이 가장 잘 팔리는지, 해당 약물들의 수익성, 제조사 등등 탑다운으로 내려가면서 공부해라. 위원님들이 임상 통과할 것 같다고 무지성으로 종목 TP 올리고 콜 하는게 아니다. 다 이런 저변이 있기 때문에 고민해서...




자아성찰이 훌륭한거보니 잘되겠군요 같이화이팅해봅시다

근데 확신을 가지고 지르는게 더 오만해보이는데.. 그리고 제생각에는 공부를위한공부나 누가 뭐 물어봤을 때 수려하게 대답하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고급스럽던 저급스럽던 수익으로 연결될 방향성을 가진 공부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여

아직 주니어라 그런지 수익을 위한 공부와 지식을 위한 공부 사이의 타협점을 못 찾고 있는 것도 한 몫 하는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변압기 종류별 단가나 뭐 미국 공장 부지가 몇 평방미터니 하는 딥한 분석보다는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투자자가 그냥 "전력기기가 시대의 흐름" 이라는 단순한 내러티브에 공감할 때가 돈벌기는 더 쉬웠던 것 같습니다. 정말 딥하게 파는 것은 오히려 먹을 것이 없어서 이렇게라도 해야 수익이 나는 어려운 장이더라구요. 주식이라는 것을 너무 다양한 입장에서 바라보려 하기 때문에 제가 특히 더 어려운 상황인 것 같기도 합니다. 단순 돈을 벌고자 하는 개인 투자자, 커리어를 꿈꾸는 기관 투자자, 그리고 스스로를 계속 체찍질 해온 개인적인 성향까지 좀 섞여서 복잡 미묘한 것 같네요

엄청나게 솔직한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ㅎㅎ

제도권 출신 분들도 일반 투자자와 비슷한 고민들을 하시는군요. 공감되는 말들이 많네요 ㅎㅎ 그래도 지금 시간이 남는 환경이라시니 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으실 것 같기도 해서 부럽기도 합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배부른 생각이기도 하죠 ㅎㅎ.. 다른 금융기관 간 학회원들 맨날 야근에 실적 압박으로 투자 공부는 제대로 할 수도 없는데 저만 취업이고 뭐고 이런 생각하고 있으니 ㅎㅎ;;

공유 감사드립니다. 일하면서 틈틈히 들어오는 걸로 위안삼는 스스로를 돌아봤습니다.

직장이랑 병행하시는 것만으로도 솔직히 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은행에서 계약직으로 창구 업무 보면서 주식공부 병행 했었는데.. 그땐 진짜 너무 힘들고 피곤했었거든요...

글이 어쩜 이렇게 지루하지 않고 솔직하면서도 내 마음을 후벼파는지.. 주식을 떠나 참 ㅋㅋ 말문이 막히네요 잘 보고 갑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그냥.. 평소에 마음속에 담아뒀던 고민을 솔직하게 적다보니 생각보다 잘 써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