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이 더 이상 미덕이 아닐 때




나는 흔히 말하는 '가성비충'이다.
누구나 상품을 살 때 가성비를 고려하겠지만, 나는 뭔가를 살 때 정말 많이 비교하고 따진다.
전자 기기를 살 때면 거의 모든 오픈 마켓 사이트를 돌아가며 스펙과 가격을 따져서 가성비 제품을 주문하고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살 때는 1kg당 가격을 역산해서 10원 단위까지 따져서 가성비 제품을 고른다.
물건을 잘 구매하지 않지만, 구매한 물건은 보통 망가지기 전까지 쓴다.
옷을 사면 찢어져도 기워 입는다. 보통 10년은 입는 것 같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맞춘 반티를 대학교 졸업할 때 까지 입고 다녔고
패딩은 스무살 쯤 친구가 알바하는 매장의 매출에 도움이 되라고 할인받아 산 옷을 10년 넘게 단벌로 입었는데,
당시 여자친구였던 와이프가 새 패딩 사줄테니까 그만 입고 버리라고 사정사정을 해서 버렸다.
그 때 와이프가 새 패딩을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사줬으니, 이것도 어느새 6년째 단벌이다.
뿐만 아니라, 할인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닌다.
단통법 시행 전 휴대폰 성지들이 흔히 말하던 대란을 일으키던 시절에는, 새벽에 갑자기 올라온 떴다방 공지를 보고 레포트 쓰다 말고 비오는 새벽에 30분 넘게 오토바이를 타고 성지로 달려간 적도 있다.
배달료가 생기고부터는 배달비가 아까워서 배달음식을 한번도 배달 시켜본적이 없다. 다 직접 수령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할인 시간에 맞춰 신선식품을 떨이로 사는 곳이었고,
KFC는 무조건 치킨 나이트 시간에만, 버거킹도 무조건 단품 버거 할인이 있을 때만 가는 곳이었다.
내가 구독료를 내는 서비스는 유튜브는 프리미엄 뿐이고, 이마저도 얼마전 단속이 강해지기 전까지는 이집트 주소로 한달에 3,000원 가량만 결제하고 있었다.
해외에서 살고 있지만, 내 돈으로 해외 비행기 티켓을 끊은 것은 와이프 포닥 때문에 독일에 온 것이 처음이었다.
여기 와서도 달라진 것은 없다.
독일 마트는 매주 할인 품목이 바뀌는데, 상품의 할인폭이 50%에 달할 정도로 상당히 크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카우플란드(Kaufland) 마트에 갈 때마다 전단지를 정독하고,
토마토소스, 파스타면, 와인, 아이스크림, 풀드포크처럼 자주 먹는 제품이 세일하면 10개씩 쓸어 담는다. 그렇게 물건들을 한가득 사고, 낑낑대며 트램를 타고 돌아와 집에다 쟁여 놓는다.
타인의 눈에는 다소 궁상맞거나 구질구질해 보일 수 있으나, 어쩌겠는가. 이렇게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데.
그렇게 그동안 가성비를 추구하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온 절약이 투자 시드 형성에 큰 도움을 주었다.
절약은 세금이 붙지 않는 위대한 투자 수단이자, 초기 자산 형성 단계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다.
평범한 사람이 '투자'라고 부를 수 있는 규모의 종잣돈, 이를테면 1억원을,
맨땅에서 마련하기 위해서는 절약이 필수적이라 본다.
장이 좋은 덕분에 주식 자산 5억원이라는 또 하나의 중간 이정표를 생각보다 일찍 달성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굴리던 눈덩이가...

모든것이 부족하던 시절의 깐깐한 습관이 정말 잘 고쳐지지않죠. 너무 공감됩니다ㅎㅎ

엘로치오님도 그러시다면 이건 제 개인의 편향이 아니라 어쩌면 수계산에 능하고 최적해를 찾아내는 훈련과정에 몰입했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현상일수도 있겠습니다.

절약은 100% 비과세라는 점이 참 마음에 들어요.😊

100% 비과세를 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소득을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지요.

글이 제 취향입니다. selfishmartyr님 덕분에 오랜만에 문라이트로 돌아온 느낌을 받으며 상념 카테고리의 글들을 읽었네요. 감사합니다.

남겨주신 분에 넘치는 칭찬덕에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펑펑님
이와는 다른 결의 글들도 자주 올라옵니다. 그 또한 너그럽게 봐주시길

저는 아직 멀었지만 일부는 공감되네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방향이 맞다면 생각보다 금방이실 겁니다. 같이 더 멀리 가보자고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가 게을러서, 죄송스럽게도 남겨주시는 글들에 답글을 못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항상 좋은 답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륜과 사색의 깊이가 느껴지는 글입니다. 도움이 됐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