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님의 2023 도서 추천 영상 을 통해 알게 된 책입니다.
이 책은 20세기 초반의 금융 상황과 그 속에서 영웅처럼 국가 경제를 휘어잡고 일으키는 한 부자의 이야기로 시작하기 때문에 헤비 투자자인 저에게는 몰입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마련해줍니다.
그러면서 그 스토리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조망하는 구조를 보여주는데, 평소에 소설을 자주 읽지는 않는 저이기에 이런 구조의 참신함이 인상적이었고, 덕분에 꽤 긴 책인데도 전혀 지루함 없이 읽어냈습니다.
주인공과 그 아내, 즉 한 부부에 대한 이야기인데, 각도를 달리해서 바라보면 한 명의 인간에게서 얼마나 많은 다양성을 끄집어낼 수 있는 것인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아래로 그 아내가 쓴 일기의 한 조각을 공유해봅니다.
위의 "고백"을 다시 읽으니 일기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어떤 일기는 쓴 사람이 죽고 난 뒤 한참이 지나서 발견되리라는 암묵적 희망으로 쓰인다. 멸종된 생물의 화석처럼. 또 어떤 일기는 덧없는 단어 하나하나가 읽히는 순간은 오직 쓰일 때뿐이라는 믿음에서 쓸 때 잘 써진다. 또다른 일기는 미래의 글쓴이 자신을 향한 것이다. 자신이 부활하리라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증거다. 그런 일기는 각자 "나는 ~였다" "나는 ~이다" "나는 ~일 것이다"라고 선언한다.
지난 세월 동안 내 일기는 이런 범주 사이를 오가며 떠돌았다. 미래가 얄팍하게만 남은 지금도 그렇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