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각각의 계절 - 권여선

[독후감] 각각의 계절 - 권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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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2025.05.05조회수 14회
  • '문장이 좋다' 라는 말은 조금은 가식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어떤 문장을 보고 '문장이 참 좋아' 라고 말하는 사람은 좋은 문장과 좋지 않은 문장을 구별한다는 뜻일텐데, 그럼으로써 은연히 내보이고 싶은 본인의 지식과 취향이 조금은 듣기 거북할 수 있습니다.

  • 권여선 작가님의 소설은 처음 읽었는데, 제가 늘 그렇듯 어딘가에서 한 줄 추천이나 한 마디의 제안으로 책을 집어들게 되었으나 읽고나니 왜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지 감이 왔습니다.

  • 가끔 소설을 읽다보면 '아 이맛에 한국 소설 읽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며 그런 기분을 느꼈습니다. 아무리 번역이 좋아졌다한들, 원어민이 원어로 쓰여진 책을 읽을 때의 그 한끗 다름이 유달리 강하게 빛을 발휘하는 책들이 여전히 많이 있습니다. 문장에서 무언가 리듬감이 느껴지고, 독자 스스로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문장을 이리저리 조립해보며 뜻을 깨닫는 그 일련의 과정이 즐겁게 느껴지고, 쓰여지는 단어와 문맥에서 깨끗하고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때가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문장을 보며 그런 기분이 느껴지는 지 그 규칙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그 규칙을 찾을 수 있다면 제가 그런 글을 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평소엔 '문장이 좋다' 라는 말을 잘 쓰지 않지만, 각각의 계절은 아름다운 문장들이 많아서 읽는 눈이 즐거웠다고 기록을 해놓겠습니다.


그건 무엇이었을까. 내 속에서 예기치 않은 순간에 발사된 것은.

지금의 내 생각에 그건 아마 당시에 내가 가지고 있던 어두운 정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물네 살의 삶이 품을 수밖에 없던 경쾌한 반짝임 사이에서 빚어진 어떤 비틀림 같은것. 그 와중에 발사되는 우스꽝스러움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는 어지간한 고통에는 어리광이 없는 대신 소소한 통증에는 뒤집힌 풍뎅이처럼 격렬하게 바르작거렸다. 턱없이 무거운 머리를 가느다란 목으로 지탱하는 듯한 그런 기형적인 삶의 고갯짓이 자아내는 경련적인 유머가 때때로 내 삶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사된 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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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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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게 투자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 IT 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관심 분야: 우주, 테크, 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