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봄밤의 모든 것 - 백수린

[독후감] 봄밤의 모든 것 - 백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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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2025.07.18조회수 69회
  • 올해 읽은 문학 중에서는 가장 좋은 책이었습니다.

  • 단정하다, 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글들을 모아두었습니다.

  • 짧은 글들의 모음이고 서로 다른 스토리이지만 이 작품들이 잘 어우러지는 기분입니다.

  • 평범한 우리의 일상과 낡아가는 인간에 대한 고민을 담백하게 묘사하는 와중에 수려한 문장들이 많이 섞여있어서 읽는 눈도 즐겁게 해주는 책입니다. 슬픔과 기쁨을 적절하게 섞어두어 읽는 이의 마음과 줄다리기를 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 저는 보통 한 작가의 글을 여러 개 찾아서 읽지는 않는 편인데, 백수린 님의 책은 하나 더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을 이어나가려 했지만 누군가가 목을 조르는 것처럼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그녀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 존재가 죽어 이 세상에 없는데, 어떻게 달이 여전히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지 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오직 자신만을 전부라고 믿고 의지했던 개가 지금 어딘가에서 홀로 떨거나 아파하고 있지는 않을지 걱정됐지만, 아무리 걱정을 한들 자신은 더 이상 그 개를 구해줄 수 없는데 무언가를 보고 또다시 아름답다고 느끼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워 숨을 참아야만 했다. 삶이 무한한 줄 알았을 때 그녀는 알려고 하지 않았다. 모든 생에는 끝이 있고, 그 이후에 대해선 인간이 얼마나 무지한지.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가, 모든 것이 영원할 줄 알았다니. 죽음이 있어 삶에 의미가 생긴다거나, 죽음이 평화를 가져다줄 거라는 말을 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쉽게 내뱉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그건 그녀가 삶에 풋내기이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녀는 풍경을 차마 바라볼 수 없어 고개를 숙였다. 바람이 불었고, 그러면 달리느라 뜨거워졌던 그녀의 몸이 식었고, 머리 위로 꽃잎이 툭, 툭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그러다 그녀는 아주 천천히, 그 밤 보았던 달의 아름다움을 아는 건 그녀와 사랑하는 개뿐이라는 사실을 가까스로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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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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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게 투자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 IT 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관심 분야: 우주, 테크, 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