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공지사항을 보고 드는 짧은 생각을 기록해둡니다.
먼저 적어두고 싶은 것은, 저도 공지를 보고 지원 여부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아래 내용은 이번 기획을 부정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이 제도는 전체적으로 장점이 더 큽니다. 그러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도의 우려를 표현해보고, 나아가서 이번 공모 뿐만 아니라 평소 생활에서도 고민해 볼 만한 주제를 던지는 것에 의미를 둡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공모와 유사한 시스템에 지원해서 글을 써 본 과거 경험이 있어서, 제 견해에 개인적 편향이 섞여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전에도 한번 인용한 적 있는 내용인데, 책 '두번째 산'에서 재밌게 읽었던 일화로 글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인생을 오로지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볼 때 그에 비례해 도덕적인 관점이 사라진다는 것은 흥미로운 현상이다.
예를 들어보자. 제법 오래전에 있었던 일인데, 이스라엘의 하이파에 있는 어린이집들이 운영상의 문제점 하나를 발견했다.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러 오기로 되어 있는 시간에 늦곤 했다. 그래서 교사들의 퇴근 시간도 함께 늦어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어린이집들은 늦게 오는 부모에게 벌금을 매기는 제도를 시행했다. 하지만 곧바로 역풍이 불었다. 늦게 오는 부모의 수가 오히려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부모가 자기 아이를 제시간에 데리러 오는 것은 교사들을 배려하는 행동, 즉 도덕적인 차원의 의무였다.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벌금 제도를 시행하자 그 행위는 경제적 차원의 거래로 바뀌었다. 어린이집은 아이를 돌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모는 거기에 상응하는 비용을 치르기만 하면 된다는 말이었다. 예전에는 옳고 그름, 즉 배려를 하느냐 마느냐가 판단의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비용 편익 분석이 그 자리를 파고들었다.
오로지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빅 섀기'와 거기에서 발견되는 악마를 향한 접근을 없던 것으로 덮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물질주의적인 것은 무엇이든 실재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친다.
이 일화는 2000년에 발표된 연구인 'A Fine Is a Price' 에서 발췌되었습니다.
제가 해설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이 내용은 충분히 직관적이라 이해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어린이집의 부모들은 평소에 제 시간에 아이를 데리러 가는 것을 당연한 혹은 도덕적 행동으로 여겼고, 그 당연한 행동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부채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최대한 정시에 퇴근하려고 노력했을테고,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선생님에게 사과를 했을 겁니다.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벌금 제도를 시작하자, 부모들은 더 이상 부채감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느끼지 않았다기보다는, 그 부채감을 해소할 방안이 저절로 만들어졌죠. 그 해결책이 '돈'이었습니다.
이 메시지는 '사회적 규범'에 대한 인식을 '시장 교환'의 프레임으로 변경하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부작용까지는 아니고, 어린이집 입장에서 정책을 바꿀 때 기대했던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을 뿐입니다. 전략적 실패인 셈이죠. 반대로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이 정책이 순기능을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논리를 역으로 뒤집어서 이번 '시리즈 공모'에 대해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은 현상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예상일 뿐 사실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가 밸리에서 글을 쓰는 행위는 보통은 내재적 동기가 크게 작용합니다. 저를 예로 들어보면 밸리에 글을 쓸 때는 스스로의 성장을 위한 기록 용도와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공통의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는 호혜적 의도가 작용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글과 원고료를 맞바꾸는 시장 교환의 개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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