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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와 구글의 기묘한 동행
서운로투자 에세이

일론 머스크와 구글의 기묘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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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2026.01.03조회수 385회

스페이스X의 2026년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월가와 투자자들은 이 이벤트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습니다. 누가 혜택을 받을 것인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치열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스페이스 X IPO의 최대 수혜를 받는 진영 중 하나가 구글이라는 사실은 생각보다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들 '구글이 스페이스X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라는 사실 정도는 아는 것 같은데, 내년에 스페이스X 가 상장한다면 구글이 가진 이 지분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지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글의 헤비 주주인 제가 이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구글이라는 거대 기업과 일론 머스크라는 슈퍼스타 CEO의 관계는 생각보다 더 복잡한 실타래로 얽혀 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저는 일론 머스크라는 인물에 대해 존경심은 있지만 그 이상의 관심은 없다는 점을 먼저 알립니다. 그래서 '아직은' 머스크가 중심이 된 도서(전기 등)는 따로 전문을 읽은 적이 없습니다. 물론 제 취미가 우주 공부이기 때문에 민간 우주 산업의 중심에 있는 스페이스X를 다룬 책과 자료들은 많이 공부하긴 했습니다. 어쨌든 이런 배경으로 인해 오늘의 글은 머스크를 조명하기보다는 주로 구글 주주의 입장에서 리서치를 한 후 작성했음을 기록해두겠습니다.


구글과 머스크의 굴곡진 역사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과거에 머스크의 생명줄을 연장해준 경력이 있습니다. 때는 금융 위기가 발발한 2008년, 브린은 파산 위기에 놓였던 테슬라에 50만 달러를 투자하며 회사의 기사회생에 기여했고, 머스크는 이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훗날 이렇게 회고합니다.

2008년은 제 인생 최악의 해(The worst year of my life)였습니다. 저는 신경쇠약에 걸리기 직전이었죠. 그 때, 세르게이는 망해가는 테슬라를 위해 50만 달러 수표를 선뜻 내주었습니다. 그는 테슬라의 가장 초기 지지자였고, 그 덕분에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image.png

(머스크와 세르게이 브린이 함께 있는 모습, 출처: NewYorkPost)


그 이후로 브린과 머스크는 이런 저런 갈등도 있고 비즈니스적인 충돌도 있었지만, 그들은 꽤 오랜기간 서로에게 '애정'에 가까운 감정을 지녔던 것 같습니다. 여러 미디어에서 보도된 내용에 의하면 머스크는 젊은 시절 실리콘 밸리에서 갈 곳이 없어 브린의 집 소파에서 잠을 청하며 함께 꿈을 키우기도 했고, 그후 2008년에 브린이 선뜻 내준 50만 달러 수표는 평소에 머스크가 그에게 지녔던 고마움에 불을 크게 지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15년 1월, 브린이 지휘하던 구글이 또 다시 머스크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밉니다. 스페이스X의 지분에 약 9억 달러(0.9Bn)를 투자한 것이죠. 비록 당시 스페이스X가 2008년의 테슬라처럼 '망해가는' 기업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대형 투자처가 넘쳐나는' 위치라고도 할 수 없었습니다. 중형 로켓 발사는 이미 궤도에 올리고 있었지만 그렇게 염원하던 '재사용 로켓'은 성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계속되는 실험 실패로 돈이 말라가던 시기였죠.


이 때 구글이 내밀었던 한화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은 당시 스페이스X 지분의 10% 정도라고 평가됐고, 머스크는 이 투자금을 활용해 재사용 로켓과 스타링크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비공개 정보이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지만 구글의 당시 지분은 현재는 희석을 거쳐 약 7.4% 비중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image.png

(출처: SpaceX: A Financial and Strategic Windfall for Google)


2015년 구글의 투자에 대해 머스크는 2008년 당시의 구원만큼 감사를 표하지는 않았지만, 구글의 또 다른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의 친분을 묘사하며 이를 '우주적 교감에 의한 전략적 투자'라고 평가했습니다.


그 이후, 우리 모두가 이제는 알고 있듯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와 재사용 로켓 사업에서 모두 엄청난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구글과 스페이스X는 최근에도 클라우드 계약을 맺는 등 지분을 바탕으로 한 밀접한 협업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머스크는 래리페이지와의 불화와 2015년 OpenAI 설립, 2022년 세르게이 브린과의 개인적 불화 등을 겪으며 구글과의 관계를 '애정 -> 애증'으로 변모시킵니다. 창업자들과의 당시 불화는 아주 사적이면서 불쾌했기 때문에 관계가 영영 끊어질 만도 한데, 그와 상관없이 비즈니스에서는 계속해서 가까운 사이를 유지해나가는, 조금은 기묘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 참고 영상: Elon Musk on disagreement with Larry Page

  • 참고 기사: Elon Musk’s Friendship With Sergey Brin Ruptured by Alleged Affair

    image.png


머스크는 워낙 시니컬하고 타 경쟁사나 빅테크에 대해 쓴소리를 많이 하기 때문에, 구글과의 이런 스캔들에 대해 '다른 회사랑도 다 저런 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머스크는 구글에게는 유달리 애정과 증오를 동시에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이 관계에 대해 '테슬라는 웨이모랑 경쟁하잖아? 구글과 머스크는 비즈니스 상 좋지 않을거야'라는 경쟁 구도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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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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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구독자 864명구독중 31명
-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게 투자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 IT 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관심 분야: 우주, 테크,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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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Lee
2026.01.03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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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tycat
2026.01.04

서운님 제가 근래 읽었던 아티클 중에서 우주산업에 대한 최고의 인사이트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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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04

Dirtycat 님 감사합니다. 제가 칭찬에 약해서 좀 부끄럽네요...ㅎㅎ 열심히 썼는데 좋은 말씀을 해주시니 힘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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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석
2026.01.04

구글창업자와 머스크의 모호한 관계까지는 알고있었는데 구글이 지분을 저렇게 많이 가지고있는지는 처음 알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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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04

곰석님, 네 그렇죠. 지분이 생각보다 큽니다.. 구글이 어떻게 활용할지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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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과 사색
2026.01.04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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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0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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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슬립
2026.01.0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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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0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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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Lee
2026.01.04

구글은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타임머신을 만들었고, 다른차원에서 배워온 기술을 세상에 충격이 적은 형태로 서서히 개방하는 느낌이 드는 회사. 실패를 해야할 시점에 실패를 위해 일부러 돈을 쓰기도 하고, 성공을 해야할 시점에 남에게 양보하기도 한다. 이유는? 그래야 생존이 가능하니까? 주주에게는 친화적이지 않은 회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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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04

DrLee님 의견 감사합니다. 제가 몰랐던 뷰도 공유해주신 것 같네요. 구글이 언제쯤 주주에게 친화적이될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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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2026.01.04

SpaceX가 신주를 발행할지, 구주를 팔지에 따라 구글의 지분 가치도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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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04

천천히님 의견 감사합니다. 제 생각에는 신주를 발행해서 구글의 지분이 희석되는 방향이 메인이 될 것 같고, 그 양이 어느정도일지 지켜봐야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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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빈스파
2026.01.04

이전 글부터 해서 우주산업에 대한 흥미를 돋궈주셔서 감사합니다. 구글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업그레이드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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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작성자
2026.01.04

파빈스파님 말씀 감사합니다. 시각이 업그레이드되셨다니 글을 쓴 보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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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아보카도
2026.01.04

어떻게 이리 잘 읽히는 양질의 글을 쓰시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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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
2026.01.05

좋은 글 감사합니다!

스페이스X의 시총이 저 정도라면, 로켓랩도 점유율에 따라 큰 시총 상승이 있을수도 있겠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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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수익률만큼 중요한 다른 요소

경영진과 해자의 조합에 대한 고민

밸리에서 제 관심 종목인 NVO 에 대한 논의가 많아져서 즐거운 마음입니다. 그런데 NVO의 경쟁력을 판단할 때 '경영진의 역량 부족'이 큰 특징으로 부각되는 모습이 자주 보여서 이에 대한 생각을 기재해보려고 합니다. '경영진은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저는 투자자마다 의견이 다를 것이고 정답이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답이 없다고 해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며, '정답이 없다'라고 말한 저의 이 말도 어느 정도는 제 성향을 담고 있습니다. 우선 경영진과 기업의 해자를 조합해서 분류하면 아래와 같이 네 가지가 나옵니다. 1) 평균 이상의 (혹은 유능한) 경영진이 부실한 시스템(해자가 없는)의 회사를 맡았을 때 2) 평균 이상의 (혹은 유능한) 경영진이 강력한 시스템(해자가 강한)의 회사를 맡았을 때 3) 평균 이하의 (혹은 무능한) 경영진이 부실한 시스템(해자가 없는)의 회사를 맡았을 때 4) 평균 이하의 (혹은 무능한) 경영진이 강력한 시스템(해자가 강한)의 회사를 맡았을 때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은 1)과 4)이고, 그 외에 2)와 3) 조합은 대답이 뻔합니다. 1)과 4)중에서도 특히 투자자의 의견이 많이 갈리는 것은 아마도 4번일 겁니다. 1)과 4)에 대해 책 '경제적 해자' 의 저자 팻 도시(전 morningstar 주식 분석가이자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팻 도시는 경제적 해자 연구에 평생을 바치며 이 개념을 금융계에 널리 알린 인물로 유명합니다) 현명한 경영진은 우수한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만들 수 있으며, 나 또한 얼간이들이 경영하는 회사보다는 현명하게 자본을 배정하는 기업의 주식을 소유하고 싶다. 그러나 기업의 구조적 특성보다 경영진의 결정이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세 가지 사례로 야누스, H&R 블록, 맥도날드가 있다. 야누스는 경영진이 더 이상 나쁠 수 없을 정도로 사업 운영에 실패했지만 몇 년 동안 바닥을 치던 이익률이 다시 높은 수준을 회복했다. 또 H&R 블록은 수지맞지 않는 사업에 돈을 쏟아부었지만, 세금 신고 대행 프랜차이즈 사업이 성공해 높은 자본 이익률을 달성했다. 맥도날드는 어떤가? 비참할 정도로 소비자 입맛에 어긋나고 한동안 고객 서비스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나빠졌음에도, 브랜드의 힘을 발판삼아 빠르게 경영 성과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이 세 가지 사례는 모두 평균 이하인 경영진의 결정보다 구조적인 경쟁력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팻 도시는 4)번 조합에 대해 예시와 함께 설명합니다. 일단 그의 주장은 CEO의 평균 이하의 실력이 회사가 가진 구조적인 경쟁력(해자)을 망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전합니다. 이제 1)번 조합에 대한 그의 주장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이제 자크 내서, 폴 프레슬러, 게리 웬트 같은 슈퍼스타 CEO들이 각각 포드, 갭, 코네스코 같은 회사를 회복시키려고 노력했을 때 ...
투자 에세이
2025.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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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과 해자의 조합에 대한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