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단가에 대한 소소한 저항

평단가에 대한 소소한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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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2025.12.29조회수 441회

2026년에는 제 투자 마인드셋을 조금씩 복기하며 다져가려고 합니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지난 9월에 썼던 포스팅의 일부를 조금 더 자세히 풀어내 보겠습니다. 누군가에겐 당연한 내용일 수도, 다른 누군가에겐 평소 생각에 반대되는 도발적인 내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평단가 사용에 대해

우리는 금융 투자 시 '평단가'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이 평단가의 산술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 평균 (매수) 단가 = 총 투자 금액 ÷ 보유한 총 수량

이 개념은 보통 '투자한 금액 대비 결과가 흑자가 되는 기준 가격'이라는 의미로 투자자의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투자 결과가 평단가보다 높으면 플러스, 낮으면 마이너스라고 인식하죠.


평단가는 의문의 여지없이 중요한 개념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숫자는 기업에 투자하는 가치 투자자에게는 효용이 그리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집착할 경우 심리적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위험한 개념이기도 합니다. (이 해석은 지극히 개인적인 제 견해일 뿐입니다)


시장에 '금' 이라는 자산과 '주식' 자산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금'이라는 자산은 물론 그 중요도와 가치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기업과 비교하자면 금은 내재된 가치의 변화가 거의 없는 무생물이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이런 귀금속을 살 때는, 예를 들어 GLD ETF를 지난 달에 100원에 샀고, 이번 달에 같은 양을 150원에 샀다면 평단가를 125원이라고 계산하고 심리적으로 이 금액을 손익 분기점으로 보아도 문제가 없습니다.


반면 기업은 조금 과장하면 어제와 오늘 사이에 가치가 크게 달라지기도 하는 유기체의 성격을 가집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가변적 성격을 간과하며 기업의 실체가 동일하다는 이유로 기업을 시차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취급합니다. 우리에게 1년 전의 엔비디아와 지금 엔비디아는 똑같이 엔비디아일 뿐인 거죠. 적어도 평단가 계산 관점에서는 그런 경향이 강합니다. 다시 말하면, 1년 전에 A 기업 주식을 주당 100달러에 매수하고, 이번에 주당 200달러에 추가 매수한 다음 'A 기업에 대한 내 평단가가 150달러다' 라고 기준선을 만들어버립니다.


'평단가가 150달러다' 라는 표현 자체에는 오류가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납니다. A 기업의 주가가 200달러에서 120달러로 떨어지면, 대부분의 투자자는 평단가 150달러를 기준으로 심리 게임을 시작합니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물타기', '불타기' 같은 용어들은 이런 심리적 기준선 개념에 대한 각인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예전부터 바텀업 투자 세계에서 '물타기', '불타기'와 같은 개념을 사용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A 기업이 현재 1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면, 투자자는 1년 전에 매수한 100달러 포지션에 대해 20% 수익을, 이번에 매수한 200달러 포지션에 대해 40% 손해를 보고 있을 뿐입니다. 평단가 150달러는 기업의 가치와 가격을 평가할 때 낄 자리가 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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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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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게 투자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 IT 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관심 분야: 우주, 테크, 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