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글은 그래픽이나 이미지도 별로 없고 재밌는 이야기도 아닌데 주절주절 글이 길어져서 제목을 이렇게 달았습니다. 읽기 전에 참고해주세요. 그저 한 아마추어 투자자의 사고 방식에 대해 공유를 하고 싶습니다.
며칠 전에 습관처럼 밸리에 들어온 저는 실시간 인기종목 명단 때문에 심리적 피해를 입었습니다. 바로 NVO 뉴스를 밸리에서 접해버린 것인데요. 전에도 얘기한 적 있지만 제 눈에 보고 싶지 않은 종목 뉴스와 글이 보이는 건 꽤나 진지한 피해라서 이제는 '전체 피드' 라는 버튼 자체를 눌러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밸리가 원하는 '종목에 대한 활발한 의견 교환과 업데이트'가 누군가에겐 큰 피해를 준다니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저 같은 유형의 투자자들은 '인기 종목' 같은 불필요한 노이즈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NVO 주가가 폭락했다는 뉴스와 뉴런 분들의 투매 의견들을 억지로 접하면서, 그런 뉴스를 보았다는 사실 자체에는 짜증이 피어올랐지만 사실 NVO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저는 NVO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요, 이것은 '보유하겠다' 라는 '결정'을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입니다. 저의 투자 시계열에서는 이번 이벤트는 아무 영향도가 없는 이벤트였고, 따라서 저의 행동은 '아주 큰 이벤트가 있었지만 여전히 보유하기로 결정했다' 가 아닌, '별 이벤트가 아니어서 아무 것도 안한다' 라는 말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하락의 이유를 보니 매출/영업이익 가이던스가 안좋았던 것 같은데, 누군가는 그 소식을 '투자의 종말' 처럼 대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기업은 끝났어'라고 해도 (상폐가 아니라면) 그 기업은 끝나지 않습니다. 내일도 장은 계속되고 1년 후에도 마찬가지일테니까요. 그것이 투자의 냉혹한 진실이고, 오늘 내가 승리를 외친다고 해서 영원한 승리로 남을 수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 입니다. 워렌 버핏은 과거 구글에 대해 '놓쳐버린 주식'이라고 평가하며 '너무 많이 올랐다'라는 뉘앙스를 내비치고 실수를 시인했지만, 구글은 그 인터뷰를 민망하게 만들려고 작정한 것처럼, 이후에도 한참을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그날의 패배 선언으로 주식 시장은 끝나지 않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그 패배를 더 큰 패배로 만들수도, 성공으로 반전시킬 수도 있는 곳이 금융 시장입니다.

(버핏 옹이 구글에 대해 '너무 늦었다' 라고 말했던 시점(주황 박스). 2017년 당시 주당 42달러)
NVO에 대해 생각해보면, 저는 아직 NVO를 보유한 기간이 9개월 정도라, 사실 인내심이랄 것도 없고 딱히 별 생각이 없습니다. 가이던스를 역성장으로 주었다니 '아 그래? 그럼 27년에는 어떨까? 28년에는 어떨까? 계속 역성장을 거듭할 거야?' 라는 의문이 들 뿐, '이제 이 기업은 끝났어' 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이는 아마도 투자를 보는 시계열과 기회비용에 대한 민감도에 따라 주관적인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버크셔가 기회비용이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곤두박질치던 OXY 주식을 버리기는 커녕 더 사들였던 것처럼, 누군가는 '이건 무조건 매도야. 근거가 완벽해' 라고 말할지라도 그 사람이 그 주식을 매도하지 않는 또 다른 누군가의 행동을 자신의 프레임에 맞춰서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이런 단기 노이즈에 노출되어서 글을 쓰고있는 지금 이 순간 자체가 탐탁지 않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 좀 여유가 생길 때 NVO를 살펴보기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ㅠㅠ 사실 이런 단기적 이슈에는 크게 관심이 없지만.. 제가 좋아하는 밸리 분들의 매도 논의에 혼자 어그로 끌려서 홀린 듯 글을 작성하고 있네요)
제가 느끼는 문제점은 이것입니다. 제가 알기로 NVO가 연초에 내놓는 가이던스는 적어도 귀납적으로 봤을 때 정확도를 담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연초 가이던스를 보는 우리의 액션은, 가이던스의 정확도를 따지는 것보다는, '사업을 제일 잘 아는 경영진이 이런 마이너스 숫자를 내놓았다고?' 라는 사실에 대한 의미 부여를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이 의도를 치명적이라고 생각하면 매도의 근거가 되겠죠.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에겐 매도할 근거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 NVO의 최근 3년 연초 가이던스와 실적의 차이를 살펴봅니다. (고정 환율, CER 기준)
2023년 연초 가이던스
매출 성장 13–19%
영업이익 성장 13–19%
실제(’24.01.31, FY2023 실적)
매출 성장 36%
영업이익 성장 44%
2024년 연초 가이던스
매출 성장 18–26%
영업이익 성장 21–29%
실제(’25.02.05, FY2024 실적)
매출 성장 26%
영업이익 성장 26%
2025년 연초 가이던스
매출 성장 16–24%
영업이익 성장 19–27%
실제(’26.02.03, FY2025 실적)
매출 성장 10%
영업이익 성장 6%
이 일관성 없는 숫자들을 보고 드는 생각은, '사업을 가장 잘 아는 경영진이 내놓은 숫자가 저정도로 안좋다고?' 라는 의미 부여적인 매도 근거 외에, '진짜 가이던스대로 되겠네' 라는 실질적인 매도 근거로 삼기에는 최근 가이던스 적중 이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가이던스가 주가를 움직이는 촉매가 되는 것은 합당하지만, 그 가이던스대로 사업이 흐를 것이라고 까지 믿어야 하냐, 라는 영역에서는 투자자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컨퍼런스 콜을 정독해보겠습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이것 뿐이네요. 밸리 내에 이미 좋은 분석 글들도 있는 것 같지만, 저만의 뷰로 정독을 해봤습니다. 참고로 저는 컨퍼런스 콜은 번역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평소에 valley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있지만 이번엔 저에게도 오히려 노이즈가 됐습니다. 종토방에서 봤다면 가볍게 보고 지나쳤을텐데 밸리유저분들이 매도하는걸 보니 스트레스를 받더군요. 그리고 어느새 그걸 저의 매수매도 '근거'로 삼는거보고 이번에 반성많이했습니다.

절제왕님, 저는 밸리분들이 매도하는 걸 보고 근거 있는 매도들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매도 근거라는 게 합리적일 수는 있어도 객관적일 수는 없기 때문에, 자신의 기준에 맞게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겠네요. 저도 이번에는 피해를 좀 입었습니다 ㅠ

항상 서운님의 글을 읽다보면 '흔들리지 않는 투자'라는게 무엇인지 잘 배우게 됩니다. 저는 이번에 NVO를 매도 했는데, 잘 모르는 기업을 투자하다 보니 이런 노이즈에 너무 흔들리는 제 모습이 보기 싫더라구요. 제가 기업에 대해 더 잘 알고 투자철학이 확실했다면 서운님처럼 독립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하더라구요. 항상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Finboy님 노이즈에 흔들리는 것이 싫어서 매도하셨다는 것만 봐도 절제가 훌륭하신 분 같습니다. 저도 부족한 게 많은데 같이 잘 나아가보시지요..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도 컨퍼런스콜을 보면서 가이던스와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서로 거꾸로 가는게 그저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사고의 확장이 이뤄지시는게 대단하십니다. 매번 많이 배우네요. 좋은 인사이트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셀틱스님 감사합니다. 저도 나중에 돌이켜보면 잘못된 생각일 수 있으나 기록을 남기자는 의미로 글로 풀어봤습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도 $NVO 를 변동없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이익률이 장기평균선(?) 이하로 떨어질 것은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당사가 비만치료제의 공급 증대, 점유율 확보에 집중할 전략을 전부터 유지 중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경쟁 심화와 당국의 압력으로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는 배경에 따라서요. 다만 그것이 당사의 주식을 매도할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지금까지 오랫동안 유지해오던 지표상의 해자가 걷어 내지고 좀더 근원적인 해자(예를 들어 당사의 미래의 신약 개발능력과 같은 수치화하기 어려운 능력)에 주목하게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MASKUN님과 같은 포지션이라 기쁘네요. 말씀하신 부분도 큰 방향성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그런 근원적인 해자가 수치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시장이 그 해자에 대해 증거를 찾고 효율성을 올려서 이 기업의 주가를 올릴 가능성도 적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부분 이야기할 때 축구의 박지성 선수 얘기를 많이 하는데요. 사람들은 박지성 선수가 '수치로는 확인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선수' 라고들 하지만, 사실 거기서 말하는 수치란 'GP 마진, EBIT 마진' 과 같은 '인기 수치'가 아닐 뿐, 박지성 선수의 근원적인 해자는 '출전 시 팀의 승률', '필드 커버량', '상대 선수의 스탯 감소'와 같은 수치로 확실히 드러납니다. 저는 NVO도 진정한 근원적 해자가 있다면 결국 어딘가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숫자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같이 지켜보시지요

즐거운 글입니다. 많이 배웁니다~! ㅎㅎㅎ

Dyne_f 님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즐거운 글이라니 기분 좋은 칭찬입니다.

역시 멋있으십니다!

몽사님 감사합니다 ㅎㅎ

예리하시네요.

감사합니다..!

밸리 내에서도 투자 철학이 다르고 (같은 가치투자라고 해도), 투자 전략이 다르고, 그에 따라 투자 기간의 지평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긴 합니다. 저는 어설프지만 그런 시계열에 따라 계좌를 분리해 두고 종목을 관리하고 있긴 하지만, 서운님 말씀처럼 일부 원치 않는 정보도 같이 받아들여지긴 합니다. 결국은 스스로 중심을 잘 잡도록 실력을 키우고, 밸리의 장점을 최대한 픽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법 뿐일 것 같습니다... 최근에 그부분에서 마음이 불편했는데 덕분에 생각정리가 조금 되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파이어대디님 넵 맞습니다. 저는 이번에는 피해를 보았다고 썼지만 밸리에서 얻는 효용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같은 느낌을 받은 분이 계시다니 좀 위로가 되는군요.. 말씀하신대로 저도 밸리의 장점을 픽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생각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서운님 글에서 항상 많이 배웁니다.

칠리망고님 NVO 이야기 써주신 것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