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생각을 훔치는 방법 (짧게 썼지만 결국 길게 됨)




이 논의를 하기 전에
'기술가능성과 태도'라는 글을 읽었음을 전제한다.
그 내용에서 나타나는 '기술가능성'이라는 것을 모르면 이 얘기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크게 2가지로 나눠진다.
1. 도려내기
2. 튜닝하기
도려내기는 한 사람의 판단방식을 추출하는 것이다.
이 때에 핵심은 그 사람을 진리체계라는 쪽에서 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사태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순환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사태
직관/사유/판단 (충돌)
발화
이게 글이 나오는 과정이고, 이를 분석하여 갖고 가는 것이 핵심이다. 당신은 진리체계에 관심갖지 말아야 한다.
유일한 검증은 사태에 대한 판단이 어떤 결과와 관계맺고 있는가? 이를 찾아내는 것이다. 나머지는 홍보에 해당한다. 탐스럽게 보이게 만들면 된다.
사태 -> 태도 -> 작용(으로 인한 이후의 사태) -> 태도 -> 반복
이 관계를 습득했다면
그것을 도려낸다.
그 다음에 내 쪽으로 갖고 온다.
박태환이 이런 얘길 한다.
해외에 선수들을 보면, 관찰을 하고 비디오를 찍는다.
그 다음에 유심히 연구를 하고, 그 사람의 테크닉을 내게 적용시켜본다.
되면 쓰고
안되면 버린다.
도려낸다는 건, 이런 걸 하는 것이다.
2. 튜닝하기
여기에 점 하나를 추가시키는 작업,
색을 덧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면
마치 내것처럼 보인다.
한마디로
튜닝하기란
에고의 투덜거림. (반항심)을 진정시키는 작업이다. 제거시킨다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튜닝을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존경-창피-마조히즘
예컨대 내가 훔쳐가는 것을 권위에 짓눌려서, 존경심에 의해서, (또는 창피함을 느끼면서도)
그 피학성 쾌락을 느끼기 위해서 앵무새가 되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충실히 복제될 수록, 쾌감을 느낀다.
상대가 그런 나를 좋아할 수록 쾌감을 느낀다. (즉 충실하게 복제된 나를 보면서 쾌감을 느끼는 것을, 이번에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
일본의 코스프레를 생각해보자.
이 튜닝방식은 코스프레와 유사하다. 너무 좋아해서 아예 복제되고 싶은 심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의 스킬이 내 쪽에 이식된다. 이런 것을 말한다.
즉 나는 이렇게 말하면 된다. "너무 존경해서 그랬다." -> 이런 땡이다.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세간에 사람들은 "앵무새다" 뭐라뭐라 하겠지만, 너는 한마디만 하면 된다. "난 앵무새도 좋아 ㅎ"
어쨌거나
이식 되었다는 점에서,
학습은 끝난 셈이다.
2. 피를 강조한다.
이게 스티브 잡스 스타일인데
"난 원래 그래" 이러면서 다 훔쳐버려라.
"나도 원래 그랬어."
"내 생각과 다를 게 없어."
"얘가 먼저 선수쳤을 뿐이야. 내가 왜 문제가 되냐?"
우기면 장땡이다.
3. 상대를 다르게 프레이밍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와 개자식을 엮어서, 혼성시킨 다음에,
가치를 폄하시키는 등,
의도적으로 관념을 변형시켜서, 뭔가 접근하기 쉬운 상태로 만들어놓는 것이다.
예컨대
칸트가 독창적이라고 하는데
칸트의 아이디어는 대개 중세에서 이미 논의된 것들이라고 한다.
그러면 칸트도 크게 독창적이진 않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그의 시학이 아주 강력한 이론서이긴 하지만
사실 그건 소포클레스가 없으면 쓰여질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도 사실 겸손한 사람에 해당할 뿐이다.
이것의 핵심은 '접근하기 쉬운 상태'로 바꿔놓는 것이다.
그러면 접근이 쉬워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를 비하하거나 (가치폄하)
상대의 것이 유일한 게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거나 (상대의 역사를 보는 것)
상대의 것에 오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
쉬워보인다.
도도한 여자는 차가워 보여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