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아름다운 것이 온다 ‘하’





안녕하세요. 덕왕입니다.
지난 시간이라고 하기에는 불과 이틀 전이지만, 상편에서는 역대 최대 몸값으로 상장하는 스페이스X에 대해 규모와, 회사의 역사, 그리고 사업구조와 매출 현황 등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간에는 가장 중요한, 적정가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공모주가 가진 위험성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비록 일반 투자자가 살 수 있는 물량은 미미하기에 아마도 대부분의 투자자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시겠지만, 이렇게 새로운 기업에 대해 여러 각도로 조망하고 살펴보는 것은 향 후 다른 회사의 상장 이벤트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반기에는 또 하나의 거대 공룡 OpenAI의 상장도 예고되어 있으니까요.
그럼 두 번째 시간 출발하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매출과 이익이 성장하고 있는 스타링크와 로켓 발사 사업부, 반대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중인 AI 사업부의 혼재로 인해 번듯한 집과 불타는 농장이라는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가진, 혼란한 회사의 사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복잡한 기업의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문제인데, 기관과 전문가 사이에도 그 평가가 각기 다릅니다. 하물며 붙은 가격표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부족하나마 원기옥을 모으는 심정으로 있는 능력, 없는 능력 모두를 모아서 스페이스X의 몸값으로 책정된 1.77조 달러가 비싼지 싼지를 따져야 하는데, 아차, 여기서 첫 번째 난관에 부딪힙니다. 바로 우리가 흔히 쓰는 잣대인 PER을 쓸 수 없다는 점입니다.
PER은 주가를 순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P/E, P: 시가총액 혹은 주가, E: 순이익 혹은 주당순이익) 이론적으로 적자인 기업의 순이익은 마이너스이므로 계산 시 마이너스 PER이 나올 수 있는데, PER 자체가 가치평가를 하기 위한 지표이기 때문에 마이너스 PER의 비교는 무의미하며 실무에서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쉽게, 순이익이 적자인 회사는 PER로 계산하지 않는다고 이해하면 편합니다.)
스페이스X도 연결 기준으로는 적자인 기업입니다. 사실 우주항공 기업 대다수가 적자라 PER이라는 자를 이 산업에 적용하기는 무리입니다. 그렇다면 비교를 할 수 없는 걸까요? 느낌적인 느낌으로, 마음이 가는 대로, 싸다는 생각이 전두엽에 스치면 매수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되는 걸까요? 그럴 리가요. 인터스텔라에서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찾았듯이, 월가의 똑똑한 사람들도 적자 기업들을 평가하기 위한 기발한 방법을 만들어냈습니다.
PER을 쓸 수 없는, 적자이면서 성장하고 있는 기업을 평가하기 위해 나온 비율이 바로 'PSR(주가매출비율, Price-to-Sales Ratio)'입니다. 이 지표는 미국의 위대한 투자 구루 중 한 사람인 필립 피셔의 아들이자, 자신도 유명한 투자자이면서 자산운용가이기도 한 '켄 피셔(Ken Fisher)'가 대중화한 것으로, 시가총액을 매출로 나눈 값입니다.
TMI: PSR(주가매출비율)이란?
기업의 전체 가치를 주가와 매출비율로 구하는 방법입니다. 당기순이익이 없어 PER(주가/주당순이익)을 계산할 수 없는 초기 성장 기업이나 스타트업, 바이오/테크 기업을 평가할 때 유용합니다. PSR 값이 낮을수록 매출액 대비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음을 뜻하며, 보통 1.0 이하일 때 투자 매력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합니다. 단, 이는 모든 종목에 일률적으로 적용해서는 안되며 업종별 평균과 비교해야 신뢰도가 높습니다.
PSR = 시가총액 / 연간 총매출
= 현재 주가 / 주당 매출액(SPS)
주당 매출액(SPS, Sales Per Share) = 연간 총 매출액 / 발행 주식 수
어떤 회사든 이익은 안 날지언정 매출은 나오므로, PSR은 어떤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특히 적자 성장기업을 잴 때 자주 쓰입니다.
적자 성장기업의 가치를 측정하는 또 다른 대표적인 지표로 EV/Sales도 있는데, 이는 시가총액에 순부채까지 더한 기업가치(EV)를 매출로 나눈 것으로, 빚까지 감안한 좀 더 깐깐한 측정도구입니다. EV/Sales가 좀 더 신뢰성 높고 현업에서도 자주 쓰이는 도구지만, 개인투자자 수준에서는 PSR끼리 비교해도 크게 무리가 없으니 여기서는 PSR 기준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예를 들어 PSR이 10배라면 "이 회사의 주식은 1년 매출의 10배 가격에 거래된다"는 뜻입니다. 당연히 숫자가 클수록 비싼 겁니다.
PSR로 스페이스X의 덩치를 재봅시다. 스페이스X의 몸값 1조 7,700억 달러를 2025년 매출 187억 달러로 나누면 PSR이 약 95배가 나옵니다. 적자인 xAI를 뺀 우주 사업 단독 매출 약 155억 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무려 114배입니다. 많이 양보해서 그나마 적은 95배라는 숫자를 기억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상점에서 본 물건 가격이 싼지 비싼지 알기 위해서는 네이버나 쿠팡 가격과 비교해봐야 하듯이, 95배가 어느 정도인지 알려면 이웃 기업들과 줄을 세워봐야 합니다. 우주와 위성, AI, 방산 기업들을 한 줄로 세워봤습니다. 2026년 6월 5일 종가 기준입니다.
※ 2026년 6월 5일 종가 기준. PSR = 시가총액 ÷ 최근 12개월(LTM) 매출. AST·로켓랩처럼 적자이거나 매출이 작은 초기 성장주는 어떤 매출(LTM·당해·선행)을 쓰느냐에 따라 배수 편차가 큽니다(예: AST는 LTM 기준 700배를 넘기도 함). 팔란티어는 2025년 매출 기준 약 65~70배, 최근 12개월 기준으로는 더 낮게 잡히기도 합니다.
표를 보니 다음과 같은 그림이 보입니다. 사업이 무르익은 위성 운영사와 방산 거인들, 이를테면 이리듐·SES·록히드마틴의 PSR은 대체로 1배에서 6배 사이로 낮습니다(특히 록히드마틴·RTX 같은 방산주는 1~3배로 더 낮습니다). 이 중 이리듐은 2025년에도 1억 달러가 넘는 순이익을 낸 꾸준한 흑자 기업이고, SES는 인텔샛 인수에 따른 대규모 상각 탓에 2025년 보고 기준으로 순손실을 봤지만 본업의 현금창출력(EBITDA)은 여전히 탄탄한 플러스이기에 낮은 PSR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반면 적자를 내며 꿈을 파는 성장주들의 PSR은 기가 찰 정도로 높습니다. 로켓랩과 플래닛랩스는 각각 94배, 34배에 달하며 AST 스페이스모바일은 무려 400배가 넘습니다. 우주 순수 기업들의 중앙값이 대략 20배쯤 되는데, 이건 가도 너무 갔습니다.
그렇다면 스페이스X의 95배는 어디쯤일까요. 신계는 아니지만 적어도 성층권 아득히 높은 곳에서 흑자 위성회사(1~6배)와 방산 거인(1~3배)을 내려다보고 있으며, 흑자를 내고 있는 AI 대장주 팔란티어(65~70배)보다도 높습니다. 거의 무매출이나 다름없는 AST 스페이스모바일(428배)을 빼면 밸류에이션은 사실상 시장의 최상단에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고평가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매출 규모로는 우주업계 압도적 1위에, 성장성 끝내주는 본업마저 흑자, 이런 끝내주는 배경으로 인해 높은 값을 불러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몰려드니 할인은커녕 오히려 초기 성장주처럼 비싸게 매겨진 것입니다. 비싸도 살 만하다는 사람들의 논리도 나름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비싸지만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몇 년 후를 생각하면 오히려 싼 거라고. (응? 이건 지금이 가장 싸고,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이라는 쇼핑의 격언과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하지만 꿈을 먹고사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언젠가 터질 '거품 목욕'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실제로 스페이스X 상장 소식이 전해진 뒤 우주 관련 종목 전반이 들썩여, 버진갤럭틱이 하루 14~18% 급등하는 날이 있었고, 로켓랩 주가는 지난 1년 새 52주 최저가(약 25달러)에서 4배 넘게 뛰었습니다. 그러니 "동종 대비 95배가 그렇게 안 비싸 보인다"는 착시는, 비교군 자체가 달아올라 있기 때문입니다. 끓는 물에 손을 담그면 옆의 끓는 물이 미지근해 보이는 법이지요.
여기서 한 가지 영리한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성격이 전혀 다른 세 사업부를 가졌으니, 단지 95배가 비싸다고 욕할 게 아니라 사업부마다 알맞은 잣대를 대서 따로 값을 매긴 뒤 더하면 어떨까요. 이러면 전체 기업의 가치가 더욱 정확하게 보일 것입니다. 이런 방법을 '부분의 합(SOTP) 방식'이라고 부릅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사업부별 매출 비중대로 가중치를 주고, 각 사업부에 어울리는 동종업계 PSR을 곱한 뒤 합산하는 것이지요. 신기하게도 이 매출가중평균 방식은 수학적으로 부분의 합과 정확히 같은 답을 냅니다. 사업부별로 적정 배수를 매긴 뒤, 보수적(저), 중립, 그리고 공격적(고)까지 세 가지 시나리오로 계산해 봤습니다.
이 잣대로 계산하면 다음과 같이 적정가치가 나옵니다.
가장 후하게 쳐준 공격적 시나리오에서 가중 PSR을 52.9배로 잡아도 적정가치는 약 9,870억 달러 수준입니다. 이는 공모 기준 몸값인 1조 7,700억 달러의 약 56%에 불과합니다. 어지간히 다 얹어줘도 호가의 절반 남짓밖에 안 나온다는 뜻이지요.
정가표에 1,770만 원이 붙은 명품 가방을 앞에 두고, 가죽값, 바느질값, 브랜드값, 희소성까지 인색하지 않게 다 후하게 쳐주었지만, 가방의 실제 값어치는 980만 원에 불과합니다. 그럼 차액 790만 원은 대체 무엇이냐! 그건 "이 가방을 메고 다니면 언젠가 화성에 갈지도 모른다"는 스토리값입니다. ‘질’이 아닌 ‘꿈’에 매기는 값이지요. 명품백을 들고 다니면 잠시 동안 우월감이나마 느낄 수 있을 테지만, 꿈을 모아 산 주식은 가지고 있다고 해서 알아봐 주는 사람도 없고 교환도, 환불도, A/S도 안 됩니다. 심지어는 배당도 안 나옵니다.
물론 이 계산에도 약점은 있습니다. 매출이 거의 없지만 성장 가능성은 큰 스타십의 미래 가치(옵션 가치)는 이 방식으로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외부 분석가들은 여기에 스타십 옵션과 정부 계약 가치를 얹어 1조 2,500억 달러쯤으로 봅니다. 하지만 그걸 다 더해줘도 여전히 책정된 가치보다 30%가량 낮습니다. 덕왕의 자체 계산, 다른 분석기관들의 계산도 약속이라도 한 듯 9,000억에서 1조 3,000억 달러로 모입니다. 같은 답을 적은 사람들이 여럿이라면, 다른 답을 적은 사람의 의도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IPO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스페이스X의 미래에 대해 화려한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2025년 187억 달러였던 매출이 2030년 4,740억 달러로, 5년 만에 약 25배가 된다는 시나리오였지요. 그 폭증의 대부분은 AI 사업부(2030년 3,220억 달러)가 책임진다는 그림입니다. 현재 돈 빨아먹는 하마들이 5년 후에는 환골탈태라.
무려 5년에 25배라. 세상에 안 되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곡선을 그려낸 회사는 인류 역사에 거의 없었다는 사실도 같이 기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 그림은 상장 주관사가 그린 그림인데, 백화점 직원이 자기네 물건이 나쁘다고 말하는 사례를 우리는 본 적이 없습니다. 결혼식장에서 사회자가 신랑 칭찬하는 걸 그대로 믿으시겠습니까? 그런 축하의 장에서 헛소리를 하면 돈도 못 받을 텐데 말입니다.
화려한 그림이 주관사만이 그리는 것도 아닙니다. 또 다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한술 더 떠 2040년이면 스페이스X 매출이 3조 4,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봤습니다. 주관사도 아닌 곳이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야! 잠깐, 이 그래프에는 2040년 우주산업 전체 시장규모가 1조 달러인데, 스페이스X 매출이 이거보다 크다고?
모건스탠리 장난해?
'돈나무 누나' 캐시 우드의 ARK인베스트는 1조 7,500억 달러라는 몸값이 "각 사업부의 그럴듯한 성장 궤적에 근거한 정당한 값"이라 못 박았고, 실제로 자기 벤처펀드 자산의 17%를 스페이스X에 담아 최대 보유종목으로 들고 있습니다.
또 다른 거물, 배런캐피털의 론 배런 회장은 한술 더 뜹니다. 2017년 17억 달러를 처음 투자한 것이 지금은 평가액 150억 달러 이상으로 불었는데, 이게 그의 펀드에서 가장 비중이 큰 단일 종목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이번 공모에서 배정 물량과 별개로 10억 달러어치를 더 사들이겠다고 공언했고, "앞으로 10~15년 안에 스페이스X 한 회사의 가치가 최대 30조 달러에 이를 것이며, 이마저도 보수적인 추정"이라고 했습니다.
평소 열렬한 일론 머스크의 지지자인 그가 든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팰컨 9의 탑재 중량은 18톤이지만 차세대 스타십은 200톤, 단숨에 열 배가 넘는다는 것입니다. 배런은 이 압도적인 적재력이, 전기와 냉각수를 게걸스럽게 잡아먹는 AI 데이터센터를 아예 우주로 올려버리는 '궤도 데이터센터' 시대의 토대가 될 거라고 봅니다. 캐시 우드는 "수요가 게걸스러울 정도"라며 상장 초기 물량이 모자라 주가가 출렁일 거라고도 했습니다.
요컨대 "비싸다"는 쪽만큼이나, "그만한 값을 한다"며 진짜 돈을 거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으며 그에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투자의 역사에서 변곡점을 과소평가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기에, 이번 역시 비싸다는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주관사도 아닌 곳들까지 이렇게 용비어천가를 부르다니, 정말 뭐가 있기는 한 걸까요? 이럴 때는 양쪽을 다 저울에 올린 채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스페이스X의 주식을 얼마든지 살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있다고 칩시다. 일생일대의 기회라며, 어떻게든 영혼을 끌어 모아 사야 할 것만 같은 조바심이 들 수도 있습니다. 지금 사지 않는다면, 10년 전 테슬라를 사지 않고 ‘껄무새’가 된, 지금의 자신을 미래에 또다시 원망할 거라면서 올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연애에서 '이 남자다', 혹은 '이 여자다'라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 가장 위험할 수 있듯이,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덕왕의 깜냥에는 한계가 있고, 악마의 속삭임 같은 거대 투자기관들의 유혹과 돈나무 누나 등 업계에서 방귀 좀 뀌시는 분들의 논리를 파훼하기에 부족함이 있어, 방귀대장 뿡뿡이급의 존경받는 석학을 모셔오겠습니다.
거대 기관들이 말하는 "스페이스X는 적정 가치다"라는 주장의 반대편에는, 월스트리트가 가장 신뢰하는 가치평가의 대가 뉴욕대 애스워드 다모다란 교수가 있습니다. 그는 직접 쌀집 계산기를 두드려 스페이스X의 내재가치를 1조 2,200억에서 1조 2,900억 달러로 평가했습니다. 이는 공모가가 실제 가치보다 약 33% 비싸다는 결론입니다. 그리고 상장 서류가 내건 28조 5,000억 달러짜리 총시장 규모를 두고 "환상에 가깝다"라고 일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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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28조 5,000억 달러라는 숫자는 거의 미국 한 해 GDP에 맞먹습니다. 그중 AI 시장을 26조 5,000억 달러로 잡았는데, 다모다란이 보는 현실적인 AI 시장은 3조에서 4조 달러입니다. 거의 여덟 배를 부풀린 셈이지요. 마치 동네 분식집 사장님이 "지구인 80억 명이 다 떡볶이를 먹을 수 있으니 내 시장은 80억 인분"이라고 우기는 것과 비슷합니다. 먹을 사람들이 있다는 것과 내 가게에 올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 말이지요. 또 다른 신뢰받는 투자 리서치 기관인 모닝스타도 같은 이유로 적정가치를 절반 미만으로 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모다란 교수님도 한 수 접는, 이 바닥 대왕보스 워런 버핏 옹을 모셔보겠습니다. 이분은 공모주를 평생 거의 사지 않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2019년, 우버 상장을 두고 버핏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 54년간 버크셔가 신규 공모주를 산 적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이렇게 말씀하셨어도 버크셔는 2020년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인 ‘스노우플레이크’의 기업공개(IPO)에 참여해 약 2억 5,000만 달러어치를 샀습니다만, 이건 버크셔 역사상 사실상 전례가 없는 이례적인 '예외'로 두고두고 회자됩니다. 그마저도 버핏 본인이 직접 고른 게 아니라 그의 투자 부관(토드 콤스 또는 테드 웨슐러)이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니, 오히려 평소의 원칙을 증명해 주는 셈입니다. 더구나 그전까지 마지막으로 산 공모주가 1956년 포드였다고 하니, 거의 이 동네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것이지요.
할아버지, 거짓말쟁이! 안 산다고 했잖아요?
어쨌든 그가 든 이유가 탁월합니다.
"모든 매도 인센티브가 몰려 있고, 수수료도 높고, 동물적 흥분이 최고조에 달한 그 자리가, 그런 열기가 전혀 없는 다른 1,000개 종목보다 더 나을 거라는 발상은 말이 안 됩니다."
이 말에 공모주의 본질이 담겨 있습니다. 공모란, 회사가 자신을 팔기에 가장 좋은 시점을 골라, 솜씨 좋은 쇼호스트와 노련한 조명감독을 모시고, 가장 예쁜 화장을 하고 가장 멋진 옷을 차려입고서 주식시장이라는 사교계에 데뷔하는 행사입니다. 소개팅에 나온 상대를 떠올려 보십시오. 누구든 그날만큼은 평생 몇 번 없을 인생 최고의 모습으로 꾸미고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게 평소 모습이라 믿고 덜컥 결혼을 결심하면,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공모주가 딱 그렇습니다. 파는 사람이 모든 패를 쥔 채, 가장 비싸게 받을 수 있는 날을 골라잡은 것입니다.
앞 장에서 버핏 옹은 공모의 자리에 "모든 매도 인센티브가 몰려 있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무슨 뜻일까요? 이번 스페이스X 딜의 숫자를 들여다보면, 그 말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기업가치가 이렇게까지 부풀려지는 진짜 이유는 거창한 비전이나 성장성, 혹은 철학 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이 거래에 손대는 거의 모든 사람이, 가격이 높을수록 돈을 더 벌기 때문입니다. 다음 세 가지를 통해 그 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수수료의 구조입니다. 머스크는 주관사들을 상대로 수수료율을 0.75% 밑으로 후려치는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보통 미국 IPO 수수료가 4~7% 정도이며 초대형 딜도 1%는 넘는데, 머스크가 요구하는 0.75%는 2010년 미국 정부가 GM을 상장시키며 받아낸 역대 최저 기록과 맞먹습니다. 만약 성사된다면 "갑 중의 갑인 머스크가 월가를 쥐어짰다"는 무용담이 전설처럼 남겠지요.
그런데 머스크는 왜 수수료율을 낮추려고 ...

예 전하

되실 겁니다. 자세가 워낙 좋으시지 않습니까.

퇴근하면서 하편을 읽으니 속이 후련하네요.
이제 월드컵 볼 준비!⚽️

우고 퇴근
덕왕 출근
크로스!
월드컵 재밌게 보시기를.

머스크의 꿈을 응원합니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