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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철학노트 2편 : 빛과 건축 (뮤지엄'산'을 다녀와서)
All about the story사진으로 담은 일상

사진철학노트 2편 : 빛과 건축 (뮤지엄'산'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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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inshar
2025.04.12조회수 11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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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inshar
구독자 403명구독중 22명
Follow your instincts and go for it. -Joel Meyelowitz- 사진, 사이클링, 투자 좋아하는 치과의사입니다. 일상과 주변 사람을 소중하게 볼 줄 아는 내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합니다. 삶의 조각들과 지혜를 나누고 싶습니다.

시작하며...

변동성이 극에 달했던 한 주가 지나갔다. 고작 일주일이었지만, 누군가는 손실을 입었고 또 누군가는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나는 요즘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속 가능한 것은 무엇일까’를 자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이런 이벤트성 시장 변동에는 점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된다. 누군가는 이런 장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 경험이 과연 내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결국, 이런 시장에서 내 인생에 유의미한 수익이나 가치를 남길 수 있을지 고민해보면 결론은 ‘아니다’로 귀결된다. 그래서 요즘 같은 시기엔 오히려 병원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거나, 책을 읽거나, 사진을 찍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라고 정신승리 해본다.^^ 대출도 갚아야지……ㅜㅜ)


사진철학노트 1편 : 단순성에 대하여


그런 의미에서 지난 글에 이어 사진관련 글을 좀 써보겠다.



건축에 대한 관심


나는 건축물을 좋아한다. 비록 전공도 경력도 전혀 없지만, 건축 관련 서적이나 역사에 자연스레 관심이 간다. 건축은 인간이 만든 인공물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우리의 삶의 공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건축을 이해하는 것은 실생활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건축은 단지 공간의 기능을 넘어, 권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애플과 구글의 본사 사옥을 보라. 그 안에는 현시대 최고의 구조, 디자인, 엔지니어링이 집약되어 있다. 나는 종종 “네이처(Nature)를 쓰려면 네이처를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최고의 공간을 이해하려는 태도도 그 맥락과 같다. 세계가 만든 가장 정교하고 복합적인 공간을 읽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곧, 나의 안목을 키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감각을 넓히는 일이다. 그것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빛의 사용과 공간의 배치 등 일상의 수많은 문제들이 결국 건축과 맞닿아 있다. 이전에 ‘단순성’에 대해 다뤘던 적이 있는데, 나는 그 개념을 우리 병원의 인테리어에도 실제로 적용했었다.


L1003289.jpg

우리병원 대기실이다. 블랙앤 화이트 톤으로 색을 단순화시켰다. 빛의 색온도도 중요한데 전구색과 백색광의 중간색을 사용했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사진액자 프레임에 떨어지는 빛이 없다는 점이다. 원래 주인공에게는 빛이 들어와야하는데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색, 빛, 공간은 사람의 감정과 분위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그래서 이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을 믿는 편이라, 어디를 가든 디테일을 유심히 살펴본다. 예를 들면 매장에 쌓인 먼지나, 공간의 색감처럼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다.


이런 디테일까지 신경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일하는 태도도 다를 것이라 유추하게 된다. 인간의 생각은 알기 어렵지만,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떤 환경을 만들고 유지하는지를 보면 간접적으로나마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항상 디테일에 주의를 기울인다.


물론, 이 기준은 나 자신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 병원에 오는 사람들도 같은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인식하든 못하든 말이다.


오늘은 건축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인 ‘빛’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사실 ‘빛’이라는 주제는 너무도 방대해서 사진에서도 쉽지 않은 테마다. 그래서 이번에는 건축과 연결지어, 좀 더 집중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흑백사진에 대해

오늘 소개할 사진에는 흑백이 많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흑백사진에 대해 간단히 짚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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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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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GO
2025.04.12

뮤지엄 산 제가 매우 좋아하는 곳입니다. 제가 아내를 두 번째 만나던 날 데리고 간 곳이지요(꽤 먼데도 ㅎㅎ). 조만간 아들 데리고 또 가야겠네요. 그러보고니 ahinshar님과 뮤지엄 산(안도 다다오)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병원 대기실 너무너무 멋있네요!!!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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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inshar
작성자
2025.04.12

두번째 만나던 날 데리고 가시다니 찐 팬이시군요!ㅎ 아들이랑 가면 또다른 느낌일 것 같습니다.^^ 항상 피드백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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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밥도둑
2025.04.12

네이쳐를 써본 사람의 네이쳐 조언… 묵직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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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inshar
작성자
2025.04.12

네이처는 제 인생에 있어서 일종의 극경험(peak experience)인데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다시는 할 수 없는 경험이지만 이런 경험을 했음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네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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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hop
2025.04.12

흑백사진이 확실히 컬러사진과는 다른 감성이 있는 거 같네요.. 십자가 모양으로 빛이 들어오게 설계한 부분이 정말 인상 깊습니다. 좋은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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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inshar
작성자
2025.04.12

사진을 조금 매니악하게 들어가면 흑백이 점점 눈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SNS에 올리면 처참한 조회수가......ㅎ 다들 이런 사진보다는 눈에 확들어오는 '색감'에 더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그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항상 읽어주시고 피드백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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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로롱
2025.04.13

'내가 일하는 공간은 어떤 감정을 유도하고 있는가?' 근래 질문 중 가장 인상깊은 질문인 것 같습니다. 공간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인테리어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는데 그 본질을 명확히 해주신 것 같아 눈이 번쩍 떠지네요 ㅎㅎ 혹시 작성자님의 병원 대기실 인테리어는 어떤 감정을 유도하고 싶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항상 흥미로운 사진 관련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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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inshar
작성자
2025.04.13

‘내가 일하는 공간은 어떤 감정을 유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공감해주신 것만으로도 제 의도가 잘 전달된 것 같아 무척 기쁩니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많은 분들에게 긴장과 불안을 동반하는 장소입니다. 저는 그 감정을 최소화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 대기실은 안정감, 대칭, 그리고 조용한 배려를 바탕으로 설계했습니다. 곡선형 소파는 시각적으로 부드럽고 포근한 인상을 주고, 벽면의 중성톤은 머리를 비우는 듯한 차분함과 명료함을 유도합니다. 벽에 걸린 사진들은 제가 직접 찍은 것으로, 일상의 한 장면이지만 정제된 순간들이라 생각합니다. 양쪽 스피커와 사진이 좌우 대칭을 이루도록 배치한 것도 편안함을 느끼도록 하는 의도적인 구성입니다. 환자분들이 그 앞에 앉아 있을 때, 무언가를 감상하고 있다는 감정,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잠시 머물며 숨을 고르는 시간으로 느껴졌으면 했습니다. 또한 적절히 배치된 조명, 조용한 음악, 그리고 장식 하나하나에는 섬세함과 진심이 담겨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 병원은 디테일에 신경 쓰는 곳이구나’, ‘내가 소중히 여겨지고 있구나’ 라는 존중과 신뢰감이 자연스럽게 전달되기를 바랐습니다. 관심 있게 읽어주시고 이렇게 질문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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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로롱
2025.04.14

답변을 토대로 제 공간에 대한 사유를 깊이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인테리어에 대한 에너지가 올라오네요 ㅎㅎ 섬세함과 진심을 담아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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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n
2025.04.13

안도 타다오! 제일 좋아하는 건축가에요! 작년에 건축물이 너무 궁금해 나오시마섬의 지중미술관에 다녀왔었어요. 그안에있는 모네의 작품들보다 건축물에 반해 한참을 만지고 쳐다봤던 기억이 납니다 . 콘크리트와 빛 만으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최고의 건축가같아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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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갤러리 사진선정 후기

시작하며 진료중 날아온 메일......스팸인줄 알았다. 편의상 반말을 사용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최근들어 사진에 조금 더 몰입하고 있다. 하루중 사진생각을 하는 시간이 절반은 넘는 것 같다. 진료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사진과 관련된 글을 읽거나 사진을 보는데 할애하고 있다. 이제 취미의 영역은 조금 벗어났다는 생각마저 든다. 나는 하나에 몰입하면 다른 것들은 잘 못하는 스타일이다......그래서 요즘에 투자공부에는 조금 소홀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와중에 좋은 소식이 날아왔다. 작년부터 꾸준히 라이카 갤러리에 사진을 응모해보고 있는데 어제 처음으로 선정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사진생활에 가장 기쁜 순간이 아닐까 싶다. 내 사진이 전세계 최고의 사진사이트에 소개되었으니 말이다. 내 사진이 갤러리에 박제되다니ㄷㄷ.....보고도 믿기질 않는다.(링크) 기쁜 일이니 관련 후기를 조금 적어볼까 한다. 라이카 갤러리가 뭐하는 곳? 라이카 홈페이지. 영감을 주는 사진들이 정말 많다. 나도 항상 보면서 영감을 많이 받고 있다. 한번쯤 방문해봐도 후회하지 않을 사이트(링크) 사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라이카를 들어봤을 것이다. 비싼카메라, 빨간딱지 등의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카메라 브랜드이다. 최초의 휴대용 35mm 카메라인 우르라이카를 개발한 곳이자 17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명실상부 최고의 카메라 브랜드다. 대단한 것은 그 헤리티지를 유지하기 위해 현재까지 생산된 모든 제품의 부품을 아직까지 소장하고 A/S를 해준다. 단종된 카메라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휴대용 카메라의 혁명이었던 우르라이카. 광학자 바르낙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제품으로 모든 라이카는 이 카메라의 변주이다. 출처: https://www.designsori.com/zero/1168631 사실, 라이카는 높은 가격 때문에 사진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은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 돈이면 다른 걸 사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가격대라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라이카를 쓰는 이유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다음에 따로 포스팅하겠다. 어쨌든, 최고의 카메라 브랜드답게 이 사이트에 올라오는 사진의 퀄리티는 최상급이다. 전 세계 6만여 명의 라이카 유저가 사진을 업로드할 수 있으며, 이 중 에디터 팀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사진만이 홈페이지에 게재된다. 사진 선정은 비유하자면 금·은·동 3단계로 나뉜다. • 동메달 (Selection) : 수준 높은 사진들 • 은메달 (MasterShot) : 최고의 사진 • 금메달 (Picture of the Week) : 그 주 최고의 사진 (연간 50장 선정) 내가 선정된 부분은 Selection(동메달)이다. Picture of the Week(금메달)로 선정된 사진은 매월 정기 발행되는 라이카 잡지의 프린트 버전에 실린다. 프린트 버전에 실린다는 건 곧 라이카 역사에 박제된다는 의미이니, 가문의 영광이 될 것이다. 내 경험상, 사진이 선정되기는 쉽지 않다. 하루 최대 10장까지만 업로드할 수 있는 제한이 있어 물량 공세는 불가능하다. 단순 계산으로 6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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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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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익숙해진 나에게 서울 방문은 언제나 고되다. 익숙하지 않은 잠자리와 번거로운 이동, 그리고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사람들까지… 여러 가지가 불편하다. 대학생 때부터 수련의 시절, 그리고 결혼 이후까지 10년 넘게 서울에서 지냈음에도 말이다. 이제 나에게 서울은 여행지가 되었다. 북촌과 삼청동. 내가 결혼식을 올린 곳이자 젊은 시절부터 많은 추억이 담긴 장소다. 그럼에도 몇 년 만의 방문이라 모든 것이 낯설다. 아침부터 카메라를 챙겨 들고 거리로 나선다. 이 낯설음을 나만의 시선으로 담기 위해서 말이다. 환상적인 빛들의 향연이다. 건물벽면의 반짝임과 바닥의 그림자를 관찰해본다. 그림자의 방향성과 그림자 내부에 생기는 작은 색감의 변화등을 포착해 본다. 빛을 세심하게 다루는 연습의 일환이다. 식당으로 들어오는 강한 대비의 채광을 바라본다. 나는 방향성을 보이는 이런 빛들을 좋아한다. 인생도 이렇게 방향성이 뚜렷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검은 고양이를 품은 따스한 햇살과 그 대비가 주는 아름다움을 감상해본다. 빛은 광자이자 물질이다. 빛에 의미를 담기 전에 빛 자체를 물질로서 바라보아야 한다. 빛의 질감, 색과 그림자 등. 이걸 인식하지 못한다면 사진에 의미를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나치는 쿠키가게의 색감과 그림자를 바라본다. 빛들의 대비는 평범한 장면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런 빛들은 나에게 오라고 손짓을 하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이리와. 난 특별해. 이 걸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 있는 너도 특별해질 수 있어. 나를 카메라에 담아줘'' 라고 속삭이는 기분마저 든다. 한옥 지붕과 도시의 조화를 감상하기도 한다. 이런 시간성의 대비를 주는 장면도 좋아한다. 북촌에서만 느낄 수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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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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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Light 반복속의 변화들

우리 집은 남동향이어서 아침에 창가를 통해 들어오는 빛은 길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창을 통한 직사광의 대비, 커튼을 통한 확산광의 부드러움. 이 시간은 나 같은 빛 사냥꾼에게는 축복같은 시간이다. 사방이 사냥감이니 말이다. 가만히 앉아서 퍼지는 빛들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병원과 집만 왔다갔다하는 점방생활을 한다. 나는 술담배도 하지않고 일하고 쉬고 하는게 생활의 전부다. 매일의 반복 속에 숨겨진 변화들을 발견하곤 한다. 변화하는 빛과 풍경들이 보이고 발치실력의 미묘한 변화들이 느껴진다. 그래서 반복된 일상이 지겹지 만은 않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고 갈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변화가 느껴질 리 없다. 나에게 반복된 일상은 측복이다. 젊을 때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인맥이란 이름으로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할 때도 있었다. 40대가 되면서 느끼는건 사람은 결국 혼자라는거다. 자신의 내면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사람은 누구를 만나도 마찬가지일거다. 기회와 인연이 된다면 지인들을 만나지만 억지를 부리려 하지는 않는다. 누군가에게 배풀기는 하지만 무언가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내곁에 있는 가족과 직원들에게 더 신경쓰려 한다. 하지만 이런 인연들도 영원한 것은 아니란 것을 가끔 생각한다.    우리 병원 운영도 이와 맥이 닿아 있다. 의뢰주시는 병원에는 최선을 다하지만 의뢰를 해달라 요청하진 않는다. 무언가에 의존하게 되면 그에 따른 대가가 있기 마련이다. 사람의 일이란 필요에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어서 내가 실력과 인성을 갖추고 있다면 언젠가 인연이 닿을거라 믿는다. 발치 환자들에게도 발치를 강요하지 않는다. 발치가 필요하신 분들에게는 상황과 예후를 설명드리고 최선을 다해서 해드리지만 의구심을 가지는 분들은 억지로 하지 않는다. 사랑니발치가 응급으로 해야할 일은 아니다. 빛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음을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오늘도 감사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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