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철학노트 2편 : 빛과 건축 (뮤지엄'산'을 다녀와서)




변동성이 극에 달했던 한 주가 지나갔다. 고작 일주일이었지만, 누군가는 손실을 입었고 또 누군가는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나는 요즘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속 가능한 것은 무엇일까’를 자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이런 이벤트성 시장 변동에는 점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된다. 누군가는 이런 장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 경험이 과연 내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결국, 이런 시장에서 내 인생에 유의미한 수익이나 가치를 남길 수 있을지 고민해보면 결론은 ‘아니다’로 귀결된다. 그래서 요즘 같은 시기엔 오히려 병원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거나, 책을 읽거나, 사진을 찍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라고 정신승리 해본다.^^ 대출도 갚아야지……ㅜㅜ)
그런 의미에서 지난 글에 이어 사진관련 글을 좀 써보겠다.
나는 건축물을 좋아한다. 비록 전공도 경력도 전혀 없지만, 건축 관련 서적이나 역사에 자연스레 관심이 간다. 건축은 인간이 만든 인공물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우리의 삶의 공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건축을 이해하는 것은 실생활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건축은 단지 공간의 기능을 넘어, 권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애플과 구글의 본사 사옥을 보라. 그 안에는 현시대 최고의 구조, 디자인, 엔지니어링이 집약되어 있다. 나는 종종 “네이처(Nature)를 쓰려면 네이처를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최고의 공간을 이해하려는 태도도 그 맥락과 같다. 세계가 만든 가장 정교하고 복합적인 공간을 읽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곧, 나의 안목을 키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감각을 넓히는 일이다. 그것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빛의 사용과 공간의 배치 등 일상의 수많은 문제들이 결국 건축과 맞닿아 있다. 이전에 ‘단순성’에 대해 다뤘던 적이 있는데, 나는 그 개념을 우리 병원의 인테리어에도 실제로 적용했었다.

우리병원 대기실이다. 블랙앤 화이트 톤으로 색을 단순화시켰다. 빛의 색온도도 중요한데 전구색과 백색광의 중간색을 사용했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사진액자 프레임에 떨어지는 빛이 없다는 점이다. 원래 주인공에게는 빛이 들어와야하는데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색, 빛, 공간은 사람의 감정과 분위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그래서 이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을 믿는 편이라, 어디를 가든 디테일을 유심히 살펴본다. 예를 들면 매장에 쌓인 먼지나, 공간의 색감처럼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다.
이런 디테일까지 신경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일하는 태도도 다를 것이라 유추하게 된다. 인간의 생각은 알기 어렵지만,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떤 환경을 만들고 유지하는지를 보면 간접적으로나마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항상 디테일에 주의를 기울인다.
물론, 이 기준은 나 자신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 병원에 오는 사람들도 같은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인식하든 못하든 말이다.
오늘은 건축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인 ‘빛’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사실 ‘빛’이라는 주제는 너무도 방대해서 사진에서도 쉽지 않은 테마다. 그래서 이번에는 건축과 연결지어, 좀 더 집중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오늘 소개할 사진에는 흑백이 많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흑백사진에 대해 간단히 짚고 ...

뮤지엄 산 제가 매우 좋아하는 곳입니다. 제가 아내를 두 번째 만나던 날 데리고 간 곳이지요(꽤 먼데도 ㅎㅎ). 조만간 아들 데리고 또 가야겠네요. 그러보고니 ahinshar님과 뮤지엄 산(안도 다다오)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병원 대기실 너무너무 멋있네요!!!

두번째 만나던 날 데리고 가시다니 찐 팬이시군요!ㅎ 아들이랑 가면 또다른 느낌일 것 같습니다.^^ 항상 피드백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되세요!!

네이쳐를 써본 사람의 네이쳐 조언… 묵직하다 !

네이처는 제 인생에 있어서 일종의 극경험(peak experience)인데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다시는 할 수 없는 경험이지만 이런 경험을 했음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네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되세요!

흑백사진이 확실히 컬러사진과는 다른 감성이 있는 거 같네요.. 십자가 모양으로 빛이 들어오게 설계한 부분이 정말 인상 깊습니다. 좋은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사진을 조금 매니악하게 들어가면 흑백이 점점 눈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SNS에 올리면 처참한 조회수가......ㅎ 다들 이런 사진보다는 눈에 확들어오는 '색감'에 더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그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항상 읽어주시고 피드백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 되세요!

'내가 일하는 공간은 어떤 감정을 유도하고 있는가?' 근래 질문 중 가장 인상깊은 질문인 것 같습니다. 공간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인테리어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는데 그 본질을 명확히 해주신 것 같아 눈이 번쩍 떠지네요 ㅎㅎ 혹시 작성자님의 병원 대기실 인테리어는 어떤 감정을 유도하고 싶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항상 흥미로운 사진 관련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일하는 공간은 어떤 감정을 유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공감해주신 것만으로도 제 의도가 잘 전달된 것 같아 무척 기쁩니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많은 분들에게 긴장과 불안을 동반하는 장소입니다. 저는 그 감정을 최소화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 대기실은 안정감, 대칭, 그리고 조용한 배려를 바탕으로 설계했습니다. 곡선형 소파는 시각적으로 부드럽고 포근한 인상을 주고, 벽면의 중성톤은 머리를 비우는 듯한 차분함과 명료함을 유도합니다. 벽에 걸린 사진들은 제가 직접 찍은 것으로, 일상의 한 장면이지만 정제된 순간들이라 생각합니다. 양쪽 스피커와 사진이 좌우 대칭을 이루도록 배치한 것도 편안함을 느끼도록 하는 의도적인 구성입니다. 환자분들이 그 앞에 앉아 있을 때, 무언가를 감상하고 있다는 감정,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잠시 머물며 숨을 고르는 시간으로 느껴졌으면 했습니다. 또한 적절히 배치된 조명, 조용한 음악, 그리고 장식 하나하나에는 섬세함과 진심이 담겨 있기를 바랐습니다. ‘이 병원은 디테일에 신경 쓰는 곳이구나’, ‘내가 소중히 여겨지고 있구나’ 라는 존중과 신뢰감이 자연스럽게 전달되기를 바랐습니다. 관심 있게 읽어주시고 이렇게 질문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편안한 주말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답변을 토대로 제 공간에 대한 사유를 깊이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인테리어에 대한 에너지가 올라오네요 ㅎㅎ 섬세함과 진심을 담아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도 타다오! 제일 좋아하는 건축가에요! 작년에 건축물이 너무 궁금해 나오시마섬의 지중미술관에 다녀왔었어요. 그안에있는 모네의 작품들보다 건축물에 반해 한참을 만지고 쳐다봤던 기억이 납니다 . 콘크리트와 빛 만으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최고의 건축가같아요 정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