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마스터샷 선정 후기





어제 오후 날아온 메일......마스터샷이라니ㅎㄷㄷ. 'Very Best'....... 가문의 영광이다.
사실 조금 놀랐다. 이 사진을 위해 며칠 동안 촬영을 반복하긴 했지만, 마스터샷에까지 선정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동안 쌓여온 작업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은 인정받은 것 같아, 내심 기쁘다. 참고로, 마스터샷은 이전글에서 설명한 적이 있지만 간단히 말하면 라이카 갤러리의 ‘은메달’ 격이다. 온라인 갤러리에 업로드되는 모든 사진 중 1주일에 30장 내외로만 선정되는 사진들이다. 선정된 사진들 중에서도 주목할만한 사진인 것이다.
여전히 내가 사진을 ‘잘 찍는다’는 확신은 들지 않는다. 다만 ‘나만의 사진을 찍고 있다’는 자각은 분명히 있다. 남들이 별 가치 없다고 느끼는 것들을 담고 있지만, 그 사진이 누군가의 감정에 조금이라도 동요를 일으킬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사진은 여전히 어렵고, 매일같이 실패하고 있다. 정말이다. 매일 엉망인 사진들이 쌓여간다. 그럼에도 이렇게 마스터샷에 선정되는 순간이 있다는 건, 비록 느리더라도 내 작업의 방향은 잘 잡고 있다는 증거 같아 위안이 된다.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다 보면, 가끔은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의 해설을 듣고 싶어진다. 왜 이 장면을 골랐는지, 어떤 감정이었는지, 작업 방식은 어땠는지 등등. 묻고 싶은 게 정말 많다. 그래서 나 역시 언젠가 인정받는 사진을 찍게 된다면, 누군가에게 그 과정을 설명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하지만 가장 좋은 사진은 설명이 필요없는 사진이긴 하다.......
최근 가장 감명 깊게 읽고, 큰 영감을 받은 책이다. 제이 마이젤(Jay Maisel)이라는 미국 사진작가의 사진 에세이집인데, 사실 ‘사진 에세이’라기보다는 사진에 대한 간결한 해설서에 더 가깝다.
책 속에는 그가 찍은 한 장의 인상적인 사진들—위의 사진은 물에 비친 주황색 건물의 반영과 분수 바닥의 동전들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빛의 장면—이 실려 있다. 그 사진들을 찍기까지의 접근 방식, 관찰법, 그리고 사진을 대하는 태도가 정리돼 있는데, 내게는 마치 보물창고 같은 책이다.
제이 마이젤은 타임지 표지부터 수많은 광고까지 작업한 미국 내에서는 매우 유명한 사진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가다. 이 책도 2015년에 발간됐지만 아직도 초판 1쇄이고, 아마 초판 물량이 다 소진되면 절판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엄청난(내기준에는....)작가의 책이 10년동안 1쇄도 안팔리다니......참 사진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기는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
읽는 내내 공감되는 지점이 정말 많았고, 실제로 나의 작업 방식과 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짧지만 나의 사진 인생을 통틀어, 지금까지 가장 강한 영향을 준 작가라고 확신한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도 사진내공이 쌓이면 이런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나의 사진이 마스터샷으로 선정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선정된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짧게나마 공유해보려 한다.
3월 중순, 처음으로 라이카 갤러리에 사진이 선정된 이후로도 꾸준히 사진을 찍고, 계속해서 투고를 이어갔다. 개인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했던 사진들이 선정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고, 시간과 고민을 많이 들였음에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순간들이 이어졌다. 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진에 쏟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성과도 비례할 것이다’라는 작은 자만도 생겼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며 경험했듯, 세상 일은 언제나 의도대로,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특히 ‘선정될 만한’ 사진을 의도적으로 찍으려 할수록 오히려 더 선정되지 않았다. 반대로, 우연히 발견한 장면을 자연스럽게 포착했을 때 좋은 결과가 따랐다. 그 과정에서 사진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 대해서도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억지를 부리지 않고 나만의 시선이 가는 곳 에 머무를 것. 그리고 그 시선이 만들어내는 장면 해석을 일관되게 이어갈 것.
그 무렵부터는 사진을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찍기 시작했다. ‘잘 찍어야 한다’는 압박보다는, 내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순간과 시선을 스스로 훈련하고 개발하는 것에 집중했다. 지금은 다작보다는 신중함을 택하고 있고, 일주일에 10장 정도만 골라 올리려 노력 중이다.
내가 투고한 사진들이 내 계정에 모여 있다. 나의 시선과 감성을 아카이빙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 조금은 사진의 분위기가 통일된 느낌이 들고 있다.
특히 요즘은,...

색감과 구도가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힘이 되네요. 즐거운 주말되세요!

마스터 ! 축하드립니다 ! 다음은 금메달 !

금메달은 넘사벽이.......꾸준히 작업해보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선정될 만한’ 사진을 의도적으로 찍으려 할수록 오히려 더 선정되지 않았다. 반대로, 우연히 발견한 장면을 자연스럽게 포착했을 때 좋은 결과가 따랐다. 그 과정에서 사진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 대해서도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억지를 부리지 않고 나만의 시선이 가는 곳 에 머무를 것. 그리고 그 시선이 만들어내는 장면 해석을 일관되게 이어갈 것. 이 부분은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힌 곳입니다. 제가 잘 못 생각하던 어떤 것을 바로잡을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 글입니다. 철학적 사고를 통해서 반성을 하게된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글에서 무언가를 느끼셨다니 너무 감사한 일이네요. 항상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편안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무심코 지나칠만한 것들을 찍으시는 데 저렇게 멋있는 사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무심코 지나칠만한 종목들도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와도 일맥상통하네요 ㅎㅎ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세상 모든 일이 '작은 것들'을 신경쓰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읽어주시고 따뜻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