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00년대 초반 학번이다. 그래도 당시엔 대학의 총학생회는 어딜가나 전부 다 소위 운동권이었더랬다. 뭔가 학교에서 총학이 주도하는 행사가 있으면 그게 당연한 것 처럼 보였고, 미군철수라던지, 민족해방이라던지....요새 '좌파' (라고 하고싶진 않지만 편의상)들이 하는 말들을 그때도 많이들 했다.
고등학교시절 공산당선언을 읽어본 적이 있었는데, 왜인지 그것때문에 그쪽 선배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거의 휩쓸리다시피 무슨 모임을 만들었고, 근현대사 스터디를 한 적이 있었다. 배우는 내용은 해방 이후의 역사들인데, 대강의 기조는 역시나 지금의 좌파들이 잘 이야기하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한국전쟁은 대리전이고, 우리는 미국의 식민지나 다름없고, 체제의 정통성은 북한에 있고, 남한은 친일파들과 미국이 짬짜미 해서 만들어낸 정권이고…북한과 남한 민족이 강대국들에게서 해방되어야 하고...등등등... 그런시각이었다.
여담) 오래전에 뉴욕타임스에 한강 작가가 쓴 글이, 그가 노벨상을 타면서 다시 한번 회자되었는데, 그 글에서 전반적으로 보이는 시각도 딱 운동권 스러운 시각이었더랬다. (나는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탔던 시절부터 알았기에 그 글도 이미 예전에 읽어보긴 했었다 )뭐 강대국들의 놀음에 우리 민족이 놀아나고 등등... 뭐랄까 나보다 10년 20년쯤 나이가 더 먹은, 대학 물 좀 먹은 양반들의 전반적인 시각이 다 그런식인거 같더라.
그렇게 근현대사 스터디라는 것을 선배들의 주도로 하긴 했는데, 영 나는 재미가 없는거다. 내가 딱히 원하던 것을 배우는 것도 아니고, 딱히 시국이 그렇게 엄혹한거 같지도 않고, 민주주의는 되었고, 정권교체도 되었고 잘 모르겠는거다. 길가에는 미선이 효순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