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4법




얼마나 사람들이 이걸 알까나 모르겠다만, 양곡관리법을 포함한 농업4법이 또 언론에 나왔다.
이 법은 예전부터 민주당이 협의없이 강행했던 법안 중 하나인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것이다. 민주당은 이러한 법인이 거부된 것을 두고 계속 공격을 했었다. 거부권을 남발하면서 민생을 돌보지 않고 등등등...
그런 법이 이번에 또 나왔다. 이제는 대통령이 아니라 한덕수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거 같다고 한다. 내가보기엔 이거 거부권 쓰면 아마도 민주당은 한덕수 권한대행도 탄핵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거 아니어도 탄핵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고 있긴 했다.
양곡관리법이 무엇인지 대충 보자. 정부가 이 법안(들)을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이다. 쌀 가격이 기준치보다 내려가면 초과생산량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다 사야하고, 농산물 가격이 기준치보다 내려가면 나머지 금액을 정부가 보전해야 하는 것이다.
시장원리를 아예 무시하는 법안이다. 이게 얼마나 이상한지를 ...


농사를 지어보신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정부/농협 수매가 없으면 포기하는 농민들이 엄청날겁니다... 규모만 비교해봐도 몇십년째 제자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수매를 한다 한들 농민들 손에 떨어지는건 얼마 안되거든요. 품종개량이나, 농업 교육/지원 등 산업에 대해 지원도 있긴 합니다만... 시장에 자율로 맡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 무조건적인 수매는 아닙니다. 상품성이 없는 경우 수매 안해갑니다.

맞아요. 말씀하신것처럼 정부 수매가 아예 없어지면 농업에 타격이 분명 있을거예요. 저도 완전히 시장에 맡기자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아요. 예전에도, 지금도 정부 수매는 계속 존재해 왔었어요. 지금까지는 정부에서 수매 규모를 정하고, 이것을 사료용이나 주정을 만드는데 싸게 풀어왔어요. 어쨌든 농업은 유지해야 하니까요. 연간 1.5조내외로 지출이 있었고요. 점점 쌀 소비가 줄고, 보관비는 늘어나면서 이 비용은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제가 보는 문제는 이런 수매를 '의무적이고 무제한으로' 바꾼다는 것에 있어요. 이렇게 되면 당장 관련 지출이 급증하게 될 것이고, 개별적인 사업자 수준에서도 개선을 하려는 의지를 아예 제거한다고 보기 때문이예요. 지금이야 정부에서 적정한 수준을 정해서 탄력적으로 할 수 있는데, 이걸 무제한으로 법에서 정해버리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돌려놓기는 불가능해져요.

타격이 분명 있을 거라고요? 그 수준이 아닙니다. 농업 생태계 망하는데 5년도 안걸릴겁니다 ㅎㅎ.. 지금도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보시나요? 농민분들 다 여기저기서 정보교환 하고, 수매대상 품목들 농사 짓더라도 한푼이라도 더 벌어보려고 수매 기준 품질에 맞추기 + 수확량 늘리기 엄청 고생합니다. 그렇게 해도 대부분 인건비도 못벌어가요. 인건비도 안나오는거 왜 하냐? 생계유지를 위해서 대안이 없으니까요. 시골에 나이먹고 일자리가 있나요. 인프라가 있나요. 그냥 죽어야 할까요. 아무것도 안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슬프네요. 법으로 정해서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 보완하면 됩니다. 너무 정치적으로 접근하시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이 20% 아래입니다. 나머지 80%는 미국, 러시아, 남아메리카 등에서 식량을 사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전쟁이라도 나면 어떡할까요? 우리나라는 실질적으로 섬나라와 다름 없습니다. 육지로 연결된 북한이 주요 적국인 입장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해상 공중 말고는 식량을 들일 방법이 없죠. 물론 우리나라가 북한에 비해 압도적인 군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쟁이 날 일은 없겠죠. 하지만 안보위협 상황에서 곡물 가격은 널뛸겁니다. 그러면 경제적 타격이 심할 것이고요. 언제나 경계해야할 부분입니다. 전쟁이 나지 않아도 국내 자급 시장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말씀하신 대로 시장의 원리에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경쟁력이 없으면 비싸게 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조금이라도 생산하면 가격 결정력이 높아집니다. "너네한테 안사도 우리가 생산 늘리면 된다"고 딜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100%다 수입한다? 그러면 판매자측이 우위에 섭니다. 곡물을 계속 자동차나 신발에 비유하는데, 자동차나 신발은 없어도 살지만 곡물은 없으면 죽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가격 결정력에서 한없이 밀릴 수밖에 없죠. "인위적인 보조금은 시장 경제를 망친다. 시장에서 알아서 클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건 시장의 '시'자도 모르는 소리입니다. 지금 전세계에서 어느나라가 오직 시장의 자유에만 맡기나요? 그건 이미 100년도 전에 시장의 실패 사례로 끝난 논쟁입니다. 전세계 곡물 거래의 80%를 단 4개의 회사가 점령하고 있는 건 아시나요? 그 회사들은 전세계에 농장을 보유하거나 거래하고 있으면서 수십수백조원 수준의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반도체로 따지면 인텔 삼성 TSMC 다 합친것 만큼 강한 상대들입니다. 이들 대상으로 알아서 경쟁해서 살아남으라? ㅎㅎ 그저 웃지요. 괜히 농업 전문가들이 양곡관리법을 울부짓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정부에서 무제한 사주는 게 문제가 된다, 혹은 그게 돈이 된다 생각하면 누구든 뛰어 들면 됩니다. 농사 지을 자유가 있기 때문이죠. 현실은 어떻죠? 지금 젊은 농업인이 없어요. 무제한 한다고 농사 지을 사람들이 갑자기 생기지 않습니다. 지금은 어떻게든 파괴된 생태계를 살리는 게 급선무죠. 지금도 생태계가 괴멸했는데, 그놈의 자유 경쟁 타령만 하면 언제 농업을 지키나요? 다 지키고 난다음에 문제가 생기면, 그 때 또 다시 조절해도 됩니다. 지금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게 급선무입니다.

음... 저는 농업을 완전경쟁으로 하자고 말 한 적은 없습니다. 자급시장을 완전히 버리자고 한 적도 없고, 100%수입이 다 좋다고 한 적도 없습니다. 확대해석하면 곤란합니다 ㅎㅎㅎ 그리고 젊은 농업인이 없다던지, 안보라던지...특정 산업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던지...이런것들은 꼭 농업 아니어도 많다고 봅니다. 당장 제가 있는 산업(제조업)도 무너지고 있어요 ㅎㅎㅎ 우리나라 에너지 자급은 식량보다도 안됩니다. 제가보기엔 당장 더 급한 것이 무어냐고 한다면 농업보다는 에너지에 있는거 같습니다. 발등에 떨어진 불. 에너지로 가면 더더욱 급합니다. 에너지와 정치까지 엮으면 또 할말이 있지만 이건 그만둘게요. 요는 자원은 언제나 부족하다는 것이고,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 국가가 농산물에 있어 무제한의 매수까지 법까지 제정해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안된다는 겁니다. 지금도 농업을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고, 그것도 계속 간당간당한데 왜자꾸 감당이 안될 결정을 하느냐 이겁니다. (그리고 그걸 왜이렇게까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느냐 이겁니다) 결정적으로 저는 유제품 시장이 돌아가는 걸 보고 느낀 바가 있기도 해서입니다. 이미 유제품은 경쟁력을 상실한지 오래인데, 이제 26년부터 관세가 없어지면 더 빠르게 위협받을겁니다. 그리고 그동안 이렇게까지 경쟁력을 잃게 된 원인으로 저는 과도한 보조금으로 인한 체질 개선의 실패가 크다고 보는겁니다. 앞서 두분께서 말씀하신 내용들, 제가 있는 업종으로 치환해서 놓고 봐도 저도 똑같이 말 할 수 있습니다. 여기도 젊은이 없고, 점점 노인네들만 쌓여 가고 있고, 외국인 없으면 일이 돌아가지 않아요. 물론 먹는것에 비할 바 아니지만 국가산업의 뿌리가 되는 업종입니다. 여기도 사장님들 빚 내가면서 기계사거나 30년 넘어가는 기계 혼자서 돌리고 있어요. 여기도 지원금이 있어요. 그런데, 저정도로는 아니예요.

의사결정 분지도는 굴복당하지 아니하는 법이죠

아핫...!! 저도 이안님 사고체계를 더 배우고 싶은데...글좀 더 올려주세요...!!

https://blog.valley.town/@structure/post/676017f2b4e6a648e3ce7782

농부는 엄밀히 말하면 자본주의자가 아닙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판다고 해서 자본주의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농업을 국방에 비유하면 이를 이해하기 쉽습니다. 국방은 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기능하며, 그 외엔 생산성이 없는 비효율적인 활동입니다. 시장 논리로는 도저히 만들 수 없을 수백억 원 짜리 전투기, 대륙 간 탄도 미사일과 같은 기계를 국가의 자원을 끌어모아 만들어 냅니다. 개발비와 수고를 생각하면 3세계 용병을 데려와 쓰고 무기도 해외 수입하면 되지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왜내하면 그것이 단기적으로 비효율적인 자원 할당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농업도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면 협상력이 떨어지고 결국 비싼 값에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산정법과 예산 집행의 성격(직접 지원, 대출 등)에 따라 좀 다를 수 있으나 EU의 경우, 국방비보다 농업 보조금이 더 많습니다. 이러한 정책이 생기는 것은 농민의 정치적 영향력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 보았을 때 자주국방이 필요한 이유와 마찬가지로 자국 농업 보조금이 그나마 저렴한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앞의 댓글들도 그렇지만 다들 계속 같은 이야기만 하네요. - '식량은 국가기반산업으로 취급되기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말만 변형해서 자꾸 되풀이 하는데, 이미 농업에 대한 정부 보조는 계속 존재했었고, 그걸 반대하지도 않습니다. - 문제는 저 법은 찰리 멍거가 지적하는 '사기를 치기 쉽게 만드는 시스템'을 만드는 법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겁니다. - '일단 제정하고 나서 나중에 문제되면 바꾸면 된다' 말은 쉽지요. 단통법 바꾸는데도 10년 걸렸습니다. 쉽지 않습니다. - 해외의존도...이런거 따질거면 제가보기엔 농업보단 지금 에너지가 훨씬 더 급합니다. 에너지 민영화 머지 않았습니다. - 왜 정부 각료들이 이 법이 나올때마다 계속 거부할까요? 그냥 민주당이 싫어서 그럴까요?

듣고 보니 너무 원론적인 생각만 하던 것 같고 선생님 말이 그럴 듯해서 좀 찾아보았습니다. 일단 몇십분 인터넷 서핑해본 결과 드는 의문점은 1. 이런 저런 면을 고려해도 농업에 대한 보호가 지나치다. 2. 근데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고 많이들 그런다. 3. 전문가들도 식량 안보라고만 하고 다들 명확한 이유를 주지 않는다. 일본이 비슷한 법(대층 수입 금지, 자국 산업 보호)을 하다가 쌀값 폭등으로 고생하는 것은 일반적인 입장에서 이해가 안 갑니다. "쌀이 부족해서 폭등하면 수입을 하지.." 생각하다가도 "아! 우리도 마찬가지네"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은 시골에 땅을 보러 갔더니 농업인 자격만 취득하려고 300평 사서 땅은 동네 주민에게 계약서 없이 임대를 놓고 보조금만 받아가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농업 보조금 정책이 사기가 많고 쉬운 환경인 것은 99% 맞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작물을 심지도 않고 자연 재해로 못 심었다고 우기는 보험사기가 빈번하고요. 특정 작물의 과잉 생산을 유발하는 정책들을 보면 과잉 생산된 작물들이 보통 바이오 에탄올, 사료, 값싼 당류의 식품 첨가제 등으로 활용됩니다. 특히 미국의 바이오 에탄올은 생산에 들어가는 화석 연료가 그것이 대체하는 화석 연료보다 많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국가들이 농업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유별난 보호조치를 보입니다. 농민 단체와 기업 카르텔이 정치권에 가하는 압박과 로비 때문이라\면, 더 강한 카르텔을 가진 산업들이 자유 경쟁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의아합니다. 아무리 카르텔이 강해도, 초장기적으로 경제성을 이기는 카르텔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국가에서 수십 년 간 이런 경향을 보여온 데에는 경제성에 대해 제가 놓치고 있는 것 같아서 나름의 이유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제 생각은 결국 이전 입장과 비슷합니다. 그런 구조가 가지는 나름의 간접적 경제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과잉 생산된 작물에서 얻은 당류와 사료로 키운 동물이 음식 산업 전반에 단일 품종화 + 정크푸드화를 일으켜 보조금 분 이상으로 식품 값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는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오히려 '보조금을 끊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농업 시장을 만드는 것'이 (저품질화를 대가로 얻은) 식품 가격의 안정화와 경제성을 이기는 것이 이례적인 듯 합니다. 자연환경, 인구, 산업 구조 등이 잘 맞았던 뉴질랜드가 특이한 사례인 듯 하고요. 그러나 농사 짓기 좋다는 미국 땅에서도 그런 형태의 농업이 자리 잡지 못한 것을 보면 현대의 대한민국에서 농업은 타고 나기를 아픈 손가락이려나요..;; 그렇기 때문에 시장주의자와 사회(?)/분배/개입주의자가 견제와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한쪽이 상당한 우세를 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