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달은 불평등을 낳을까요?




제가 사는 동네는 지방 소도시인데, 몇십년? 전까지는 서울까지 고속도로로 한방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고속도로만 타고 서울로 올라가려면 한참을 빙 둘러 가야만 했었지요. 그래서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에 가려면 국도를 타고 두어시간 가다가 비로소 경부고속도로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고속도로가 뚫리게 되었지요. 서울까지 가는 시간도 많이 줄었지만, 길도 훨씬 편해지니 자차로 돌아다니기도 정말 편해졌지요. 어느새 주말에는 수도권에 올라가는 사람도 많아졌고, 어디 놀러다니기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우리 같은 소비자의 입장에선 이게 좋은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생산자의 입장에선 이게 그리 호재는 아니더라고요. 그동안 이 도시는 이 근방 지역의 소비 중심지로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시내 중심가엔 사람들도 많았고요. 백화점과 같은 대형 소매점도 잘 굴러갔고, 종합병원들도 잘 돌아가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서울로 가는 길이 뚫려버리고 나니 변화가 찾아온겁니다.
일단 병원들이 힘들어집니다. 이동이 쉬워지니 잔잔바리 질환은 그냥 지역에서 해결하지만 좀 중하다 싶은 질환은 서울에 가서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진겁니다. 성형수술이나 치아교정이라던지…양악수술 등등…이런것들도 이제 서울에서 하는 옵션을 고려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병원들이 힘들어 지는 거죠.
다른 소매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백화점 매출이 줄었고요, 돈 있는 사람들도 이젠 신세계 반포 같은데 ...



부동산학원론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 같네요. 거리에 따라서 마찰 계수가 높아지고. 그만큼 흡인력이 높은 것을 생산해 내거나. 규모가 크거나 해야지 사람들이 간다는 것을요. 반대로 이동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체감 거리가 낮아지면, 그만큼 원래 더 큰 규모를 가지고 있던 생산자들이 이득을 취하겠지요.

후후후...제 개똥철학이 이론으로 있다는 사실을 알면 괜히 뿌듯해 집니다. 후후후후후후

맞습니다. 제가 보이는 것에 대해서만 말씀드려보자면, 병원들이 힘들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입니다. 사실 응급이 아닌 경우에는 서울에서 안 받을 이유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정말 1분 1초가 중요한 수술도 있습니다. 심정지가 잊거나 하는 경우는 지방에서 서울 가는 것은 이미 늦어버리니 차차하고, 대표적으로 암같은 경우에는 서울로 사람이 몰리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 보입니다. 사람이 서울에 몰린다 -> 서울의 의사들은 더 많은 임상 Case를 보고 술기를 배울 수 있다 -> 실력이 올라간다. -> 실력 좋은 의사를 사람들이 찾아 서울로 간다. 이렇게 말이지요.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지 저는 답을 모르겠네요. 만약 지방으로 내려가서 surgeon이 되겠다고 하여도, 사람들이 찾지 않을 것 같습니다.

동의해요. 예전에 기사에서 정확히 똑같은 얘기 하는걸 봤어요. 의사 같은 전문가들은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한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마저도 부익부 빈익빈이 되어버리는 세상...여기에 문제의식 같은걸 느끼면서도 정작 내가 그런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나도 다르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렇습니다...

훌륭한 통찰에 궁금증이 들어 질문합니다. "이쯤 되니 문득 이런생각도 드는겁니다. 진정 평등한 세상을 만들려면 문명이 없어져야 하는가 하는 생각마져도 듭니다." 근데 왜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야한다고 가정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아..제 기본적인 생각은 '인간의 본능은 평등을 원하지 않고, 본능을 차치하고라도 구조적으로도 평등사회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세상 여기저기엔 굳이 저 평등을 이루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좀 보여서요..약간 돌려까는 의도로 썼습니다....ㅎㅎㅎㅎㅎㅎ '저정도로 하지 않으면 니가 원하는 평등 그런건 안됨' 이런 의미루다가요. 에이~제가 대충 어떤 세계관인지 아시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