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들어가며
지난 시간에는 옵션의 내재변동성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내재변동성이란
옵션 시장 참여자들이 생각하는 미래의 실현 변동성에 대한 예측치
라고 정리해봤습니다.
옵션시장 참여자 → 생각의 주체가 주식시장 참여자가 아니라 옵션시장 참여자들이라는 것에 유의
미래의 실현변동성 → 아직 미래는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에 미래에 확정된 변동성이 얼마일지는 알 수가 없음
예측치 → 그렇기에 옵션의 현재 시장가격을 통해 추출한 예측치를 사용
좋습니다. 뭐 실현변동성이니 내재변동성이니, 군집이 어떻고 평균회귀가 어떻고 뭐 다 좋아요. 하지만 다 읽고나서도 내재변동성이 뭔지 딱히 가슴에 와닿지는 않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지난 7회차가 다소 이론적인 측면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보다 실전적인 차원에서 내재변동성이 어떤 존재인지 감을 잡아보기로 합니다. 결국 독자분들께는 저 내재변동성이라는 존재가 우리가 실제로 옵션을 매매할 때 무슨 의미를 갖냐? 이게 사실 제일 중요한 거니까 말이죠.
1. 내재변동성이 가지는 함의
1-1. 내재변동성은 '거품'이다.
제가 생각하는 내재변동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바로 "거품"입니다. 특정 행사가 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높다는 것은 그 행사가격의 옵션에 거품이 상대적으로 많이 껴있다는 의미입니다.
자, 지난 시간에 언급했던 블랙숄즈 모델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행사가
기초자산 가격
만기까지 남은 시간
이자율
변동성
이렇게 다섯가지를 집어넣으면 옵션가격을 짜잔 하고 뱉어주는 마법의 박스라고 말씀드렸었죠?
자, 여기서 잘 생각해볼게요. 내가 한달뒤 만기되는 10% 외가 풋옵션을 하나 사려고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러면,
행사가는 현재 가격으로부터 -10% 아래니까 이미 정해져 있고,
기초자산의 현재 가격도 현재 가격이니까 이미 정해져 있고
만기까지 남은 시간도 한달 뒤로 이미 정해져 있고,
이자율도 한달내로 크게 변할 일이 없으니 사실상 이미 정해져있다라고 해보면,
옵션가격을 좌지우지할 남은 변수는 변동성 하나만 남겠죠?
다른 모든 조건이 같을 때, 옵션의 가격은 곧 내재변동성, 즉 순전히 거품이 얼마나 껴있는지에 따라서 결정됩니다. 저 미래의 변동성이라는 녀석은 어차피 우리가 직접 미래가 되지않는 이상 관찰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미래의 변동성에 대한 추정치를 넣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추정 과정에서 거품이 적게 끼면 내재변동성이 낮아서 옵션가격이 싸지는 거고,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서 거품이 많이 끼면 변동성이 높아져서 옵션 가격이 비싸지는 것입니다.
즉, 변동성은 옵션 가격과 일반적으로 양의 관계를 갖습니다. 특히 옵션 매수자 입장에서는 무조건 내재변동성이 내가 매수한 시점보다 상승해야 유리합니다. 사람들이 공포나 FOMO에 질려서 내가 샀을 때의 내재변동성보다 더 거품이 끼어야 옵션가격이 올라가니까요.
우리가 늘상 해오던 비유인 보험의 예시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지금 이란 전쟁이야말로 변동성이 보험료를 끌어올린 완벽한 예시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현재 선박 보험사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대상으로 보험료를 엄청나게 올리고 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다른 보험 조건들은 크게 변한 것이 거의 없습니다.
선박의 연식
선박의 항해 경로
선박이 싣고 있는 물건
선박의 운행코스와 거리
보험기간
이렇듯 다른 요건들은 한달 사이에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내용들이 아닙니다. 맨날 비슷한 거 싣고 비슷한 코스로 운행했을 테고, 그 한두달 사이에 배가 갑자기 확연히 노후화됐을 가능성도 높지 않겠죠.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때문에 위험해졌다는 그 한가지가 보험목적물인 선박운행의 위험 즉, 변동성을 엄청나게 끌어올렸고, 보험가격에 엄청나게 거품이 끼게 되어 결국 호르무즈 해협은 물리적 뿐만 아니나 경제적으로도 통과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자동차 보험으로 하나 더 예시를 들어볼까요? 작년에 자동차 보험가입 당시만 해도 차를 얌전히 운행하던 어느 차주가 있었습니다. 근데 이 사람이 영화관에서 F1:더무비를 보고나서 운전의 재미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안가던 서킷도 가고 산에 가서 와인딩도 타더니 공도에서도 칼치기를 하고 깜빡이도 안켜고 다닙니다. 안전거리도 확보하지 않고 앞차에 바짝 붙어서 슬립 스트림을 시전하고 다닙니다.

내가 보험사라면, 다음 번 자동차 보험을 갱신할 때 보험료를 작년보다 적어도 두배는 받고 싶어질 것입니다. 차종, 차의 연식, 보장범위, 운전자의 나이 등 다른 요건은 1년 사이에 무엇 하나 크게 변한 게 없습니다. 하지만 보험목적물인 자동차가 사고가 날만한 요인, 즉 평소 운전패턴의 변동성이 상당히 올라간 상황이기 때문이죠.
반대로 이것이 티맵 안전점수가 높은 사람들에게는 보험료 할인을 적용해주는 이유입니다. 이 사람은 운전할 때 변수가 별로 없고, 변동성이 잠잠한 사람이라는 일종의 인증이니까요.
정리하자면, 내재변동성은 기초자산이 얼마나 예측불가일 것인가에 대한 사람들의 전망치이고 이는 곧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거품으로 반영되어 옵션가격에 반영된다라는 것입니다.
2.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여기서 독자분들은 이런 의문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아니, 블랙숄즈 모델에 변동성을 제외한 나머지 값들을 넣고 역산해서 나온 결괏값이 내재변동성이라면서?
그럼 내재변동성이 상승해서 옵션가격이 상승하는게 아니라, 옵션가격이 상승하니까 내재변동성이 상승하는거 아냐? 인과관계가 반대인거 아냐?
정확히 맞습니다. 애초에 내재(Implied) 변동성이라는 단어 자체가 현재 옵션가격에 내재된 변동성이라는 의미로 그 한계를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실무에서는 "내재변동성 상승이 옵션가격을 밀어올렸다"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는 왜일까요?
명문화된 이유는 없지만, 한가지는 확실합니다. "만약 내재 변동성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변동성을 추정하는 것이 더 자의적이고 막막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애초에 저 블랙숄즈 모델에 들어갈 변동성이라는 녀석에는 무엇을 넣으면 좋은 걸까요?
과거의 실현 변동성? 이건 이미 과거에 지나간 변동성이지, 우리한테 필요한 건 미래에 변동성이 몇%일까 잖아요?
미래의 실현 변동성? 아직 미래가 도달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실현 변동성을 정의할 수 있죠?
그냥 내가 넣고싶은 값? ??? 다른 사람과의 비교검증 가능성이 사라집니다.
이처럼 미래의 실현 변동성을 여러 모델을 통해 추정하려고 해도, 기초자산가격, 행사가, 만기, 이자율과 같이 딱 정해져 있는 다른 인풋들에 비해 여전히 자의적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생각한 겁니다.
아 이렇게 미래가 오기 전에는 검증도 불가능한 미래의 실현변동성값을 넣고서 갑론을박하느니, 이럴 바에는 지금 옵션시장에 형성된 가격이 맞다고 가정하고, 그것을 통해 시장참여자들의 변동성 컨센서스가 몇%인지 컨닝이라도 해보자
내재변동성은 이처럼, 변동성이라는 것의 모호함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3. 내재변동성의 효용
그럼, 이렇게 내재변동성(IV)을 추출했다면, 이걸 뭐 어딘가에 써먹을 방법이 있어야겠죠? 내재변동성을 추출할 수 있게 되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3-1. 비교 가능성
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