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적인 가치평가방법에 대한 고찰 (보충 추가) 📃투자칼럼 e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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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B
2025.07.23조회수 321회

복잡함과 단순함 사이, 투자의 딜레마

투자의 세계에서 기업의 적정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과제입니다. 가장 정교하다고 알려진 DCF(현금흐름할인법)는 너무 복잡하고 수많은 가정을 필요로 합니다. 반면, 가장 널리 쓰이는 PER(주가수익비율)은 직관적이지만 종종 시장의 분위기에 휩쓸려 본질을 놓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이 복잡함과 단순함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더 나은 투자의 길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 글은 기존 가치평가 방법의 한계를 짚어보고, PER의 본질을 새롭게 해석하여 보다 직관적이면서도 논리적인 내재가치평가 방법론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1. 우리가 아는 가치평가 방법의 명확한 한계

DCF 평가방법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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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F 모형은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실무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가치평가 방법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직관성이 부족하다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DCF는 미래 현금흐름과 이를 할인할 할인율을 추정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 현금흐름이 재무제표에 직관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며, 애널리스트의 추정치 또한 일반적으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현금흐름을 추정하려면 설비투자(CapEx), 순운전자본 증감, 그리고 FCFE의 경우 차입금 증감에 대한 데이터를 별도로 계산해야 하는데, 이는 기업의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봐야만 가능합니다. 또한, 할인율 역시 주식마다 적정 베타(Beta)를 산출하고 시장위험프리미엄(MRP)을 확인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더 큰 문제는, 몇 가지 가정을 바꾸어 DCF 값을 다시 산출하고 싶을 때마다 모든 계산과 입력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정 변경에 따라 결과가 직관적으로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 알기 어렵습니다. 수많은 주식 중 유망한 후보군을 추려내는 과정에서 주식 하나하나에 DCF를 적용하며 걸러낸다면 시간이 얼마나 많이 소요될지 모릅니다.

상대가치 평가방법의 한계

이러한 이유로 애널리스트나 투자자 대부분이 직관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바로 PER x EPS입니다. 그런데 이 식은 그 자체로 다소 모순적입니다. PER은 P/EPS이므로, PER x EPS는 주가(P)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이는 동어반복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PER에 '멀티플(가치 척도)'이라는 의미를, EPS에는 '실적'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여 각각을 나누어 추정합니다. 이 방법은 상당히 직관적이지만, 상대평가라는 근본적인 한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상대평가 방법은 '비교 대상 기업들의 가치평가(Valuation)가 적정하다'는 전제 위에 성립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가격이 결국 가치에 수렴한다고 믿지만, 사실 가격은 가치에 완전히 수렴하지 않습니다. 이 주제는 홍진채 님의 <거인의 어깨>에서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효율적 시장 가설'을 가정하면 가치는 아름답게 가격에 수렴하지만, 현실의 가격은 '랜덤워크(Random Walk)'와 같은 특성을 보입니다. 다만 주가가 가지는 하나의 특징은, 가치에서 멀어질수록 다시 가치를 향해 다가가려는 압력을 크게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완전한 수렴은 아니기에 평균 회귀라고 부를 수는 없으며, 홍진채님은 이를 '가치 근처를 맴도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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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홍진채님 <거인의 어깨>)


이러한 가격의 특성을 가지고 상대가치평가법을 다시 바라보겠습니다. 우리가 비교 기준으로 삼는 주식들이 가치와 가격 사이의 괴리 지점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주식은 괴리가 많이 벌어져 있고, 어떤 주식은 좁혀져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효과가 상쇄될 정도로 많은 표본을 사용한다면 괜찮겠지만, 우리가 투자하는 기업에 적용할 비교 표본의 수는 통계적 의미를 갖기 어렵습니다. 결국 적정 가치에 있는지 알 수 없는 비교 기업들을 기준으로 상대가치평가를 적용해서는 신뢰할 만한 적정 가치를 도출할 수 없습니다.


이는 역사적 PER를 적용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특정 시점에 그 기업의 주가가 가치와 얼마나 괴리가 있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현재 사이클과 유사한 시기의 PER를 적용하거나 과거 평균 PER를 적용하곤 하지만, 이러한 접근법은 가격이 랜덤워크가 아닌 특정한 규칙을 보일 때만 유효합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PER x EPS 방법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상대가치평가 방법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2. 직관적인 내재 가치평가 방법을 찾아서

그렇다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직관적이면서도 논리적인 근거를 갖춘 내재 가치평가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이 있다면 좋은 기업을 찾거나 특정 이벤트가 기업 가치에 미칠 영향을 더 빠르고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세밀한 분석은 이러한 1차 필터링을 통과한 투자 아이디어에 대해서만 수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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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F 방법론에 대한 해부 : 현금흐름의 본질

DCF를 개선할 방법을 고민해 보겠습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FCFF의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FCFF = 세후영업이익(NOPAT) + 감가상각비 - 순운전자본 증가액 - 설비투자(CapEx)

FCFF를 뜯어보면 결과적으로 영업현금흐름에 투자현금흐름을 더한 값과 유사합니다. 회계를 아는 분이라면 간접법으로 현금흐름을 구하는 방법과 유사하다는 점을 아실 것입니다. 물론 실제 현금흐름표를 산출할 때는 더 많은 비현금성 손익 계정이나 기타 계정의 변동을 고려하지만, 제조업 기준의 단순화된 재무제표를 가정한다면 유사합니다. 차이점은 영업현금흐름에서 이자비용 지급액이 차감된다는 점입니다.


직관성을 높이려면 이렇게 추가적인 조정을 가하는 것 보다 재무제표에서 보다 쉽게 가져올 수 있는 수치가 더 좋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FCFF보다 FCFE가 재무제표에서 현금흐름을 계산하기 더 용이합니다.

  • FCFE = 당기순이익 + 감가상각비 - 설비투자(CapEx) - 순운전자본 증가액 + 순차입금 증가액


FCFE 공식은 간접법으로 작성된 현금흐름표의 계산 과정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제 현금흐름표와는 차이가 있지만, 단순화해서 본다면 현금흐름표의 '현금의 순증감'과 거의 동일한 값입니다. 그래서 현금흐름표에서 특이값을 정상화(Normalize)한 현금의 순증감을 차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FCFE는 할인율(분모)의 경우에도 FCFF보다 단순합니다. WACC이 아닌 주주요구수익률만 계산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보아도 여전히 직관적이지는 않습니다. 서두에 언급한 DCF의 문제점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왜 이익이 아닌 현금흐름을 할인하여 가치를 구할까요? 그 이유는 '할인'이라는 개념 자체가 '화폐의 시간 가치'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현금(화폐)이 아닌 이익은 무엇으로 할인해야 할지 기준이 모호합니다.


물론 RIM(잔여이익모델)처럼 당기순이익(NI)을 변수로 사용하는 모델도 있습니다. 하지만 RIM 또한 그 본질을 파고들면 현금흐름과 매우 유사합니다. 사실 RIM과 FCFE 모델은 '클린 서플러스(Clean Surplus)' 회계가 성립한다는 가정 아래 이론적으로 완벽하게 동일합니다. 클린 서플러스란 기업의 자기자본 장부금액 변동이 오직 당기순이익과 주주에 대한 지급(배당 등)에 의해서만 발생한다는 회계 원칙을 의미합니다. 두 모델은 결국 수학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내놓습니다.


두 식은 분모로 똑같이 Re(주주요구수익률)를 사용하기 때문에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분자의 경우 RIM의 산식을 정리해보면 결국 분자가 NI - 자기자본 순증가분에 해당됩니다. 이해를 위해 자본거래가 없었다고 가정하면 자기자본의 순증가분은 자산의 순증가분 - 부채의 순증가분과 동일합니다. 직접법 현금흐름표를 만드는 방법을 안다면, 손익에서 자산과 부채의 변동을 반영해서 현금흐름을 계산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보지 않고 수학적 증명 과정을 거쳐도 두 모델은 동일합니다.


RIM도 결국 현금흐름에 기반한다면, DCF의 복잡성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엄격한 학문적 관점에서는 해결책이 없지만, 실용적인 관점에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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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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