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기록들을 정리해보고 있습니다.
16. 경제적 자유
재테크의 원동력
서울에 올라와서 처음 위치한 보금자리는 신림이었습니다.
강릉에 살던 저에게 못보던 풍경이 하나 있었습니다.
폐지 줍는 어른신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
젊었을때 열심히 살았던 사람 중에도 폐지를 주워야 하는 경우로 내몰리는 경우가 있을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고
20대의 저에게는 엄청난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2014년도에 작성한 메모를 살펴봤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순진하지만 50살~80살까지 노후 비용으로 3억 6천만원이 필요한데
30살~50살까지 모을 수 있는 돈은 2억 4천만원이었고
50살에 퇴직을 한다면 70살 이후에는 나도 폐지를 주울 수 밖에 없는 계산을 하고 비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재테크를 할 엄두도 못냈고 본업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기에 급급했습니다.
금전적으로 부족하면 언젠가 나도 노후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공포"는
이것저것 시도하며 열심히 살도록 하는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만약, 저희 집이 풍족했다면 나는 지금과 같은 삶을 살았을까를 생각해보면 그렇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굳이 열심히 노력할 요인이 부족하거든요.
재테크의 원동력은 노후에 대한 공포였습니다.
집과 차
다들 집과 차를 가지고 싶어 하고 의식"주"에 해당하므로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하게 저는 집과 차에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서울에서는 대중교통이 워낙 편하기도 하고 멀거나 피곤하면 택시를 타고 다닙니다.
자율주행이 필요가 없죠.
출근은 택시로 하는데 이 시간에 공부하는게 택시비를 지출한 것보다 이득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회사를 다니면서도 1) 해외취업 2) 디지털 노마드 3) 파이어족을 꿈꿨던 저는 처분하기 번거롭기도 하고
건강보험료율이 올라가는 것을 생각해서 집과 차 없이 미니멀리스트로 살고 있습니다.
경제적 자유(시간 > 돈)
이 주제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고민을 한 것 같습니다.
얼마가 있어야 할까?
퇴사를 하면 무엇을 할까?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까?
막연하게 경제적 자유를 동경하는 것과 경제적 자유를 이룬 시점에서 정말 퇴사를 실행할지는 다른 문제더라구요.
노동소득을 확실하게 포기하고 자본소득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간다는 의미니까요.
결과적으로 12월 31일까지 근무 후 퇴사하고 투자자로 다시 한번 커리어를 전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수학강사, 정보보안 담당자에 이어서 투자자는 저의 세번째 직업이 되었습니다.
이 시리즈를 쓰는 이유는 근로소득자로서 생활을 종료하고 투자자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전에 그 동안을 회고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습니다.
투자를 시작하면서 40살이 되기전에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것이 꿈이었는데 아직 만 나이로 39살이라서 아슬아슬하게 이뤘습니다.

돈은 행복이 아닌 편리함
처음 목표한 금액을 달성할때는 기뻤지만 그 이후로는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돈을 버는 행위 그 자체 보다 새로운 주제에 대해서 리서치를 하고 투자 가설을 만들고 실전 투자를 하는 과정 자체가 더 즐거웠죠.
금전적으로 여유로워지고 나서 변화한 점은 행복함보다 편리함이 증가했습니다.
쿠팡(음식), 우버(교통), 세탁특공대(빨래), 청소연구소(청소) 처럼
돈을 내고 저의 시간을 구매해서 시간을 밀도 있게 사용하는 것에 부담이 없었어요.
"나는 얼마가 있어야 행복해" 이런 것들은 허상인거죠.
돈의 액수만으로 행복을 평가한다면 세계 1등 부자만 행복하고 모두가 불행하다는 말도 안되는 결과가 나오겠죠.
그래도 최소한의 돈은 필요하고 돈이 증가할수록 편리함과 안정감은 증가합니다.
제 의도는 "나는 얼마를 더 벌어야 행복할거야"라고 생각하며 현재를 불행하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얼마가 있어야 할까
절약하기 보다 여행도 하고 쇼핑도 한다는 가정하에 조금 여유롭게 했습니다.
현재는 혼자 살고 있지만 결혼해서 아이 2명까지 커버할 정도로 생활비를 시뮬레이션을 해봤는데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여기에 해외 유학, 영어 유치원 같은 것들을 고려하면 돈이 끝없이 많이 필요하지만 자녀에게 주고싶은 것은 조기 교육이 아닌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이거든요.
처음 잘못했던 것은 이런 큰 결정을 앞두고 떨리다보니 투자 수익률을 보수적으로 4% 처럼 너무 극단적으로 가져가서 "아직 나는 안되" 이런 보수적인 결론이 나오도록 만들었는데 심리적으로 긴장되다보니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몇 년 기간 동안의 실제 투자 수익률을 살펴보고 그것을 참고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퇴사를 하면 무엇을 할까: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얼마 전 친척들과 오랜만에 식사자리가 있었습니다.
제가 퇴사한다고 하니까 그만두고 뭘 하고 싶냐고 묻더라구요.
하기 싫은 것을 하고 싶지 않아서
회사 생활을 하면 하기 싫더라도 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아침에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야 하고 월요일에는 출근을 해야 합니다.
당연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이면서 살고 있는데 저는 이렇게 정해진대로 사는게 너무 싫었습니다.
왜 남이 정해놓은 규칙대로 살아야 하나요? 그것에 순응하는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무엇을 꼭 하고 싶다기 보다 더 이상 내가 하기 싫은 것들을 하지 않을 선택을 하고 싶었죠.
선택의 자유가 없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가장 큰 스트레스는 투자에 관심이 있는데 회사에 가면 업무를 하느라 공부를 못하니
열정이 있는 곳에 시간을 쏟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죠.
퇴사 하면 루틴을 어떻게 가져갈지도 생각해봤는데 단순합니다.
햇빛을 보면서 산책을 한다.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시간에 운동을 한다.
독서를 한다.
투자 공부를 한다.
가족들과 연인과 교류를 한다.
내가 좋아하고 해야만 하는 것들을 매일 하는 거죠.
40살이 되기전에 은퇴하고 싶었던 이유
제 업종과 관련이 있습니다.
개발자는 모르겠지만 정보보안 담당자의 경우 나이가 많아지면 재취업하기가 힘들어 집니다.
아직까지는 제가 퇴사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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