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돌아왔다 — 금이 달러를 추월하는 순간

역사가 돌아왔다 — 금이 달러를 추월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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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rum
2026.05.04조회수 1,799회

도이체 방크의 흥미로운 보고서를 가져왔습니다. 금에 투자하시거나 고민하신다면 읽어볼만한 보고서 입니다.


20세기 후반의 통화질서를 형성한 변수들을 분해하고, 그 변수들이 모두 역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데이터로 입증한 후, 그 결과로서 금 가격의 가능 범위를 추정하는 구조입니다.


  • 금 비중을 결정하는 진짜 변수는 통화제도가 아니라 지정학. 1971년 브레튼우즈 붕괴가 아닌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가 진짜 변곡점이었음.

  • 달러 손실은 다른 법정화폐가 아니라 금으로 이동. 유로·엔·파운드·위안이 아닌 금이 USD 보유고 비중을 흡수 중이며, 두 곡선의 격차가 4배에서 1.3배로 좁혀짐.

  • 1990년대 금 비중 하락의 진짜 원인은 EM USD 외환보유고 폭증(분모 +836%). DM 매도(-16%)는 미미했고, 이 통찰이 보고서의 가장 강력한 분석.

  • 2008년 이후 EM이 매수한 양이 1990년대 DM이 매도한 양을 초과. 사이클이 완벽히 뒤집혔으며, EM/DM 비율은 2008년 이전 20%에서 2025년 52%로 상승.

  • 금 매수는 BRICS 단일 운동이 아닌 글로벌 현상. 동유럽(체코·폴란드), MENA(카타르·UAE·이집트), 중앙아시아(카자흐스탄)가 2022년 이후 폭발적 매수 — 여러 동기의 수렴.

  • 무기수입 패턴이 보유고 구성을 결정한다는 실증. SIPRI 데이터 분석 결과 동방 블록 무기수입 30%+ 국가의 금 비중(33%)이 서방 통합국(17%)의 정확히 2배 — 지정학을 데이터로 측정.

  • EM 16% → 40%, 24%포인트 거리가 핵심 강세 논거. DM은 이미 34%로 도달했지만 EM은 한참 남았음. 변화의 여력이 거의 전부 EM에 남아 있음.

  • 5년 시계 가격 중심 시나리오 $6,000~$10,000. USD 5tn × 40%만으로도 $8,000 도달 가능 — 보수적 가정에서도 강세 시나리오 성립.

  • 금 비중 상승의 두 경로가 가격에 정반대 영향. "외환보유고 감축 + 비중 상승"은 약세, "외환보유고 안정 + 적극 매수"는 강세. 이 분기점이 향후 1~2년 모니터링의 핵심.

  • 금 시총이 미 국채를 40년 만에 추월. 1980년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자산 위계가 재배열 — "역사의 귀환"의 가장 명료한 신호.

  • 회의론에 대한 정교한 흡수. 금 비중 상승의 80%는 가격 효과지만, 그 가격을 끌어올린 핵심 동력이 중앙은행 매수 — 가격과 물량은 내생적으로 얽혀 있음.

  • R² = 0.29의 단순 휴리스틱. 1mn troy oz 매수당 1% 가격 상승. 약 31톤당 1% 상승으로 환산 가능 — 시뮬레이션의 출발점이지만 27% 설명력의 한계.

  • WGC 데이터는 IMF의 3배 매수 페이스. SWF·국영기관 포함 시 연 30mn troy oz / 1,000톤+. IMF가 잡지 못하는 "그림자 매수" 존재.

  • 2022년 러시아 외환보유고 동결이 결정적 신뢰 충격. USD 자산이 정치적 결정으로 동결될 수 있다는 메시지. 러시아·중국이 자국 금을 100% 자국 내 보관하는 이유.

  • 중국 PBOC 9% — 가장 큰 잠재 매수자. 가장 큰 보유국이 가장 낮은 비중. 이 격차 하나만으로도 막대한 매수 여력.

  • EM 외환보유고의 지역 분포가 변화의 진앙을 시사. 중국 3.4tn 외 중동·중앙아시아(1.3tn), 아시아 ex-China(1.4tn), EM 유럽(1.0tn) — 걸프와 동유럽이 변화의 진앙.

  • 1970년대가 진짜 통찰의 출발점. 브레튼우즈 붕괴에도 금 비중은 ~50% 유지, 가격은 1,000% 상승. 통화제도가 아닌 지정학·인플레이션이 금을 받쳤다는 결정적 증거.

  • 3월 터키 매도는 일반화 가능한 추세가 아님. 60%+ 고비중 국가의 위기 시 유동성 동원일 뿐 — 폴란드·카자흐스탄·중국 PBOC는 같은 시기에 매수 지속

  • 미국과 BRICS의 비대칭 전략. 미국은 스테이블코인(USD 국채 백업)으로 글로벌 사우스 결제 도달성 강화. BRICS Unit·mBridge는 부분 금 백업으로 대응 — 두 시스템의 공존 또는 경쟁

  • 금의 다섯 가지 구조적 이점. 2,500년 화폐 역사, 누구의 부채도 아님(카운터파티 리스크 제로), 공급 증가율 ~2%/년(재정적자보다 낮음), 물리적 보유 가능, 글로벌 사우스 신뢰 격차 보완.




I. 출발 그림 — 무엇이 일어났는가

정점에서 본 두 곡선

저자들이 보고서 첫 페이지에서 제시하는 차트(Figure 1)는 1950년부터 2025년까지 75년간의 시계열입니다. 두 개의 선 — USD 보유고 비중과 금 보유고 비중 — 이 그리는 X자 패턴이 이 보고서 전체의 출발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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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곡선의 궤적:

  • 1950년대 초: ~10% (전후 시점, 영국 파운드가 여전히 영향력)

  • 1970~80년대: 30~40% 등락

  • 1990년대: 가파른 상승 시작

  • 2000년대 초: 정점 ~60%

  • 2000~2020년: 60% 수준 유지 (20년간)

  • 최근 4~5년: 40%로 급락

→ 부모님 세대는 달러가 10% 때부터 시작해서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것을 본 세대였군요



금 곡선의 궤적:

  • 1950년대: 70~75% (브레튼우즈 초기)

  • 1960년대: 50~70% 등락

  • 1970년대: 40~70% (가격 변동성)

  • 1980~90년대 초: 30~40%

  • 1990년대 후반~2010년대: ~10%로 추락

  • 최근 4년: 2배 상승해 ~30%

→ 슈퍼 고래의 매수세. 실질 금리와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수급 주체에 큰 변화가 생긴건 피부로 와닿죠.

포트폴리오에서 금을 배제하는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곡선이 만들어내는 의미는 무엇인가? 저자들이 강조하는 건 두 가지예요.


첫째, 달러 손실이 다른 법정화폐로 가지 않고 금으로 갔다는 점. 유로·엔·파운드·위안이 아니라 금으로요.

→ 여전히 화폐중에는 다른 통화보다 달러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달러보다는 골드!


둘째, 두 곡선의 격차가 1990년대 말 4배 이상에서 현재 1.3배로 좁혀졌다는 점. 추세의 결정적 반전입니다.

→ 이런 시기에 포트폴리오에 금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수익률에 큰 차이가 있을거예요.


과거 40년동안 이어진 채권 불장에서 채권으로 큰 수익을 냈다면 자기 실력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이번에도 이 상승세가 언제 끝날지에 대해서도 늘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끝의 끝" — 보고서 제목의 의미

1989년 후쿠야마는 "The End of History?"라는 에세이에서 냉전 종식이 "서구 이념의 승리, 인류 이념 진화의 종착점, 경제·정치적 자유주의의 명백한 승리"를 가져왔다고 선언했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같은 해 무너졌고, 1991년 소련이 해체됐어요.


보고서 제목 "The Return of History"는 후쿠야마 명제에 대한 정면 반박입니다. 역사는 끝나지 않았고, 단지 30년간 휴지기였을 뿐이며, 이제 돌아왔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 귀환은 금융자산의 보유고 구성에 가장 명료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게 저자들의 핵심 관점입니다.


회의론에 대한 상세 반박

회의론자들의 주장: "금 비중 상승은 단지 가격 효과 아닌가?"


저자들은 금 비중 상승의 80%가 가격 상승 효과라고 인정해요. 이게 솔직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즉시 반박하죠: 그 가격 상승의 핵심 동력이 중앙은행 매수다.



근거(Figure 2): 1977년부터 2025년까지의 데이터. 공식부문 매매(Y축 좌, 톤 단위)와 실질 금 가격(Y축 우, 평균 USD/oz)의 상관관계가 시각적으로 매우 명확합니다.

  • 1977~1990년대 초: 공식 부문 매수 + 가격 상승

  • 1990년대~2007년: 공식 부문 매도 + 가격 정체/하락 (1999~2001년이 저점)

  • 2008년 이후: 공식 부문 매수 재개 + 가격 가파르게 상승

  • 2022년 이후: 공식 부문 매수 가속 + 가격 폭등

→ 2022년 하면 러시아의 외환 보유고 제재가 생각 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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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과 물량이 내생적으로 얽혀 있다는 건 정량적으로 확인됩니다.


보고서 후반에서 저자들은 회귀분석 결과 R² = 0.29, 1mn troy oz 매수당 ~1% 가격 상승을 도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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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주체의 이동 — DM에서 EM으로

Figure 3은 1950년부터 2025년까지 75년간의 중앙은행 금 보유량을 DM, EM, 글로벌로 나눠 그린 차트입니다.

DM 보유량:

  • 1950년대 초: ~800mn troy oz

  • 1965년경: 정점 ~1,100mn troy oz

  • 1970~90년대: 점진적 하락

  • 1990년대~2008년: 가파른 매도 (~700mn troy oz까지)

  • 2008년 이후: 안정 (712mn으로 거의 변화 없음) → 이 부분은 몰랐던 부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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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 보유량:

  • 1950~2008년: 거의 평탄, 100~150mn troy oz 수준

  • 2008년 이후: 꾸준한 상승, 17년간 225mn+ troy oz 추가

  • 2025년 말: 367mn troy oz


EM/DM 비율(Figure 4):

  • 1950~2008년: 10~20% 수준

  • 2008년 이후: 빠른 상승

  • 2025년: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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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이 강조하는 핵심: EM이 2008년 이후 매수한 양이 DM이 1990년대 매도한 양보다 많다. 사이클이 완벽히 뒤집혔어요.

→ 어제 올린 폴 튜더 존스의 인터뷰에서 "IPO 로 풀리는 잠재 매도 물량 증가, 빅테크의 FCF 감소에 따른 자사주 매입 감소"가 생각나는군요.



전체 보유고 대비 금 비중(Figure 5):

  • DM: 34% (2025년 말)

  • EM: 16% (2025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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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18%포인트 격차가 보고서 가격 시뮬레이션의 핵심 변수가 됩니다. EM이 DM 수준으로만 따라잡아도 막대한 매수가 일어난다는 거죠.

→ 최근 봤던 보고서 중에 가장 자세하게 분석해줘서 좋네요.


매수 주체의 다양성

저자들이 BRICS 단일 서사를 명시적으로 거부하는 이유는 데이터에서 다양성이 보이기 때문이에요(Figure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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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비공식으로 보유하고 있는것을 포함하면 가장 많을듯하고 2022년 이후 많은 국가들에서 골드 매입 속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것처럼 보이네요.



EM 금 보유의 절반이 BRICS+1: 러시아·중국·인도·터키. 이 4개국이 EM 보유의 ~50%.

→ 최근 터키의 금 매도가 있었고 가격 하락에 일정 부분 영향이 있었다고 보입니다.


러시아, 중국, 인도 중에 금을 매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거나

신흥국들이 다 같이 금을 매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있다면

펀더멘털과 관계 없이 투자자들은 일시적으로 차익 실현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미들파워들의 매수 가속:

  • 사우디아라비아: 상위 보유국

  • 카자흐스탄: 60% 이상 비중

  • 폴란드: 2022년 이후 ~58% 매수

  • 체코: 2022년 이후 ~85% 매수 (가장 적극적)

  • 카타르: ~50% / 이라크: ~45% / 이집트: ~40% / 세르비아: ~30% / UAE: ~28% / 브라질: ~25% / 슬로베니아·싱가포르: ~20%

지역적 패턴이 명료해요:

  • 동유럽 (체코·폴란드·헝가리):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폭발적 매수. 러시아 인접 안보 위협이 동기.

  • MENA (카타르·UAE·이집트·이라크): 페트로달러 다변화, 미국 안보 우산에 대한 의문.

  •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다극 외교 + 자원 부국.

이게 의미하는 바: 금 매수는 단일 이념(반서구 BRICS) 운동이 아니라 여러 동기가 수렴하는 글로벌 현상이라는 점.



II. 역사적 분석 — 1990년대가 진짜 변곡점인 이유

브레튼우즈에 대한 정밀한 이해

저자들은 Monnet & Puy(2019)를 인용하며 브레튼우즈 시스템을 정확히 정의합니다. 이 부분이 보고서의 가장 정교한 분석 중 하나예요.



브레튼우즈 ≠ 고전적 금본위제:

  • 19세기 고전적 금본위제: 일반인이 지폐를 금으로 교환 가능, 통화량을 금으로 백업 의무

  • 1920년대 전간기 금본위제: 시도되었으나 실패

  • 브레튼우즈(1944~1971): 일반인 교환 불가, 통화량 백업 의무 없음


브레튼우즈의 실제 메커니즘:

  • 미 달러만이 $35/oz로 외국 중앙은행이 연준을 통해 금으로 교환 가능

  • 다른 통화들은 USD에 페그

  • 즉, 금은 "통화당국 간 결제 수단"으로만 기능

  • 외국은 USD 청구권을 그대로 보유하거나 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선택지


시스템 균열의 메커니즘:

  • 1950~60년대 미국 국제수지 적자 누적 (마샬플랜, 한국전쟁, 베트남전, "위대한 사회" 프로그램)

  • 유럽이 USD를 금으로 청구

  • Figure 8: 1960년대 중반 미국 금 보유량이 가파르게 하락, 유럽 보유량이 미국을 추월

  • 1971년 닉슨 충격: 금 태환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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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데이터 포인트 — 브레튼우즈 후 금 비중

여기가 보고서의 가장 도발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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