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MVRV에서 시작한 갭 메우기에 대한 12월 28일 생각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숫자들이 과연 온전한 가치일까, 아니면 언젠가 사라질 신기루일까?"
지난 칼럼에서 자산 시장의 폭등이 단순한 호황이 아니라, 가치가 희석되는 화폐로부터 탈출하려는 '발산(Divergence)'의 과정일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P = V / C. 즉, 분모인 화폐 가치(C)가 0으로 수렴하면서 가격(P)이 무한히 솟구치는 현상 말이다.(최근 이란의 환율처럼)
오늘은 그 생각의 연장선에서 시장의 구조적인 모순인 '시장 가치(Market Value)'와 '실현 가치(Realized Value)의 간극'으로부터 시작된 고찰이다. 어쩌면 이것이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거대한 부의 이동과 양극화, 그리고 2026년 현재의 변화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일지도 모른다.
1. 1,000원의 착시와 유령의 부(Phantom Wealth)
이해를 돕기 위해 작은 마을의 부동산 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이 마을에는 총 10채의 집이 있고, 각각의 본래 가치는 100원이었다. 전체 경제 규모, 즉 '실현 가치(Realized Value)'는 1,000원이었고, 마을에 도는 화폐의 양도 그에 맞춰져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호재가 터지며 집 한 채가 1,000원에 거래된다. 심지어 90%의 빚(LTV)을 내서 말이다. 자, 이제 마법이 일어난다. 거래된 것은 단 한 채뿐인데, 시장은 나머지 9채의 집도 모두 1,000원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순식간에 마을의 '시장 가치(Market Value)'는 10,000원으로 폭등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장부상 가치는 10,000원이 되었는데, 실제로 마을에 흐르는 피(유동성)와 체력(생산성)은 여전히 1,000원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 9,000원의 괴리(Gap). 실체 없이 숫자만 부풀려진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버블'이라 부르는 녀석, 즉 '유령 부(Phantom Wealth)'의 실체다.
사실 이 '버블 붕괴'와 '갭 메우기'는 우리에게 낯선 개념이 아니다. 주식시장이나 코인 시장처럼 유동적이고 빠른 시장에서는 매일같이 일어나는 일이다. 가격(Market Value)이 가치(Realized Value)를 너무 앞서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식시장은 시장 원리에 따라 알아서 과열을 식히고 조절된다. 차트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들은 경험적으로 갭은 메우고 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2. 왜 정의구현(청산)을 선택하기 쉽지 않은가?, 단순계와 복잡계의 차이
하지만 주식시장(마이크로)에서 자연스러운 이 원리가 부동산이나 국가 경제(매크로)로 확장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많은 사람들이 "거품 낀 10,000원은 가짜니까, 다시 1,000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정의로운 청산(Liquidation)을 외친다. 앞선 10명의 마을 예시만 보면 그게 맞다. 저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버블이 터졌을 때, 실제로 거래를 한 사람(900원의 빚을 진 사람)만 고생을 하는 것이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도 그게 정의롭다.
그러나 현실은 10명의 마을이 아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첫째, 거래를 하지 않았지만 1,000원까지 호가가 올랐다가 100원으로 내려가면, 나머지 거래를 하지 않은 9명에게도 자산을 잃은 것과 같은 심각한 심리적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둘째, 이것이 거시적으로 확장되면 양자역학의 세계처럼 매우 복잡하게 얽히고설킨(Entangled) 문제가 되어버린다. 10명일 때 수학적으로 계산이 되던 영역이, 거시 세계에서는 연쇄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난제가 된다. 실질적으로 1,000원에 거래해서 900원의 손실을 보게 된 주체가 오롯이 그 책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