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곤층이 많은 동네에 산다. 동네에서 혼밥하다보면 다른 테이블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다.
무더운 여름이 끝나고 9월 즈음 되면 사람들이 근로장려금 이야기를 한다.
"박씨 이번에 근로장려금 나왔어?"
"난 최대로 나왔지"
"난 집 있어서 안돼"
뭐 이런 류의 대화인데, 근로장려금이 무엇인가.
근로장려세제, EITC 라고도 부르는데

저소득층의 근로장려를 위해 소득에 따라 위와 같은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것을 말한다.
(보통 9월에 지급이 된다.)
제도의 목적 자체는 ISA계좌와 유사하다.
ISA계좌가 비과세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나라에서
"너희가 노후대비 잘 해놓으면 먼훗날 국가복지비용도 줄어드는 거니까 비과세혜택을 줄게. 저축해서 잘 키워봐~"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근로장려금은 저소득층이 열심히 근로를 해서 차상위계층을 벗어나든 스스로 삶의 비용을 지불해나가든 하면,
국가의 복지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저런 보조금 혜택을 주는 것이다.
둘다 국가의 복지비용을 줄일 행위를 장려하는 제도라는 것.
(하나는 세금 혜택이고 하나는 현금 지원이다)
얼마전에 동네 단골집에서 혼자 순대국을 먹는데 그런 대화를 들었다.
"너 작년에 근로장려금 들어온거 코인 넣었다며 그거 어떻게 됐냐?"
"날렸지"
헉- 나는 순대국을 먹다 말고 멈칫했다.
나는 그 순간 이게 참 아이러니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보통 생활하고 남는 돈을 투자한다. 진짜 소득이 적으면 투자할 돈이 없다. 지금도 근근이 살아가며 국가의 도움을 받는 입장인데 저축? 투자? 일단 이번달을 살아나가야해- 노후에도 국가가 도와주겠지- 국가의 보조를 기대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 삶이 비참하다고 격하시키지는 말자)
그런데 그렇게 지내던 사람에게 ...

월가아재님이 예전에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죠. 보다 낮은 확률로 많은 먹이를 얻을 수 있는 선택지와, 100% 확률로 적당한 먹이를 얻을 수 있는 선택지를 동물에게 제공했더니, 굶은 동물은 전자를 선택하고 배부른 동물은 후자를 선택했다는… 투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게 아닐까 싶습니다. 앞서 본문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가난한 사람은 여유로운 사람에 비해 가지고 있는 절제의 우위와 심리적 안정도, 돈을 안정적으로 불리는 데 필요한 무형자산(투자지식, etc)도 차이가 있으니까요. 침울한 우리 사회의 단상이 아닐까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