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년12월07일 Fellow게시판에 업로드했던 글입니다.
중학생 때 일이다. 어느 수업 시간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자리에서 일어나 각자 장래희망을 말하는 시간이 있었다. "화가요" "의사요" "그냥 회사원이요" "변호사요" "축구선수요" "군인이요" 등등..
내 차례가 되었다. "로젠택배 기사요" 급우들이 하하하 웃었다. 선생님도 귀엽다는 눈빛과 함께 물었다. "왜?" "집에 선물을 가져다주거든요. 기사님이 다녀가면 기분이 좋아요" 와하하 ! 여전히 다들 웃었다.
이것은 일종의 사회화다. 사회가 주는 거대한 가스라이팅. '그런 직업이 꿈이라고?' '그런 직업은 꿈이라고 부를 수 없어!' 아이의 꿈은 꺾이게 된다.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학습된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 하지만 그것은 허울 좋은 휘장일 뿐, 모든 직업이 은연중에 평가를 받는다. 우리는 자라나면서 그것을 학습한다.
"아이들에게 다시 꽃과 책을 보여주시오"
...
아기들은 이미 목표물에 가 있었다. 고사리 같은 손을 뻗어 머뭇거리며 한층 아름답게 변형시킨 장미를 만지고 붙잡고 꽃잎을 따고, 반짝반짝 윤이 나는 책장을 마구 구겼다. 소장은 아기들이 전부 정신없이 행복해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다 "잘 보게."라고 말하고는 손을 들어 신호를 보냈다.
방 맞은편 배전판 옆에 서 있던 수석 보모가 작은 레버를 내렸다.
갑자기 폭발음이 일어났다. 날카롭게, 점점 더 날카롭게 사이렌이 울렸다. 비상벨도 미친듯이 울렸다.
아기들이 소스라치게 놀라 비명을 지르고,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럼 이제." 하고 소장이 소리쳤다(귀가 먹먹할 정도로 시끄러웠던 탓이다). "이제 약한 전기 충격으로 이 교훈을 새기도록 할 거야."
...
소장이 스위치를 다시 눌렀다. 목소리가 조용해졌다. 유령 같은 희미한 목소리가 80개의 베개 밑에서 계속 웅얼거렸다. "아이들은 잠에서 깨어날 때까지 40번에서 50번 반복해서 들어. 그리고 목요일에 다시 듣고, 토요일에도 다시 듣지. 일주일에 세 번 1백 20번씩 30개월 동안 들어."
_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멋진 신세계>는 보카노프스키 과정을 통해 태아단계부터 사람을 설계해 만들어내는 디스토피아를 그렸다. 우리도 어느정도 그렇지 않을까? 사람들은 일련의 사회작용을 통해 좋은 것이 무엇인지, 그렇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자라나며 선호를 학습하게 된다. 왜, 미디어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의사,변호사를 주제로 한 드라마는 많은데 쿠팡맨을 주제로 하는 드라마는 없다. <멋진 신세계> 속 열조건습성 반사의 측면에서 보자면... 다들 차가운 지역에서 사는 것을 선호하도록 30년의 사회화를 거치는 것이다. 문제는... 30년이 지나고 보니, 대부분의 청년들은 더운 지역에 살게 된다. 본래 좌절이란 ...





저도 김종국처럼 운동할때가 젤로 신나요 ㅎㅎㅎ 집 큰곳으로 이사가면 집에 헬스 머신 구비해놓으려구요

전업투자가는 어떤 이미지로 비칠지도 궁굼하군요. 부동산 투자가는 그나마 돈벌면 인정받는데.

너무 좋은 글이네요 <멋진 신세계> 도 꼭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제 주변에도 '벽'이 있는 사람들이 정말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감사합니다.

나의 의견은 내 것이 아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연말 공연 찾다가 발견했는데, 일반인들이 마치 연극하듯이 희곡집을 읽는 공연도 있더라고요! (관람료도 대개 무료!) 처음 보았을 때는 '남이 책 읽는 걸 왜 보러 가지?'는 의문이 들었는데 이 글을 읽고 보니 '그 사람들에겐 꿈 한 방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간 내서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

Fellow 게시판에서도 봤었는데 볼때마다 공감되는 글이네요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