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 달쯤 전에 AI로 인한 침체에 대해서 게시판에 글을 하나 썼다. (참고)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인류 문명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직접 대체하는 혁신은 증기기관밖에 없었다.
오히려 AI는 증기기관으로 인한 산업화보다 위협적이다. 대체 일자리마저 제공하지 않는다.
공장에라도 취업했던 1차 산업혁명 때에도 침체는 거진 반 세기동안 지속됐다.
미국의 수요가 꺾이면, 1차산업혁명의 영국처럼 수출 위주로 산업을 개편하려고 할 수 있다.
유럽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은 비싼 미국산 AI 대신, 무료로 공개된 중국산 AI를 쓸 수도 있다.
정치적인 이유로도 미국산 AI를 제재하여 노동자를 보호할 여지는 무시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이유로, AI는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해서 달린 댓글을 토대로 아이디어를 확장해보려고 한다. 왜 이제야 하냐하면, 경제 모델을 조금이나마 시뮬레이션을 돌려볼 능력이 지금에야 생겼기 때문이다. 일단 그 댓글의 아이디어는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정부가 돈을 찍어내면, 소비 심리가 위축되지 않을 수 있다.
앞으로 나타날 인구 수 감소와, 그로 인한 인구 분포의 변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분명 돈을 뿌려대면, 초단기적으로는 소비 심리가 확대될 수 있다. QE(양적완화)는 장기 금리를 낮춰 기업과 개인의 대출 부담을 감소시키고, 이는 투자와 소비를 촉진한다.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하고 수익률(금리)이 하락하여, 시장 전반의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지금 미 연준의 방향도 QT(양적긴축)를 중단하면서 금리를 내리는 방향으로 정해진 상황이다.
더불어, 돈을 찍어내다보면, 자연스레 증식되는 자산은 소비심리를 촉진한다. 2025년 2분기 기준, 미국 가계가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주식(뮤추얼펀드 및 은퇴계좌 포함)은 가계 금융자산의 45%를 차지하며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가계 순자산 176.3조 달러의 약 35%에 해당한다. 주식으로 돈을 벌었으니, 쓰겠다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한 수치일 수 있다.
하지만, 이건 굉장히 단기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일단, 돈을 뿌려대면, 돈의 가치가 녹는다. 소비 심리에 있어서, 금리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물가이다. 소비를 하기 위해서 대출하는 경우에나 도움이 될 뿐이다. 은행들이 추가 유동성을 받아도 대출을 기피하거나, 기업과 가계의 대출 수요가 부진하면 사실 QE는 소비 진작에 힘이 되어주지 못한다.
자산 증식에 따른 소비 진작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상위 10%가 주식 자산의 87%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위 1%가 전체 주식의 50%를 보유하고 있다. 주식을 남들보다 2배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남들보다 소비가 2배 더 많지는 않다. 양극화가 심해지면 소비가 위축되지, 결코 확장되지 않는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 변화는 이런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속한다. 노령층은 연금에 의지하는 생활 패턴을 가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독일을 비롯한 복지국가들은 이런 연금 시스템으로 인해서 세금 부담이 크다. 게다가 노령층은 ...

개인적으로는 AI 버블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개발자로서 실제 AI 서비스의 실무에서 사용하면서 발전하는 속도와 정말로 생산성이 말도 안되게 증가하는 걸 보면 정말 무서운 수준입니다.. 이걸 훨씬 더 앞단에 있는 빅테크들은 더 잘 알거라고 생각하고 그러기에 그렇게 돈을 투자하지 않나 싶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이 글은 생산성의 향상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고용 감소가 소비 둔화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막대한 투자로 세운 데이터센터가 장기적으로는 못 쓰게 된다는 관점에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