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쇼몽 효과(Rashomon Effect)’라는 표현이 있다.
이것은 같은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입장으로 해석하여 실제로 일어난 현실을 다르게 인식하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 송사를 많이 겪는 법조계나 여러 대상의 이해관계가 얽힌 언론계에서 헤쳐나가는 현장이다.
내가 업무를 담당하면서 주로 보는 상황이기도 하다.
경영계에서도 경영 실적의 성공이나 실패 원인을 분석하는데
각자 입장을 반영하여 결론을 내리는 모습을 묘사하는데 이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단어의 어원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만든 ‘라쇼몽’이라는 영화에서 비롯되었다.
영화 <라쇼몽>에서 간단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1세기 일본, 자신의 처와 수풀을 거닐던 사무라이는 아내를 노리는 도적을 마주치고, 이내 사무라이는 처참한 죽음을 맞게 된다. 그러나 이 사건에 얽힌 이해관계자들은 모두 각자 다른 진술을 하고, 점차 진실은 미궁 속으로 빠지기 시작한다.

각 인물들이 주장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산 속 사무라이 남편과 아내가 길을 가고 있었는데 산적을 만나게 된다.
산적은 사무라이 아내의 미모에 혹하여 그녀를 차지할 속셈으로 사무라이를 포박하고 아내를 겁탈한다.
오후에 그 숲속을 지나던 나무꾼이 가슴에 칼이 꽂혀있는 사무라이 시신을 발견하고 관아에 신고를 한다.
잡혀 온 산적 그리고 사무라이의 아내, 무당의 몸을 통해 빙의한 사무라이는 관아의 판관 앞에서 각기 서로 다른 진술을 한다.
산적은 말한다.
“여자의 아름다움에 눈이 멀어 사무라이 앞에서 그녀를 범한 것은 사실이다. 범행 후 혼자 떠나려 할 때 여자가 매달리며 말했다. “나의 치욕을 아는 두 사람 중 한 명은 죽어야 한다.” 그래서 묶어놓은 사무라이를 풀어주고 23번이나 검을 섞으며 남자답게 결투를 했다. 결국 남편을 죽이고 돌아와 보니 여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사무라이 아내는 말한다.
“나를 범했던 산적이 떠난 후 묶여있는 남편에게 안겨 울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남편의 눈빛에서 분노도 아니고 슬픔도 아닌 혐오의 눈빛이 쏟아졌다. 제발 그 눈빛을 거둬달라고 애원했다. 자신의 단도를 들고 차라리 자신을 죽여 달라고까지 했다. 정신을 잃고 깨어보니 남편은 죽어있었다. 그 후 연못에 투신도 해보았으나 자살에 실패하고 관아를 찾았다. 나와 같은 힘없고 불쌍한 여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죽은 사무라이는 빙의된 무당의 입을 통해 말한다.
“아내를 범한 산적은 아내를 꼬드겼다. 이렇게 된 바에야 나와 같이 사는 게 어떻겠냐고.
아내는 전에 없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