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디스인플레이션인가, 인플레이션인가
최근 미국의 물가 흐름을 바라보면서 시장이 다시 고민하기 시작한 질문이 있다.
AI는 정말 물가를 낮추는 기술일까?
그동안 시장은 AI를 대표적인 디스인플레이션 기술로 인식해 왔다.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기업의 비용을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연준의 차기 의장으로 취임한 케빈 워시 역시 AI가 가져올 생산성 혁신을 중요한 정책 변수로 언급해 왔다.
그는 연준이 AI 혁신이 만들어낼 생산성 향상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미래의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는 과도한 긴축은 오히려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현재 시장이 목격하고 있는 현실은 조금 다르다.
AI는 장기적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을 가져올 수 있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는 오히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혁명은 생산성보다 먼저 투자로 나타난다
역사를 돌아보면 새로운 기술혁명은 항상 비슷한 경로를 걸어왔다.
19세기 철도 혁명도 그랬고,
20세기 전력망 구축도 그랬으며,
21세기 인터넷 혁명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기술혁명이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실제 경제에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생산성이 아니라 투자(Capex)였다.
철도를 깔기 위해서는 선로와 역사를 먼저 건설해야 했다.
전력 혁명을 위해서는 발전소와 송전망을 먼저 구축해야 했다.
인터넷 혁명을 위해서는 광케이블과 서버, 네트워크 인프라가 먼저 필요했다.
AI 역시 예외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AI 혁명을 ChatGPT나 AI 모델 경쟁으로 이해하지만, 실제 AI 혁명의 출발점은 모델이 아니라 인프라다.
AI 서비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데이터센터
GPU
HBM
네트워크 장비
전력망
냉각설비
발전설비
가 구축되어야 한다.
즉 AI 혁명은 생산성 혁명이기 이전에 거대한 인프라 투자 사이클인 것이다.
지금 시장이 놓치고 있는 것
현재 시장은 AI 관련 종목들의 변동성에 집중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금리 상승을 걱정하고,
어떤 사람은 엔비디아 성장 둔화를 우려하며,
또 다른 사람은 스페이스X와 오픈AI, 앤트로픽의 IPO가 유동성을 흡수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조금 더 큰 그림에서 보면 현재 시장의 본질은 AI 테마가 아니라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다.
AI 혁명은 생산성보다 먼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