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그리스의 탈레스라는 철학자는 하늘의 별을 보며 걷다 우물에 빠졌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하녀는 "밤하늘의 별은 보면서, 어찌 발밑의 우물은 못 보십니까?"라며 그를 비웃었다.
런던의 새벽, 분무기가 뿜어낸 듯한 빗방울 사이를 달리다 넘어진 나를 본다면 그 하녀가 뭐라고 했을지 궁금하다.
가족과 함께 런던으로 휴가를 갔다.
도시 사람들은 시골로 휴가를 가지만 시골 사람들은 도시로 휴가를 간다.
그동안 회사 일로 바빴다 보니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게 최우선 사항이었지만 나에게는 대도시의 중심부를 달려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이 있었다.
아직 꿈나라에 있는 아내와 아들을 깨우지 않으려, 살금살금 호텔 방을 빠져나왔다. 운동화 끈을 묶고 거리로 나서니 영국 특유의 흩날리는 빗방울이 이른 새벽부터 나를 반겼다.
그 빗줄기 속에서 거대한 빌딩 숲이 뿜어내는 불빛은 유난히 강렬했다. 나는 거대한 빛의 늪으로 빨려 들어가는 한 마리의 벌레처럼 그 불빛을 향해 홀린 듯이 달려 나갔다.
'맨날 호수 옆 산책로나 달리다 이렇게 번쩍번쩍한 곳을 달리니까 진짜 좋네.'
6시를 막 넘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도시는 이미 깨어 있었다. 은행가들이 즐비한 중심부에 다다르자 벌써부터 바쁘게 출근하는 런던 사람들이 보였다.
'다들 일찍부터 출근하네... 그나저나 이 틈에서 달리고 있으니까 나 완전 현지인 같아 보이겠는데?'
그들 사이에 섞여 조깅을 하다 보니 왠지 나도 이 거대한 도시의 일부가 된 것...

헤아림꾼님 블로그 가보니 재밌는 글 많네요. 부상 조심하시고 재밌게 달리세요!

재미 삼아 쓰는 글인데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네요

최대한 생생하게 써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ㅋㅋ

ㅎㅎ 읽으면서 공감도 많이 가고 재밌네요. 헤아림님은 현실을 바라보는 눈이 예리하신거 같습니다. 저도 카나리워프 같은 곳 가면 우와 멋있다 생각하다가도 사람들이 너무 바쁜 것 같고 복잡해서 어휴 그냥 외곽에 있는게 낫겠다 싶습니다.

카나리워프에 집이 있고 따박따박 월세만 받을 수 있다면...

전 첼시에 타운하우스 하나만 있다면...

ㅋㅋㅋㅋㅋㅋㅋ 첼시 타운하우스면 더 좋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