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와 천재> (2) - 조제프 푸셰, 네차예프

<광기와 천재> (2) - 조제프 푸셰, 네차예프

avatar
은둔기계
2024.08.21조회수 3회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혁명의 불길 속을 단 한 군데의 화상도 입지 않고 빠져나간 ‘정치적 동물’ 조제프 푸셰는 어떤 정신의 대표자이며, 어떤 유형의 개척자이다. 빈털터리로 시작해 정치의 생리를 철저하게 습득함으로써, 정치의 논리를 완벽하게 실천함으로써 그는 두려움과 더러움이 뒤섞인 늪지대에서 자신의 나라를 건설했다.


조제프 푸셰의 이름에는 파충류의 점액질 같은 것이 묻어 있다. 인간이 가장 혐오하는 동물의 이미지가 그의 이름에 붙어 다닌다. 그는 소리 없이 움직이며, 어둠 속에서 하나의 목표물을 끈질기게 노려본다. 아무리 긴 침묵도, 아무리 억센 긴장도 그는 참을 수 있다. 때가 되면 이 미끈미끈한 포식자는 눈 깜짝할 사이에 목표물을 제압하고 삼켜버린다. 그가 사라진 자리엔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는다. 허물도 없고 비늘도 없고 족적도 없다. 그가 사라진 걸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없다.


나폴레옹까지도 어떤 두려움을 갖게 하였던 푸셰의 특이한 천재성은 결코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이 무명의 국민공회 의원은 당대에 가장 뛰어난 인물인 동시에 또 가장 잘못 평가되는 걸출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책임감이나 정의감 따위의 고상한 가치를 제쳐놓고 한 인간을 오직 의지의 무게와 정열의 강도로만 평가한다면, 그가 천재라는 타이틀을 감당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슈테판 츠바이크는 말한다. 그가 시대의 거인들, 이를테면 프랑스혁명의 인격적 표상이었던 로베스피에르와 불세출의 권력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붕괴시킨 제1의 배후 인물이었음을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이 인간의 천재성이 어떤 종류의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 특별한 재능은 어느 날 갑자기 솟구친 것이 아니었다. 시련이 그를 단련시켰고, 경험이 그를 성장시켰다.


왕의 처분에 대한 안건을 놓고 표가 팽팽하게 갈렸다. 저울은 오랫동안 흔들렸다.

 

기회주의는 영리한 자의 것이지만 거기에 대담성이 덧붙여져야만 승리의 영광을 거머쥘 수 있다.


회원가입만 해도
이 글을 무료로 읽을 수 있어요.

이미 계정이 있으신가요?로그인하기
댓글 0
avatar
은둔기계
구독자 98명구독중 62명
은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