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리얼리즘 (4)

자본주의 리얼리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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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기계
2024.08.22조회수 4회

무매개적으로 현실을 제시한다고 주장하는 생활 다큐나 정치적 여론 조사 같은 현상은 언제나 풀 수 없는 딜레마를 부과한다. 카메라의 존재가 촬영되고 있는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지 않았는가? 여론 조사 결과의 공표가 투표자들의 미래 행동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가? 이런 질문들은 답하기 어려우며, 현실은 언제나 교묘히 달아나는 것이 된다.



프로그램에는 두 층위의 ‘현실’이 있다. ‘실제의 삶’을 사는 프로그램 출연자의 대본 없는 행동과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프로그램을 보지만 참가자의 행동에 결과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시청자의 예측할 수 없는 반응이 그것이다.



<감시와 처벌>에서 푸코가 말했듯이, 실제로 누군가가 감시 장소를 지키고 있을 필요는 없다. 우리가 관찰될지 아닐지를 모른다는 사실이 감시 장치를 내면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그리하여 언제나 관찰되고 있는 듯이 처신하게 된다.



정신분석학 덕분에 깨어 있는 경험도 꿈꾸는 경험만큼이나 서사적 여과를 거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기억 장애가 자본주의 리얼리즘의 결함에 대한 설득력 있는 유비를 제공한다면, 꿈 작업은 자본주의 리얼리즘의 매끄러운 작동을 설명해 주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꿈꿀 때 우리는 망각하지만 곧바로 망각했다는 사실도 망각한다. 우리의 기억 안에 있는 간극과 공백은 포토샵으로 처리되듯 지워지기 때문에 우리를 괴롭히거나 고문하지 않는다. 꿈 작업이 하는 일은 작화된 일관성을 생산함으로써 이상 현상과 모순들을 감추는 것이다. 동시대의 권력 형태를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모델이 바로 꿈 작업이다.



보모 국가 개념은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 양편에서 맹비난을 받았지만 자본주의 리얼리즘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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