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로코스와 나
그와 나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는 1970년 2월 25일에 죽었고, 나는 1970년 11월 27일에 태어났다.
그의 죽음과 내 출생 사이에 그어진 9개월여의 시간을 가끔 생각한다.
작업실에 딸린 부엌에서, 그가 양쪽 손목을 칼로 긋던 새벽의 며칠 안팎에
내 부모는 몸을 섞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점 생명이 연붉은 자궁에 맺혔을 것이다.
죽음과 생명 사이, 벌어진 틈을 버티고 버텨, 마침내 아물어갈 무렵
반쯤 녹아 더 차가운 흙 속, 그의 검붉은 심장이 아직 썩지 않았을 무렵
마크 로코스와 나 2
한 사람의 영혼을 갈라서, 안을 보여준다면 이런 것이곘지
피 냄새가 나는 것이다. 붓 대신 스펀지로 발라, 영원히 번져가는 물감 속에서
교요히 붉은 영혼의 피 냄새, 이렇게 멎는다. 기억이. 예감이. 나침반이.
만져지는 물결처럼, 내 실핏줄 속으로
당신의 피가. 어둠과 빛의 틈이. 어떤 소리도, 광선도 닿지 않는 심해의 밤이.
피투성이 밤을 머금고도 떠오르는 것
방금 벼락 치는 구름을 통과하는 새처럼, 내 실핏줄 속으로 당신 영혼의 피가
휠체어 댄스
눈물도 악몽도, 이제 습관이 되었어요.
하지만 그게 나를 다 삼키진 않았죠.
가닥가닥 작은 온몸의 혈관으로, 타들어오는 불면의 밤도
나를 다 먹어치울 순 없어요.
보세요, 나는 춤을 춘답니다. 타오르는 휠체어 위에서 어깨를흔들어요.
격렬히, 더 격렬히
어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