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2)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2)

avatar
은둔기계
2024.09.05조회수 3회

그때


내가 가장 처절하게 인생과 육박전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헐떡이며 클린치한 것은 허깨비였다


허깨비도 구슬땀을 흘렸다

내 눈두덩에, 뱃가죽에 푸른 멍을 들였다




다시, 회복기의 노래. 2008


은색 꼬리날개가 반짝이는 비행기


같은 궤적을 따라 더 깊이 긋고 사라진다


어떤 말, 어떤 맹세처럼 활공해 사라진 것들


나를 긋고 간 것들, 베인 혀 아래 비릿하게 고인 것들




심장이라는 사물 2


오늘은 목소리를 열지 않았습니다

벽에 비친 희미한 빛, 그런 무엇이 되었다고 믿어져서요


죽는다는 건, 마침내 사물이 되는 기막힌 일

그게 왜 고통인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몇 개의 이야기 12


어떤 종류의 슬픔은 물기 없이 단단해서, 어떤 칼로도 연마되지 않는 원석과 같다




거울 저편의 겨울


스물네 시간을 꼭꼭 접어서, 따가운 혀로 밀어 뱉어낸 네가

돌아가 나를 들여다볼 때까지


내 눈은 두 개의 몽당양초, 뚝뚝 촛농을 흘리며 심지를 태우는데요 그게 뜨겁지도 아프지도 않은데요

파르스르만 불꽃심이 흔들리는 건 혼들이 오는 거라는데요 내 눈에 앉아 흔들리는데요 흥얼거리는데요

멀리 너울거리는 겉불꽃은 더 멀어지려고 너울거리는데요




거울 저편의 겨울 2


나쁜 꿈에서 깨어나면, 또 한 겹 나쁜 꿈이 ...

회원가입만 해도
이 글을 무료로 읽을 수 있어요.

이미 계정이 있으신가요?로그인하기
댓글 0
avatar
은둔기계
구독자 108명구독중 62명
은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