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둔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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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지
도망갈 구석이 있으면 인간은 배우려 하지 않는다. 변화보다는 관성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내가 배운 어떤 것도 단순한 기억의 연습으로 추락하는 것을 결코 허용치 않았다.
아버지는 모든 가르침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뿐만 아니라 내가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을 요구했다.
공부는 암기가 아니다. 제 언어로 온전히 번역할 수 있을 때까지 생활에 녹여야 미래의 전망을 도모하는 진짜 공부가 된다.
삶은 궁극적으로 불가능한 것들에 열려 있어야 제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
철학과 인문학에 천재는 있을 수 없다. 존재의 문제를 다루는 학문은 존재의 고통을 온몸으로 체험해야 비로소 열리는 경지이기 때문이다.
기초가 단단한 밀에게는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강력한 안목인 고통이 필요했다. 야만적 세상과 직접 만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