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24일차




살다보면 가끔 그런 순간이 있다.
전혀 근거라고는 찾아 볼 수 없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도 없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이것은 분명히 진리라는 걸 온 마음으로 깨닫게 되는 그런 순간.
불교에는 연기법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此有故彼有)’라는 의미인데, 간단하게 말하면 모든 존재는 관계맺음으로서 가능하다는 말이다.
악이 있으므로 선이 있고, 슬픔이 있으므로 기쁨이 있다. 기쁨이 없으면 슬픔도 없고, 선이 없으면 악도 없다는 식이다.
그러면 사랑도, 오직 사랑만으로는 사랑으로서 존재할 수 없는 건가, 사랑의 반대급부 혹은 비슷한 위상으로서 관계맺는 다른 가치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한다.
아직 잘 모르겠다.
어찌됐건, 모든 것은 관계가 맺어졌을 때 존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 세상의 전부가 사랑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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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이 세상의 모든 것
우리 사랑이라 알고 있는 모든 것
그거면 충분해. 하지만 그 사랑을 우린
자기 그릇 만큼밖에는 담지 못하지.
에밀리 디킨슨 - 사랑이란 이 세상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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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지켜보고 있지 않을 때 남몰래 현실과 꿈 사이 경계선을 흐릿하게 지워.
그래서 결국엔 우리가 현실에서 꿈을 살고, 꿈속에서도 현실을 살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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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함께 온 엄마는 우리보다 먼저 일어나 아직 새근새근 자고 있는 아가를 품에 쌓은 채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간단히 준비를 하고 해가 뜨기 직전에 출발했다.
발이 빠른 배우님은 나를 지나쳐 뒷모습마저 안보일 정도로 금방 멀어져갔다. 간만에 혼자 걷는 길...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