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34일차




매일 일을 하고
월수금에는 운동을 하고
화요일에는 기타를 배우고
목요일에는 책을 읽거나 도파민 충전을 하고
가끔 코노를 간다.
얼마 전부터 코노의 카운터에는 아기 고양이 두 마리가 자리를 잡았다.
갈 때마다 귀여움 충전이 되어서 더 좋다.
주말엔 합주를 하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카페 가서 책을 읽거나 서점에 가서 책을 산다.
별일 없다.
며칠전, 예전부터 가고싶던 기업의 채용 공고가 떴다.
지금 하고 있는 업무와 꽤나 비슷하면서, 그보다 더 많은 스킬셋을 요구하는 잡 포스트였지만 일단 지원했다.
면접을 잘 볼 수 있을까?
당분간 도파민을 줄이고 업무 관련 공부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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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여라. 진정한 길은 그것이 끝났을 때 비로소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례자여.”
Zabaldika 성 스테파노 성당 ‘순례자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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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천천히 준비하고 출발 전에 숨을 골랐다. 어질러놓은 내 책상처럼 그동안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던 생각들을 주섬주섬 주워 담으며 걷기 시작했다.
천천히 걷다 보니 눈에 익숙한 얼굴들이 하나둘씩 지나간다. 마지막 날인 만큼, 서로 주고받는 인사가 가볍지만은 않다.

이 길을 처음 걷기로 결심했을 때, 혼자서 세웠던 목표가 있었다. 목표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내가 걷는 순례길의 제목 같은 거.
현실과 이상의 간격을 최대한 줄이기.
만약 둘 중 하나라도 쓸모없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이 오면 과감하게 하나를 포기하자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현실과 이상, 이성과 감성은 이분법적으로 딱 구분이 되는 게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보다는 말랑말랑한 속을 딱딱한 껍질이 감싸주고 있는 느낌이랄까.
상처 받기 쉽지만 없어서는 안 될 이상을, 딱딱하지만 소중한 것을...

가고싶은 잡 포지션 잘 되기를 응원할게요! 산타아고 순례길에서 느낀 감정들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