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스택을 선택하는건 언제나 어렵다. 너무 올드하게 쓰면 구성원들이 싫어하고 급진적이면 나중에 그 기술이 생각보다 커지지 않을 때의 리스크가 있고. 첫 창업때는 이런 선택들을 잘 못했던 것 같다. 여러 가지 선택이 있었는데, 실험적으로 선택한 기술은 구글이 유기해버렸고 파편화를 막기 위해 끝까지 도입 안했던 몇 가지 기술은 여러 구성원들의 퇴사의 명분이 되었다. (물론 그냥 명분일 뿐인 경우도 많았다) 결국 당시에는 좀 안정적인 기술 + 자체적인 툴체인에 신경써서 이걸 보강하는 식으로 풀어나가려고 했는데, 그때는 인력시장이 너무 불타다 보니 이력서에 팬시한 기술 썼다는 한 줄을 적고자 하는 욕망들을 잘 맞춰주지 못했다.
이번 주말에는 전반적인 모노리포를 구축중인데, Nx가 나쁘지 않지만 그 node와 TS 생태계에 숨어있는 implicit한 가정과 설정들이 자꾸 '나야~' 하고 튀어나와서 충돌해서 요 며칠 고생을 했다. 오늘은 풀타임 육아하느라 낮에 일을 못해서, 일보전진은 포기하고 애들 재우고 혹시 Nx 대체로 Deno나 Bun이 쓸만한지 좀 보다 결국 고통받게 될 것 같아서 접었다. 결국 이번에는 구성원도 고객도 없을 때 내가 해보고 싶은 기술 실험을 해야지! 싶다가도 안그래도 바쁜데 이 선택이 망하면 언제 수습하냐 싶어서 또 물러서고..
하려는 사업의 분야는 플랫폼 엔지니어링인데, 이 분야의 장점은 자연스럽게 개밥먹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고 단점은 이 제품이 돌아갈 환경이나 상황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많은 기술스택과 형태들을 결국은 얕게라도 다 찍먹해 봐야 한다는 점이다. 이 특성이 앞으로 들어올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잘 모르겠다. 인력시장 트렌드도 또 몇년 전과 크게 달라져서 '물경력'(안좋아하는 말이지만) 리스크를 줄이고 좀 더 많은 곳에서 쓰는 기술 위주로 안정추구형이 된 것 같은데, 또 몇 년 후는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것도 지금은 아니고 나중에 할 고민이긴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