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이론도 국제관계도 비전문가이지만, 민주주의가 잘 정착된 국가들의 외교에서 '반복되는 게임'의 개념이 계속 흐릿해져가는 느낌이 있다. 다른 정당의 정권에서 나온 과거의 결정이나 약속들을 쉽게 뒤집고, 또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쟤네 정권 바뀌면 결국 태도가 뒤집힐수도 있는데'라는 가정을 깔고 협상에 들어가게 되고..
꼭 트럼프만 보고 그렇게 생각하는것만은 아니고, 한국 포함 많은 국가에서 정치적 양극화(유력정당들 사이의 정책적 거리가 커짐)가 심해진 상태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나고 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인 것 같음.
예전에는 지난 정부의 어떤 외교적 결정을 뒤집는게 굉장한 부담이었는데, 왜냐하면 기본적인 팃포탯 위에 서로에게 잘 협력할만한 그룹들이 서로 뭉치는 식으로 같이 이득을 보며 동작했다고 생각하는데 그 결과가 나토든 FTA들이든 그런 연합들이었고..
그런데 이제 수십년간 암묵적으로 유지돼온 외교적 약속/관습은 그 다음 정권이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는 분위기이다보니, 결국 게임 자체가 더 원시적인 팃포탯으로 가거나 아예 싱글 게임으로 취급하여 '모두 배신'하는 메타로 돌아가게 될까 싶기도 하고, 혹은 아예 다른 형태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여하튼 나는 모르겠고 내 자식들은 아주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 같아서 걱정이다 이 말이다..
그래서 요즘(트 당선과 내란외환 등을 겪는 최근 서너달간) 아주 역설적인 이유로 효과적 가속주의에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는데, 그냥 무턱대고 기술이 다 해결해줄거다 이런 말은 못하겠는데 '아아 저 인간들이 자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을 믿느니 차라리 그냥 기술에 걸어볼 수밖에 없겠다' 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