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센, 호로위츠, 그리고 a16z⟫ part 4




VC의 규칙을 다시 쓰고, 테크 혁신을 주도하고, 이제는 정치권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 시점 최고 VC. 마크 안드레센, 벤 호로위츠, 그리고 a16z에 대한 글입니다.
총 5개 파트라 분량은 길지만, 저는 꽤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ㅎ
2014년에 나온 벤의 첫 책은 한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경영서를 읽을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맞는 말인데, 그게 진짜 어려운 대목은 아니었잖아.” 그리고 이어지는 핵심. “복잡하고 요동치는 상황에는 레시피가 없다.” 각 장은 힙합 가사로 문을 엽니다. Kanye West의 “Gorgeous”, DMX의 “Who We Be.” 계산된 선택입니다. 힙합은 극한의 역경을 뚫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음악이고, 시스템 바깥에서 제 서사를 직접 쓴 사람들의 문법이니까요. 벤이 거기서 가져온 건 사운드가 아니라 생존 철학이었습니다. 이 책이 여느 경영서와 다른 점은, ‘어떻게 성공하느냐’가 아니라 ‘성공하지 못할 때 어떻게 버티느냐’를 다룬다는 데 있습니다. 게다가 그 전부가 Loudcloud에서 직접 통과한 일이라, 이론이 아니라 실전 기록으로 읽힙니다.
벤이 세운 Paid in Full Foundation은 힙합 선구자들에게 연금을 지급합니다. 그의 힙합 사랑이 마케팅이 아님을 보여주는 장치죠. 일화 하나. 대학 시절 친구가 얼굴에 총을 맞아 시력을 잃자, 벤은 위로하려고 막 시작된 랩 음악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둘은 아예 랩 그룹을 만듭니다. 이름은 “Blind and Deaf Crew.” 시스템 바깥에서 자기 서사를 쓴다는 것이 벤에게 추상이 아닌 이유입니다.

벤 호로위츠는 2018년 a16z에 Cultural Leadership Fund(CLF)를 설립해, 힙합과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흑인 리더들을 LP로 모았습니다. CLF에서 나오는 관리보수와 성과보수 전액은 흑인 기술 창업가를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에 기부됩니다. 그의 문화적 연결이, 자본 구조로 제도화된 사례입니다.

버클리에서 미식축구팀에 속하고 친구와 "Blind and Deaf Crew"라는 랩 그룹을 만들었던 벤 호로위츠에게, 힙합과 흑인 문화는 취향이기 전에 정체성이었습니다. 시스템 바깥에서 자신의 서사를 만든다는 그의 경영 철학이 여기서 출발합니다.
2019년에 나온 두 번째 책의 중심에는 한 명제가 있습니다. 문화란 당신이 자리에 없을 때 직원들이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사례로 고른 인물들이 독특합니다. 아이티 혁명을 이끈 투생 루베르튀르, 미시건 교도소에서 폭력 조직을 이끌다 문화 혁명가로 거듭난 샤카 셍호, 징기즈칸. Fortune 500 성공담이 아니라 역사와 지하 세계의 변두리입니다. 서문을 하버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학과의 전설 Henry Louis Gates Jr.가 썼다는 사실도 이 책의 성격을 말해줍니다.
벤은 이 생각을 더 날카롭게 벼립니다. a16z 샌프란시스코 사무실 벽에는 일본 무사도에서 따온 문장이 붙어 있습니다. “문화는 신념의 집합이 아니라 행동의 집합이다.” 벤은 이걸 제 말로 바꿉니다.
“당신이 뭘 생각하는지 관심 없습니다. 뭘 느끼는지도, 마음속에 뭐가 들었는지도 관심 없어요. 당신이 무엇을 하는지, 그것만 봅니다.”

뼈때리는 경영서 2권 세트
가치 선언서에 “우리는 무결성을 지킨다” 같은 문구를 박는 건 무의미합니다. 출근 시간, 응답 속도, 최고의 아이디어가 이기는지 아니면 창업자 말이 늘 맞는지. 이런 구체적인 행동 기준을 합의하는 것이 문화입니다. 기준이 있으면 거기 못 미치는 사람을 다루는 일이 간단해집니다. 기준이 없으면 불만이 고이고 정치가 시작되고, 어려운 시기가 오면 사람들이 떠납니다. 벤은 한발 더 나갑니다. “경쟁에서는 독재가 늘 민주주의를 이깁니다. 민주주의는 결정에 시간이 너무 걸리니까요. 회사에는 동점을 깰 한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공동 CEO나 모두가 평등한 조직은 작동하지 않아요.” 그가 회사를 운영한 방식과 펌을 설계한 방식이 같은 자리에서 나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a16z의 플랫폼 서비스 중 가장 독특한 건 벤의 CEO 코칭입니다. 그가 포트폴리오 CEO들에게 거듭 강조하는 주제는 셋입니다. 조직 내부 정치를 관리할 것. 사람들을 서로 경쟁시키지 말고, 누구나 CEO에게 직접 닿을 수 있게 할 것. 전시 CEO와 평시 CEO를 구분할 것. 평화기엔 시장 확장이, 전시엔 생존이 먼저인데, 많은 CEO가 위기에 처하고도 평화기의 방식으로 경영하다 무너집니다. 그리고 해고. 벤은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을 내보내는 게 더 어렵다고 말합니다. 진심으로 애쓰지만 회사의 성장 속도를 못 따라가는 사람을 제때 보내지 않으면, 조직 전체가 그 사람의 속도로 가라앉습니다.
이 조언들이 모두 Loudcloud에서 직접 통과한 경험에서 나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같은 자리에 앉아 화장실에서 울다 나와 본 사람의 말이기에, 포트폴리오 CEO들이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a16z가 창업자에게 파는 건 자본도 네트워크도 아닌, 직접 겪은 경험입니다. 겪지 않은 건 가르칠 수 없으니까요. 벤의 한 동료는 그를 “기술 업계의 퀸시 존스”라 불렀습니다. We Are the World를 만들 때 퀸시 존스가 ...

오.. part4에서는 음악과 책, 인사이트를 잘 쓰까주셨네요.. 잘 Skrr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