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환상의 빛
그러고 보면 저도 어쩌다 그 빛나는 잔물결을 넋을 잃고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풍어 같은 걸 해본 적이 없는 이 근방 어부 나부랭이들의 흐리멍덩한 눈에 한순간 꿈을 꾸게 하는 불온한 잔물결이라고,
아버님은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 10pg
멈출 수 없는 전차 앞에 나 있는 레일로 걸어 들어간 전 남편을 둔 유미코와
사랑했던 아내를 병으로 잃은 다미오.
혼자가 된 그들은 서로를 부부로 맞아 잘 적응하지만, 과거의 환영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서로의 속에서만 잠자코 삭이던 문제를 말로 꺼낸 밤.
유미코는 남편이 자살한 이유가 무엇일지 묻는다.
사람은 혼이 빠져나가면 죽고 싶어지는 법이야. - 79pg
다미오는 대답한다.
7년이 넘는 세월을 유미코는 되물었다.
답을 찾을 수 없는 그 찝찝함에, 간절함에 살았다.
다미오는 어떻게 그 자리에서 대답할 수 있었을까.
그들은 같은 고민을 했을까.
언젠가 유미코는 다미오에게 물었다.
"전 부인과 저 중에 누가 더 좋아요?"
다미오에게 '혼'이란 전 아내 요시오였을까.
우리네의 인생에는 필연적으로, 모종의 괴리를 무한히 맞이하게 된다.
유미코의 뺨에 있는 주근깨와 엉덩이의 기미,
다미오의 전 부인 요시오와 현재의 유미코,
고시엔의 부자를 보며 자신은 평생 부자가 되기엔 글렀다는 전 남편,
도메노가 겪는 바다의 폭력과 대비되어 수면에서 사람을 홀리는 윤슬
어쩌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