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혹은 어창) 속 메기를 실제 본적은 없지만
물고기들이 빠릿빠릿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물론, 메기 밥이 되는 피해자도 생기겠지만 말이다.
소싯적에 부친께서 집에 강아지, 십자매, 잉꼬등을 거쳐서
대형 어항, 수족관을 들여놓으신적이 있으셨다.
처음에는 작고 귀여운 열대어였던것 같은데
식용달팽이도 다녀가고 차츰 각종 민물고기들이 진을 치기 시작했다.
낚시를 다녀오시면 작은 붕어들도 생기고 어느틈에 커다란 잉어도 두세 마리 등장했던것 같다.
밤에 불을 켜놓으면 그 모습이 제법 훌륭했던것 같다.
그런던 어느날, 낚시에서 돌아오신 부친께서는 어느때 보다 큰 함박 웃음을 짓고 계셨고
그날 우리집 대형 어항인지 수족관인지에는 새식구가 자리를 잡았다.
하루 이틀, 작은 붕어 몇마리가 줄어드는가 싶더니
어느날 아침에는 그 큰 잉어들이 모두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 있었다
그날 부친이 함박 웃음으로 들였던 그넘은 큼지막한 자라였던것이다.
처음에는 모래속에 숨어서 작은 붕어들이나 낼름 삼키더니
어느정도 적응이 된 그날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난장판을 만들어 놓고 말았던것이었다.
믿기지 않는듯 멍하니 쳐다보시던 부친에게 쏟아지던는
가족들의 원망섞인 소리들이 들렸는지 모를일이지만
그날 이후 우리집에서 대형 수족관의 불은 꺼지고 더는 켜지는 일은 없었던것 같다.
요즘, 세상을 온통 뒤집어 놓고,
계좌를 녹아내리게 만들고 있는 꼴을 보고 있자니 웬지 어항 속 그 자라가 생각난다.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그 끔찍했던 모습과 냄새.
그때 우리가 그 녀석 목을 댕강 쳤었던가?
기억에는 남아 있지 않지만 그렇게 했을거라 믿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