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아침
징글맞은 근무도 없고
더는 집보러 다니지 않아도 되고
창밖 햇살은 어느때보다 밝고 따스하다
게을러지기 딱 좋은 날,
얼마만에 느껴보는 주말의 평안함인지?
지난날들 중에 숨가쁘지 않고
염려되지 않은 시간이 많지 않았으나
최근 두달반의 시간은 바쁘다기보다는
아주 크게 쫓기는 느낌의 시간들이었다.
잠시 멈춰서서 크게 숨 한번만 쉬어도 될일인데
저기 가물거리는것이 결승선인것만 같아서
아내는 멈추지 못하고 달리고 또 달려왔다.
이제 감사하게도
잠시 쉬어도 좋은 시간이 주어졌다.
오늘 하루 만큼은 투자일지도 공부도 다 제쳐두고
마음껏 게으름을 부려볼 참이다.
커피 한잔 더 마시고 싶은데
마침 아내가 한잔 더 줄까 묻는다.
뭔가 시킬일이 있다는 소리겠지만
일어나기 귀찮아서 덜컥 받아버렸다.
커피가 참 맛나다!
부엌 큰집을 노래하던 아내는
이제는 커도 너무 커서 쓸데 없다면서도
얼굴에 활짝 핀 웃음꽃을 감추지 못한다.
내가 봐도 좀 크긴 하다.
정 할거 없으면 텐트치고 캠핑이라도 하면 된다.
이리 행복하신 마나님 덕에
나는 좁아터진 스터디에서 뼈빠지게 벌어야 한다.
세상이 불공평함은
진즉에 깨달았으니 억울할건 없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게으름 만땅 부려도 될만한 날같다.
그러니 마눌님아
오늘은 설겆이도 청소도 아무것도시키지 마라.
시켜도 안할거다.

아내에게 개겨도 무탈한 오늘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