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점검 등은 지난 아티클에서 간단히 했으니 이번엔 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가볍게 검토했습니다. 국제외교에서 항상 이면협상과 합의가 오고가고 있다곤 하지만 미국-이란 사이에선 그런 대화조차 이루어지지 않을 만큼 외교 라인이 붕괴했다고 보는 게 지난 1달의 정황상 맞는 것 같습니다. 서로 열심히 SNS로 여론전을 벌이고, 중재국을 거쳐야 메시지를 간신히 보내는 정도라는 것을 보면요. 이란 측에서 미국 외교를 맡던 인사가 있었더라도 이미 죽지 않았을까요?
트럼프가 전격적으로 이란의 협상안을 "협상의 기초 프레임워크"로 수용하면서 휴전 협상이 열리기를 모든 시장 참여자가 바라고 있지요. 트럼프가 한 발 물러서면서 한층 가열하던 전쟁의 양상이 잠시 진정했습니다. 저는 10개조 조항을 보는 순간부터 트럼프가 당장 유가와 증시를 진정시키기 위한 블러핑이 아닐까 하는 직관이 들었고, 그에 따라 유가 롱을 열심히 매집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란의 10개조 협상안
언론에 정리되어서 배포한 10개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미국의 불가침보장
역내 미군 철수
전쟁 배상금 지급
이스라엘/헤즈볼라 포함 모든 전선에서 휴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이란의 우라늄 농축 인정
이란의 핵 관련 제재 폐지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
이란과 거래하는 외국기업에 대한 제재 해제
대이란 안보리 결의안 폐지
위 조항을 경제/안보 2가지 기준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경제: 전쟁 배상금, 경제제재 해제 및 이란과 거래하는 외국기업에 대한 제재 해제
안보: 미국의 불가침보장, 역내 미군 철수, 이스라엘/헤즈볼라 포함 모든 전선에서 휴전, 우라늄 농축 인정, 핵 관련 제재 폐지
대이란 안보리 결의안은 협상에서 가장 사소하다고 봐서 치웠습니다. 종전 협상이 원만하게 해결되면 안보리에서 당장 러시아, 중국이 찬성할 테니 미국 제외 다른 두 나라가 반대하더라도 폐지될 테니까요. 한편, 호르무즈 해협은 경제/안보 2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급소기도 한 만큼 따로 뺐습니다.
2. 이란이 원하는 조건, 미국이 받을 수 있는 조건
1) 안보적 측면: 모순 그 자체
이란이 가장 바라는 조건은 불가침 조약과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 단 두 가지입니다. 이란이 처음 종전 조건을 제시할 때부터 일관적으로 제시했던 조건이지요. 이란은 미국과 협상 중에 2번이나 기습 받았습니다. 미국은 더 이상 외교적으로 신뢰할 수 없고, 어설픈 휴전이나 종전으로 끝났다간 미국이 언제든지 다시 침공할 거라는 뿌리 깊은 신뢰(?)가 생겼을 겁니다. 이번 협상이 당장 이란에게 유리해봐야 미국이 다시 폭탄 날리면 도로아미타불이잖아요.
미국에게 있는 가장 큰 무기인 군사적 옵션을 원초적으로 봉쇄하고, 체제와 안보를 보장받아야 이란에게 이번 합의가 유의미합니다. 그걸 위해 이란은 불가침조약을 시종일관 제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불가침조약이란 국가간의 약속인데, 협상조차 깨고 기습한 미국의 약속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요?
신용이 부족하면 보증인을 데려오거나 담보를 맡겨야죠. 미국의 대이란 불가침조약을 보증할 나라는 현실적으로 중국이나 러시아가 이란과 상호방위조약을 맺는 정도밖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당연하게도 중국과 러시아는 중동 분쟁 뒷켠에서 미국의 손해를 즐기고 싶을 뿐이지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판을 키우고 싶지 않을 터입니다. 미국의 불가침조약에 보증을 서줄 만한 나라가 없다는 뜻이지요.
남는 건 담보입니다. 어떤 게 있어야 불가침조약을 이행할 만한 담보라고 서로 불신하는 나라끼리 인정할 수 있겠는가? 첫 번째는 핵무기지요. 핵을 스스로 포기한 리비아는 미국과 유럽의 방관 속에서 카디피는 버려졌고, 북한은 3대 세습까지 이뤄냈으니까요. 그런데 이란은 스스로 핵을 포기하겠다고 먼저 선심 썼습니다. 이란이 우라늄을 농축할 기술력은 있어도 아직 핵무기로 만들 정도의 기술력까지는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지요.
핵 이외의 담보는? 여기서 호르무즈 해협이 나옵니다. 객관적으로 모든 국력이 미국과 비교하는 게 무의미한 이란이 미국과 대등하게 협상하게 만든 무기지요. 미국이 현실적인 불가침조약을 이행할 수 없는 만큼, 이란이 목숨 걸고 매달리는 급소는 호르무즈 해협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는 본능적으로 상대를 견제하고 싶은 건지, 단순히 통행료를 나눠먹고 싶은 건지 몰라도 바로 합작법인이니 어쩌니 주워섬겼지요. 만약 트럼프만 아니라면 여기서 저는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가져오고, 그 대신 경제직 이득을 던지는 것으로 해석했을 테지만... 트럼프만 아니라면... 그런 의미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세(이름을 뭘로 붙이건 간에)나 통제권은 이란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조건입니다.
특히 호르무즈 통제는 미국-이스라엘의 협상 중 기습, 수뇌부 몰살 때문에 가까스로 정당화될 수 있었던 자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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