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nterville, Tom Hunter)
대학에 입학하고 처음 교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보니 낯선 이들과 대화를 하기 일쑤다. 문득 MBTI가 뭐냐는 질문이 아이스 브레이킹용으로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ENTP인데 E랑 I는 번갈아 가면서 나오고 N과 T는 거의 100%로 나온다.
이상하게 나를 오래 본 사람들은 내가 T 100%라고 주장하면 믿지 않는 사람이 있다. 당연히 F인 줄 알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기분이 나쁘진 않다. 어쩌면 내가 그만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도 하고, 적절한 조언을 드렸다는 것이니까. 허나, 이런 T들의 공감에 대해서 각주를 달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서 그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공감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바로 sympathy와 empathy다. 둘의 차이가 굉장히 미미해서 어원적인 차이로 들어가 보면 둘이 공유하고 있는 단어인 'pathy'는 '감정(pathos)'을 의미한다. 둘의 차이가 보이는 sympathy의 'sym'은 '함께(with)'를 뜻하고 empathy의 'em'은 '안으로(into)'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sympathy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운 공감(F)'이고, empathy는 상대방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인지적으로 추론하는 '인지적 공감(T)'에 가깝다.
이 언어적 사실에 기댄다면 공감이 선천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반쪽짜리 사실이다. 그러니 마치 T와 F가 비공감과 공감으로 번역되고 T는 개인주의, F는 이타주의로 분류되는 것은 틀린 일이다. T는 오히려 매우 공감을 잘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지적 공감은 뭘까? 본질적으로 타자를 향해 들어가는(em) 자세다. 우리는 타인이 타자(어찌할 수 없음)라는 점에서 그들을 완전히 이해해 볼 수는 없지만, 타자를 향해 들어가려는 자세의 본질은 에로스에 가깝다.
타자를 내 안으로 집어넣는 것(나르시시즘)이 아니라, 내가 타자로 가는 행위(에로스)니까 말이다. 이때 우리는 빠져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들의 삶에 빠져 죽는 정신적인 자살이 인지적 공감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흔히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을 하는데 이걸 맞아맞아 하고 넘어갈 게 아니라 정색하고 한번 왜 그런지 따져 물어봐야 한다.
신형철 평론가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슬픔을 겪을 때 응분의 몫 이상을 받는다. 말하자면 1이라는 슬픔이 있다면 0.5 정도의 슬픔이 추가된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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