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ncent Willem van Gogh - Souvenir de Mauve(분홍색 복숭아나무)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
철학과에 진학하니 학회에 참석할 일이 꽤 생긴다. 최근에는 서양 고대 철학사에 관한 학회에 참석했는데, 소크라테스에 관한 흥미로운 논의가 있었다. 발표자의 취지는 소크라테스의 죽음이 철학사적으로 깊은 의미가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평소 내가 생각하던 부분과 일치해서 무척 흥미로웠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설명하기에 앞서 그에 관해 짧게 이야기해 보자면, 그가 평생을 살았던 아테네는 당시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노예들이 노동을 전담했기에 대다수의 아테네 시민은 노동에서 꽤 자유로웠다.
현대인이 일이 없으면 카페에 가는 것처럼, 당시 사람들은 아테네의 광장인 아고라에 모여 토론하곤 했는데 이곳이 바로 소크라테스의 주된 활동지였다고 전해진다.
당시 소크라테스는 신전에서 '당신이 아고라에서 가장 똑똑하다'라는 신탁을 받고,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내가 제일 똑똑하다고?'라는 의구심을 품었다. 그런 소크라테스에게 아고라는 신탁이 사실인지 확인해보는 자리였을 것이다.
그의 활동 방식을 보면 일종의 시비에 가까운데 가령 이런 식이다.
소크라테스 : 자네 얼굴이 왜 그런가?
아고라 시민 : 아무래도 찡그려서 그런 듯하오.
소크라테스 : 왜 찡그렸는가?
아고라 시민 : 아무래도 태양이 너무 뜨거워서 그런 듯하오.
소크라테스 : 음..그래? 그럼 태양은 왜 뜨거운가?
아고라 시민 : 음 그건 잘 모르겠소...
소크라테스 : 그래도 자네가 다른 사람보다는 낫구먼, 모르는 것을 알고 있으니 말이네!
소크라테스는 아고라에서의 활동을 통해 자신이 가장 똑똑하다고 신탁을 받은 이유가 '모르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이는 소크라테스의 핵심 사상으로 자리 잡는다.
못생긴 추남(기록에 따르면 소크라테스는 못생겼다고 한다)이었던 그가 온종일 이렇게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하고 다녔으니 결국 시민들의 눈 밖에 나게 되었고, 두 가지 죄목으로 재판에 서게 된다.
청년들을 타락시킨 죄: 기존의 가치관에 의문을 던지게 했다는 이유
국가가 믿는 신을 부정하고 새로운 신을 들여온 죄: 불경죄에 해당
당시 아테네는 직접 민주주의 사회였기에 시민들이 직접 투표하는 형식이었다. 총 두 차례의 투표가 이어졌고, 첫 번째 투표에는 501명이 참석하여 281대 220으로 유죄가 선고되었다.
이어서 형량을 정하는 2차 투표가 시작되었다. 이때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은 벌금형으로 감형받기 위해 노력했으나, 소크라테스는 도리어 자신이 아테네 시민들을 교육했으니 평생 무료 식사권을 줘야 한다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이러한 모습이 배심원들에게 오만하게 비쳤고, 360대 140이라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사형이 확정되었다.
이후 소크라테스는 감옥에서 독배를 받게 된다. 제자인 플라톤이 간수를 매수해 탈옥을 권유했지만, 그는 시민으로서 국가의 판결을 따르는 것이 옳다며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이 일화가 와전되어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소크라테스의 명언처럼 알려졌으나, 현재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플라톤은 스승의 죽음을 계기로 민주주의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당시 학회에서 다뤄진 이야기는 바로 이 지점에 살을 붙인 것이었다. 요컨대 민주주의 또한 '집단'적인 색채를 띠고 강한 소속감을 형성하기에, 그들이 정한 규칙 밖에 있는 사람을 배척하게 된다는 논리다.
가령 중세인들을 하나로 묶은 논리는 '신'이었다. 신 중심의 세계관이라는 맥락 밖에서 패러다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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