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tt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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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쓰는게 목표입니다.

또 콜라이야기입니다.

코카콜라. KO. 이보다 강력한 브랜드는 아마 찾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루이비통이나 벤츠, 어쩌면 웬만한 국가의 이름보다도 더 강력한 인지도를 가진 명실공히 세계 최강의 브랜드.
미국과 자본주의, 자유의 상징이자 비만과 충치, 설탕물과 온갖 루머의 진원지이기도 하죠. 투자자에겐 워렌 버핏의 반려 주식(?) 이자 그에게 최고의 성과를 주고 그의 투자 철학을 상징하는 존재로 서있기도 하죠.
코카콜라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기업이 얼마나 밸류에이션을 무시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시장에 작동하는 중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뛰어난 회사였는가"와 "뛰어난 주식이었는가"는 서로 다른 질문이고, 코카콜라는 그 둘의 간극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이렇게 봅니다. 코카콜라는 인류가 만든 가장 위대한 사업체 중 하나가 맞습니다. 그러나 "위대한 주식"이었느냐는, 언제 얼마에 샀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으로 갈립니다. 버핏의 반려 주식 신화는 이 진실을 가려버리는 경향이 있고, 그 신화를 해체하는 것에서 지금 시장에 대한 큰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먼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구조부터 보겠습니다. 코카콜라 본사(KO)는 사실상 콜라를 만들지 않습니다. 본사가 만드는 것은 원액(concentrate)입니다. 캔에 물을 붓고, 탄산을 주입하고, 알루미늄 캔을 사고, 트럭으로 운반하고, 마트 매대에 꽂는—자본이 무겁고 마진이 박한—모든 일은 전 세계의 보틀러(병입업체)들이 합니다. 코카콜라는 그들에게 원액과 브랜드 사용권을 팔 뿐입니다. 한국에선 LG생활건강이 하죠. 유명한 사실입니다.


이 구조가 왜 천재적이냐. 보틀러는 공장·트럭·인건비라는 무거운 자본을 떠안고 한 자릿수 마진으로 굴러갑니다. 반면 본사는 설탕물 농축액에 브랜드를 입혀 파는, 자본이 거의 들지 않는 사업을 합니다. 현재 숫자를 보면 이 비대칭이 드러납니다. 매출총이익률 약 61.7%, 순이익률 약 27.9%,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무려 45.8%입니다. 연 매출 약 493억 달러로 이 정도 ROE를 낸다는 것은, 들어간 자본 대비 토해내는 현금이 비정상적으로 크다는 뜻입니다. 이게 버핏이 사랑하는 "자본이 거의 안 드는데 돈을 찍어내는" 사업의 원형입니다.
2010년 무하타르 켄트 CEO는 미국에선 직접 팔겠다며 북미 보틀링 사업을 본사 장부 안으로 다시 끌어안았다가, 후임 제임스 퀸시가 2016~2017년에 그것을 통째로 다시 외주화(refranchising)했습니다. 무거운 병입 자산을 장부에서 털어내자 마진과 ROIC가 다시 치솟았죠. 코카콜라는 "물리적 제조"를 일부러 자기 몸에서 떼어내며 점점 더 순수한 로열티 기업에 가까워졌습니다. 이건 단순한 음료 회사가 아니라, 글로벌 유통망 위에 얹힌 라이선스 비즈니스라는 정체성 선언입니다.
그리고 진짜 해자(moat)는 흔히 말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유통입니다. 전 세계에서 코카콜라 제품은 하루 약 22억 잔이 팔립니다. 지구상 거의 모든 나라의 모든 골목, 작디 작은 구멍가게 냉장고에까지 코카콜라가 들어가 있다는 것—이 물리적 침투력은 어떤 신생 브랜드도 한 세대 안에 복제할 수 없습니다. 펩시조차 못 무너뜨렸습니다. 저는 아직도 다른 콜라는 안 마십니다. 이 비합리적 충성심 자체가, 정량화하기 어려운 이 해자의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가치 창출의 황금기는 로베르토 고이주에타 CEO 시절(1981~1997)이었습니다. 그는 회사를 EVA(경제적 부가가치)와 ROIC 중심으로 재편하고, 비핵심 자산을 정리했습니다(코카콜라가 1982년 컬럼비아 픽처스를 인수했다가 1989년 소니에 매각한 사실은 의외로 덜 알려져 있죠). 1985년엔 '뉴 코크' 대참사가 일어납니다. 콜라 맛을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더 좋았다며 바꿨는데, 사람들이 콜라를 돌려내라며 시위(...)에 나서 결국 다시 롤백한 사건입니다. 코카콜라에 재앙과 같은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사실은 결과적으로 오리지널 코크에 대한 대중의 정서적 애착을 재확인시킨 마케팅 사건으로 끝났습니다.
이 모든 걸 종합하면, 회사로서의 평가는 명확합니다. 그렇습니다. 코카콜라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업체입니다. 버핏의 표현을 빌리면 "필연(inevitable)"에 가까운 기업이죠.
이제 진짜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같은 회사인데 주식의 성적표는 두 개의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갈라집니다.
1막 (1988~1998): 인생 역전. 버핏이 코카콜라를 본격적으로 사들인 1988년 4월부터 1998년 4월까지 10년간, S&P 500이 300% 넘게 오르는 동안 코카콜라 주가는 배당을 빼고도 1,500% 넘게 폭등했습니다. 신흥시장이 열리고 미국 브랜드가 전 세계로 퍼지던 시기와 정확히 맞물렸죠. 이 구간만 보면 코카콜라는 역사상 최고의 주식 중 하나입니다.
2막 (1998~2013): 죽은 돈(dead money)시기. 여기서 모든 게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1998년 초 코카콜라는 후행 PER 약 50배에 거래되고 있었고, 이 어처구니없는 밸류에이션이 이후 15년을 잡아먹습니다. 1998년 4월부터 2013년 4월까지 15년간, 배당을 포함해도 코카콜라의 총수익률은 고작 45%였습니다. 같은 기간 S&P 500은 코카콜라를 한참 따돌렸습니다. 이동안 장사를 못했으면 코카콜라가 아니죠. 회사는 여전히 훌륭했는데, 주식은 15년을 헤맸습니다. 주가가 1998년의 사상 최고치를 영구히 회복하는 데 15년이 걸렸습니다.
무엇...






와... 읽으면서 배운 점이 정말 많습니다. 감사해요. 지금 시점에 두 번 ,세 번 곱씹어 봐야 할 매우 시의적절한 주제입니다.

저도 읽으면서 티모씨 님이 최근 쓰신 "S&P500 밸류에이션" 이 생각났습니다.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와 ㅋㅋ 몰랐던 내용이 참 많네요. 감사합니다. 버크셔에서 코카콜라 계속 가져간다니까 좋겠거니 하고 넘겼었는데 사고가 확장되는 느낌입니다.

정성스럽 답글 감사합니다!

비싼 주가의 정당화?
어디서 본거같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우 ottoman님의 글은 완전 각잡고 항상 읽었었는데 오늘은 거의 숏츠급입니다!
벨류와 금리는 중력이라는 표현도 다시금 새겨 듣게 되네요.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버핏의 코라콜라 투자에 이런 이야기가 숨어있었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을 참 맛깔나게 잘 쓰십니다.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과찬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언제 사느냐에 따라 인생을 바꾼 주식도, 발목을 문 맹견도 된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