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altz For Debby (from 'The Complete Village Vanguard Recordings, 1961')
음악 이야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Bill Evans의 Nardis 이야기를 짧게 했는데 어느덧 시간이 꽤 흘렀다. 5분 정도면 읽을 수 있는 내용을 덧붙여 곡을 좀 더 듣기 좋게 해보자는 소박한 목표로 시작했는데 글이 자꾸 길어진다. 그럴수록 Bill Evans 이야기를 너무 짧게 다뤘던 게 마음에 걸린다. 언젠가 다시 그의 곡 이야기를 하게 될 거라는 단서를 달아두었는데 오늘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Waltz For Debby가 무엇을 노래하는 곡인지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다. ‘Debby’가 Bill Evans의 조카라는 점만 알면 그저 곡을 듣는 것만으로 자연스럽게 주제를 느낄 수 있다. 그가 조카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 얼마나 사랑스러워했을지도 짐작할 수 있다.
1956년 <New Jazz Conceptions>에 소품으로 실렸던 것이 최초의 녹음이었다. 이후 몇 가지 다른 버전으로 녹음되었는데 링크를 걸어둔 1961년 Village Vanguard 라이브 버전이 아마도 가장 잘 알려진 버전일 것이다. 1964년에는 곡에 가사가 붙게 되었는데 1975년 Tony Bennett과 협업한 앨범 <The Tony Bennett / Bill Evans>에서 그 가사를 확인할 수 있다.
곡을 쓸 무렵 Debby의 나이는 세 살이었다. Bill Evans는 종종 뉴저지에 있는 형의 집을 찾아가 조카와 함께 해변을 걷거나 놀면서 시간을 보냈다. Debby의 어머니이자 Bill의 형수인 Pat Evans의 표현에 따르자면 이 무렵은 ‘Days of Innocence’ 그러니까 순수한 날들이었다. 곡에는 이런 순수함의 정서가 가득하다.
Waltz For Debby에 담긴 것이 다른 사람을 향해 표현한 Bill의 애정과 어린아이의 순수함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복잡한 감정을 품게 된다. 그가 사랑한 사람들의 운명과 짧았던 순수의 날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형 Harry Evans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형제의 아버지인 Harry Senior Evans는 미니 골프장이라는 사업을 운영하긴 했지만 한량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Pat의 표현에 따르면, 그는 인생의 많은 시간을 잠으로 흘려보낸 사람이었다. 알코올 의존과 도박이라는 문제가 있었고 아내에게는 폭력을 행사했다. 형 Harry는 이런 아버지를 대신하는 보호자 역할을 한 사람이었다. Bill을 괴롭히는 아이들을 손봐주고, 아버지가 폭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막기도 했다. 어머니인 Mary Soroka Evans는 두 아들의 사진에 이런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 “Harry, 강하고 잘생김. Bill, 똑똑하지만 약함.” - Bill은 어렸을 때부터 형을 우상처럼 여겼다.
음악가 집안은 아니었지만 어머니는 노래를 아주 잘 부르는 사람이었고, 어머니를 닮은 두 형제는 유년기부터 밴드 활동을 하기도 했다. 결국 Bill은 음악적 재능을 살려 사우스이스턴 루이지애나 대학교에 입학해 음악을 전공한다. 1년 후에는 해군 복무 후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던 형을 같은 대학으로 데려왔다. Harry는 이곳에서 Pat을 만난다.
Harry는 음악 공부를 하긴 했지만 집중하진 못했다. 그 사이 Bill은 음악관에 살다시피 하며 연습에 몰두했다. 사람들은 곧 Bill이 비범한 재능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연습실 앞 복도에는 그의 연주를 듣기 위해 자리를 깔고 앉는 사람이 늘어났다.
Bill은 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한 후 재즈계로 진출하기로 한다. Harry는 음악 교육을 하는 교사가 되기로 했다. 여름 방학이 되면 Harry는 일을 쉴 수 있었고, Bill은 형의 집을 찾아가 하루 종일 연습을 했다. Debby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Waltz for Debby'를 구상한 것도 이 무렵의 일이었다.
Bill Evans가 평생 벗어나지 못했던 마약 문제는 1950년대 후반에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Miles Davis가 그를 피아니스트로 고용했을 무렵이었다.
그의 중독이 정확히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아마 가장 크게 영향을 주었을 만한 부분은 1950년대 재즈 커뮤니티에 헤로인 사용이 널리 퍼져있었다는 점이다. 재즈계에서 헤로인을 한다는 건 힙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고, 밤늦게까지 공연하고 불규칙한 생활을 이어가던 연주자들에게는 긴장과 압박을 무디게 하는 수단으로 여겨졌을 가능성도 있다.
당시 약물이 중독성과 위험성을 가진다는 인식은 있었지만, 정확한 작용 기전이나 실효성 있는 치료법에 대한 이해는 충분하지 않았다. 일부 연주자들은...

좋아하는 노랜데 밸리에서 보니 반갑네요

반갑습니다! 저 앨범 전체적으로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이 다 좋다고 생각해요. 전에 한 몇 달 연속으로 들었던 기억도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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