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리릭 영화보기] AI도 머뭇거릴 수 있을까? ft. Mercy(노 머시: 90분)




영화 〈노 머시: 90분〉을 보다가 나는 어떤 의외의 장면에서 멈칫했다. AI 판사 매독스가 버벅거리는 장면이었다. 계산이 멈추고, 판단이 지체되고, 확률이 올라가다 멈추는 그 순간. 처음에는 연출적 장치려니 했다. 그런데 그 장면들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이것이 정말 오류인가? 아니면, 이것은 우리가 매일 겪는 그 망설임과 도대체 뭐가 다른가?

재판 초반, 매독스는 '시립 클라우드'에 등록된 모든 데이터를 근거로 레이븐의 유죄 확률을 97.5%로 확신한다.

완벽하게 매끄러운 홀로그램 법정. 그 한복판에 살인 혐의 피의자이자 형사인 레이븐이 등록되지 않은 대포폰의 증거를 찾아내어 제시한다.
매독스는 "기록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러나 레이븐은 정확히 그 지점을 파고든다. "기록이 없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내가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던 영상 증거, 그리고 클라우드에 한 번도 잡힌 적 없는 낡고 지저분한 물리적 기기.

AI가 세상의 전부라고 믿었던 데이터에 실제로 잡히지 않는 영역이 있었다. 매독스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를 처음으로 마주하며 판단의 지체(delay)를 일으킨다. 이것이 첫 번째 균열이다.
상당히 흥미로운 장면은 이웃집 버드 캠 영상을 분석하는 대목이다. 매독스는 10시 08분에 작동한 카메라 영상을 검토하고 "아무것도 없다"며 폐기하려 한다. 그가 포착한 것은 오직 '바람에 의한 환경 소음으로 분류된 나뭇잎의 미세한 흔들림'뿐이었다.

레이븐은 그 영상을 다시 느리게 재생한다. "이것은 바람이 아니라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다." 매독스는 처음부터 레이븐을 범인으로 상정해둔 채 그 틀에 맞지 않는 모든 데이터를 소음으로 분류해왔다. 레이븐이 가설 너머의 직관을 ...

세상의 인간은 불완전하지만 역시 완전함을 추구하는 모습 역시 2%의 불확실함을 허용하지 시스템을 만들다니 그런데 이런 사회가 실제로 가까워질 것 같습니다. 세상이 자꾸 오차 없는 것에 표준화된 생산성에 AI의 기업 국가들 역시 그래서 멈출 수 가 없는 세상이네요 물론 합의를 이룰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인류 멸망급 위기라고 모두가 느끼는 상황이 아니면 이런 합의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에비하쿠님 말씀처럼 논란거리가 많은 소재이라서 서로의 다양한 생각이 창발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

바로 유튜브에서 빌려서 봤는데 재밌었습니다. 좋은 영화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독의 의도가 있었겠지만 판사가 인간이 아니라 아이로봇에 나오는 로봇 (혹은 어벤져스의 비전)같은 느낌이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남습니다.ㅎㅎ 예전같으면 순수SF라고 느꼈겠지만 요새는 참.... 생각이 깊어집니다.

SF가 곧 다가올 현실을 그럴듯하게 상상하고 묘사하고 있어서 십 수년 전의 순수(?) SF와 사뭇 다른 느낌인가 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과정이 어떤 면에서 인간에게 가치를 부여할 만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일상생활 속 필수재, 동작방식, 사용법, 건강관리법 등 (98%) 많은 곳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서도 인간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것에서는 결국 인간이 정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속된 말로 '지 꼴리는대로(2%)' 사는 게 인간이니 말이죠. 늘 그렇듯 평균으로 수렴하지 못하는 자들이 많은 것 또한 인간이기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카오스적인 것 아니겠나 싶네요. 그냥 흘러가는 생각이지만 잠깐 적어봤습니다. 영감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와... 대단한 통찰입니다. 침팬치님 말씀대로 2%는 지 꼴리는대로 하는 의외의 결정이 바로 인간다움이고 세상이 움직이는 속성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도 영감을 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세상에 맞음과 틀림이 서로 배타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음을 생각해본다면 이산성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역시 uyru님의 시선은 남다르십니다. 이산성을 넘어선다... 저는 늘 이산성 양 끝의 사이 어딘가를 바라봤는데 그걸 넘어선 무언가를 생각한다는게 신기합니다.

흥미롭게 봤던 영화라 글도 흥미롭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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