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 국장




오늘 일어나서 주식 계좌를 열어보니 자산이 5% 이상 늘어 있어서
'이게 뭔일이야!', 하면서 급히 한국 뉴스를 확인했다.
"공수처, 尹 체포 영장 집행"
"공수처, 한남동 관저 진입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착수"
'아니 이걸 이유로 이렇게나 오른다고?
체포 영장 집행 시도는 탄핵 인용을 위한 명분 쌓기 스텝에 불과할텐데, 왜 이렇게 주가가 격하게 반응하지?'
라는 생각에, 이 기회에 갖고 있는 종목들 중 가장 확신이 적은 일부 종목들을 정리했다.
정리하고 나서 한 10분? 지나니
"공수처 "尹 체포영장 집행 불가능 판단해 중지…심히 유감"
공수처가 체포 영장 집행을 포기했다는 뉴스와 함께 <파란선>

시장은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고, 그 상태로 장이 마무리되었다.
진짜 다이나믹한 국장이다.
오늘 정리한 가장 확신이 적은 종목은 반도체 주식이었다.
이전 글에서 밝혔지만 나는 최근 피에스케이를 포트 비중 10%로 매입했고,
연말 연초 짧은 기간 동안 피에스케이 홀딩스의 주가가 50% 넘게 상승하는 와중에,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소폭 하락한 피에스케이의 주가에 화가 좀 많이 난 상태였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진단해보려 노력한 결과,
검토 끝에 피에스케이 홀딩스 대신 피에스케이를 선택할 정도의 내 안목이라면,
1) 이제 내가 AI 반도체 기술과 관련된 트렌드를 따라갈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2) 반도체 소부장에서 싼 주식과, 싸구려 주식을 구분하는 눈이 없기에 여기서 알파를 추구해서는 안된다는 ...

이렇게 포트를 공유해주셔서 투자하는 데 많이 참고하고 있습니다! 혼자 공부했으면 관심 갖지 않았을 종목도 알게 되고요..ㅎㅎ 다름 아니라 혹시 2차 전지 투자 아이디어는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한때 다시는 오지 않을 고평가 섹터였고, 지금은 많이 주가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밸류에이션상 비싸다고 생각해서요.. 물론 시간이 지나서 업황 개선되면 지금보다는 나아지겠지만, 그 정도가 다른 섹터에 비해 작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요. (반도체는 여전히 중국에 비해 기술적 우위가 수 년은 확보된 상태지만, 2차전지는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ㅠㅠ) 그래서인지 24년 하반기부터 외국인이 에코프로비엠 등을 지속적으로 매수하는 양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 유럽 경기 둔화, 중국의 적극 공세 등 중단기적으로 2차전지에 부정적인 뉴스만 밟히네요.. 아무튼, 제가 2차전지에 부정적 편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혹 투자할 만한 매력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창피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2차 전지는 말씀하신 부분들로 인해 투자 아이디어가 깨졌을 때 손절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내버려 두고 있는 상황이라, 현재는 구체적인 투자 아이디어가 없습니다. 2차 전지 종목은 LG화학과 삼성SDI 두 종목을 갖고 있는데요, LG화학은 22년에 매수해서 23년 광란의 시기에 상당한 차익을 보고 팔았던 것을(당시 LG화학우), 22년도 매수 가격으로 주가가 빠지니까 좋다고 다시 샀다가 -40%가 된거라 크게 손해는 아닌데 삼성SDI는 -40% 정도를 고스란히 맞고 있습니다. 제가 아직 해당 주식들을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로, 1) 2차전지 회사들은 크게, 셀, 양극재, 음극재 업체로 나눌 수 있는데 셀 업체 중에서는 삼성 SDI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봤습니다. - 기술력 : 전고체 배터리,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 - valuation : 낮은 차입금, 당시 PER 20, 위급 상황시 자금 수혈이 가능한 삼성전자라는 대주주와 대주주의 captive 물량(전동공구, 핸드셋, 노트북, 로봇 등) 양극재 업체 중에서는 LG화학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봤습니다. - 기술력: 하이 니켈, 미드 니켈, LFP까지 전천후 - valuation: 언제든지 매각해서 재원으로 활용 가능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2%(지분가치만 현재 65조로, LG화학 시총의 4배), 2차전지 value chain 내재화 달성을 위한 LG에너지솔루션의 captive 물량 음극재 업체는 사실상 포스코퓨처엠 밖에 선택지가 없는데, valuation에서 탈락 그렇기 때문에, 장기 시계열로 봤을 때 중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2차전지 산업에 큰 구조조정이 한 두차례 일어나더라도 위의 2개 기업은 주식 희석을 최소화한 상태로 살아남아 회복할 것이라 '막연하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산업 자체는 석유 화학이나 LCD/OLED 산업과는 다르게 성장 산업이니까요. 2) 투자 아이디어가 딱히 없다면서 왜 갖고 있느냐? 제가 투자하는 종목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주가 바닥에서 턴어라운드를 노리는 방식의 투자 결정을 주로 하고, 실제로 이 방식의 투자 성공률이 가장 높습니다(반면에 장기 투자에는 재능이 없는 것 같습니다ㅠ). 지금 포트에 갖고 있는 주식들도 바닥에서 이제 돌리기 시작하는 주식들이구요. 근데 반대로 이러한 성향의 투자자가 참지 못하고 손절을 하게 되면, 그 순간이 주가의 바닥인 확률도 매우 높더라구요. 모멘텀 투자 위주의 트레이더는 손절을 칼 같이 해야하지만, 저처럼 바닥에 떨어진 담배 꽁초에 가까운 주식들을 줍는 경우 손절하게 되면 그 순간이 바닥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손절 시점이 늦은 2차 전지 주식의 경우, 제가 파는 시점이 바닥이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판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투자 방식은 운이 나쁘면 2차전지 케이스처럼 아예 레짐 체인지 상황인데도 주식을 손절하지 못해서 회복이 불가할 정도까지의 주가 하락을 방치하기도 하는데, 이런 종목을 제가 픽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기 때문에 지금의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손익 기대값은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위안을 삼자면, 2차 전지 투자에서 크게 데인 경험 덕분에(때문에), 이후 투자 대상을 모색할 때 산업, 종목, 진입 시점을 한층 더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롱이 숏보다 좋은게, 제 선택이 틀렸으면 포트폴리오내의 비중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기 때문에 지금은 신경끄고 수익률 합산만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2차 전지 주식에 대한 투자 아이디어와 손절 시점에 손절하지 못했던 이유들을 복기하면서,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아, 매매 사고 과정을 자세하게 적어주셔서 깊이 공감되네요 ㅎㅎ 워낙 2차전지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확산된 상황이니,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군요. '석유화학이나 LCD와 다르다는 점'은 고려하지 못했네요! 저도 이번 겨울에 2차전지 좀 들여다 봐야겠습니다. 솔직한 경험 나눔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