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벨 전략에 대해 공부해봅니다. (내용이 평소보다 많습니다)
바벨 전략은 아마 뉴런 분들이라면 이미 잘 아시거나 한번쯤은 들어보셨을텐데요, 나심 탈레브의 '블랙 스완', '안티프래질' 등의 책에서 소개되기도 했고, 채권 투자, 옵션 트레이딩 등에서 자주 거론되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저는 개념을 길게 소개하기보다는 이 전략을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 개인적인 방법론을 소개합니다.
이 전략이 반드시 먹힌다거나 필승의 방식이라는 주장은 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전략의 범용적 우수성에 대한 강력한 증거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누군가에겐 효용이 있고 누군가에겐 쓸모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략에 대해 공부하고 이를 선택하지 않는 것과 애초에 잘 알지 못하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전 사실 전략에 대한 공식을 지키기보다는 개념만 따온 후 제 마음대로 응용하는 편입니다. 그러니 이 글을 보시면서 이론에 너무 몰두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적당한 데이터가 없어서 부득이하게 제가 실제로 매수일지를 썼거나 분석글을 썼던 실제 종목으로 사례를 듭니다. 따라서 제 코멘트에는 생존 편향이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용어 정리
오늘 사용할 용어를 먼저 정리하고 본론으로 넘어갑니다.
블랙 스완 사건: 블랙 스완, 즉 검은 백조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가능성으로 인해 일어나는 극단적인 사건을 통칭합니다. 통계적으로 극소수의 사회 구성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예측하지 못한 긍/부정 사건의 발현된다면 넓게 보면 모두 '검은 백조 사건'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아래 예시를 보며 '몇몇 이벤트는 미리 예측했던거 아냐?' 라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이는 사후 편향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08년 금융위기, 9·11 테러
비트코인 가격 폭등, 인터넷 기술의 발현
러우전쟁 등의 지역적 갈등 발발

출처: Black, Grey, and White Swans: How Predictable Are Market Shocks?
바이 모달: 바이모달은 '두 개의 모드'라는 뜻을 가진 사업 운영 전략입니다. IT 업계에서 과거에 많이 사용했던 용어로, 한 마디로 두 개의 서로 다른 모드를 병렬로 작용시켜 안정성과 신속성을 함께 얻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안정적인 운영 모드 위에 신속하고 민첩한 모드를 올려서 결과적으로 IT 산업의 핵심인 '기술 혁신'을 신속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이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만 현재는 그리 많이 사용되지는 않는 전략입니다)

출처: The Two-Speed Revolution: Why Your IT Department Needs a Bimodal Strategy to Survive
바벨 전략의 개념에 대해
바벨 전략을 줄여서 설명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한쪽 바벨(포트폴리오)에 극도의 안전성을 추구해서 내 자산을 확실히 지켜내고, 반대편 바벨에는 극도의 위험을 추구해서 무한한 상승 여력에 베팅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시장의 역풍을 이기고 좋은 수익률을 획득할 수 있다.
평균적인 위험을 담보하는 넓은 중앙 영역은 비운다(취급하지 않는다).

꽤나 조악한 축약입니다. 이렇게만 넘어가긴 아쉬우니 나심 탈레브 선생님이 직접 언급한 문구를 덧붙여봅니다.

출처: 연합뉴스
자산의 90%는 극도의 안전 자산에, 나머지 10%는 극도의 투기성 위험 자산 등에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투자자의 위험 자산이 휴지 조각이 되어도 손실은 10%로 고정된다. 반대로 극도의 위험 자산이 하이 리턴을 가져와 터지기만 하면 이론상 이익은 무한대에 수렴한다.
즉, '평범하고 안전한' 범위의 이벤트 속에서 헤엄치는 것보다, <'극도의 안전' + '극도의 위험'> 에 양분하여 자산을 노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효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문장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세상에는 생각보다 '블랙 스완' 에 해당하는 검은 백조 이벤트가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에 논리적으로 설득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 이 분의 저서를 읽어보시지 않았다면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별도로 언급한 '평균적인 위험을 담보하는 넓은 중앙 영역은 비운다' 라는 문구에는 아래와 같은 생활 예시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곳에 적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누군가는 이 전략을 쓰고 다른 누군가는 쓰지 않는 것이겠죠.
<적당한 조깅이나 달리기>보다 <천천히 걷기 + 전속력 달리기>를 조합한 인터벌 훈련이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
<적당한 세 끼 식사>보다 <금식과 성찬을 반복하는 식습관>이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
그 외에 블랙 스완과 안티프래질의 개념은 이미 밸리에 좋은 글이 많이 있기 때문에 저는 깊은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내용으로 이 전략의 기본 의도가 잘 전달되었길 바랍니다.
들어가며
저는 바벨 전략을 접하기 전부터 투자를 했기 때문에, 엄밀히는 이 전략을 알고 쓴 기간은 오래되지 않습니다. 다만 개념을 알고 다시 돌아보니 제 포트폴리오는 양쪽 바벨을 다르게 구성하고 있었습니다. (일종의 사후 끼워맞추기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사실 어떤 층위로 보냐에 따라 이미 바벨 전략을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A는 전체 자산을 부동산 + 주식으로 나누었습니다. 한쪽이 안전한 부동산이라면, 이 포트폴리오는 크게 보면 바벨 전략입니다.
B는 주식 투자 시 <단기채권 ETF와 소형주 투자>를 함께 조합하고, C는 <채권과 주식> 비중을 고정하여 관리합니다.
이런 식으로 바벨의 극단성이 다를 뿐, 많은 투자자는 각자 포트폴리오에서 어느 정도의 바벨을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대하게 해석해보면 바벨 전략은 그리 특수한 방식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전략에 대한 투자자의 명확한 이해와 의도가 들어가고, 중간 위험 자산 영역을 확실히 비워낸다면 좀 더 선명한 바벨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집니다.
이 ...








